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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5 개신교·불교도 “시국 기도”… 민주화 이후 첫 ‘정·교 충돌’

개신교·불교도 “시국 기도”… 민주화 이후 첫 ‘정·교 충돌’

강병한·김희연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ㆍ천주교 시국미사 파장 확산
ㆍ청와대·여당은 강력 반발

천주교 시국미사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여권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일부 개신교와 불교계도 ‘국가기관 대선개입 규탄’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야 대치 정국이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정·교(政敎) 충돌’ 양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개신교 목사들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다음달 16일부터 성탄절까지 서울광장에서 정권 퇴진 금식기도회를 열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평신도 단체인 ‘정의평화기독인연대’는 다음달 초 시국기도회를 주최키로 했다. 진보적 승려모임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도 조만간 대통령의 참회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는 지난 22일 시국미사를 열고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제단은 시국선언문에서 루카복음의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박 대통령 사퇴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부산·광주·인천교구 등 정의구현사제단 전국 9개 교구는 지난 8월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내년 1월 예정된 총회에서 박 대통령 사퇴를 촉구할지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의 정통성 문제로 집권 세력과 종교계가 대결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종교계 등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며 연말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강력히 반발하며 파문 확산 차단에 나섰다. 종교계에서까지 정권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나온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여권은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비호’ 발언을 빌미 삼아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새누리당 김태흠 대변인은 이날 “종북구현사제단에 가깝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전날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흔들리는 지반 위에서는 집이 바로 서 있을 수 없는 법”이라며 “새 정부는 국민과 함께 국가의 기본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의 발언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사제복 뒤에 숨어 대한민국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반국가적 행위를 벌이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사제단의 말씀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논평했다.

 

경향신문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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