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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김효석에 "사람 빼가는 것이 안철수식 정치" 공개편지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11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최근 출범시킨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전 동지’ 김효석 전 의원에게 ‘새로운 정치의 밑물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는 공개 편지를 보냈다.

최 의원은 이 편지에서 “사람 빼가는 안철수식 정치라면 새로운 정치라고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새정치추진위원회의 현재 모습을 보면 새로운 인물, 새로운 내용, 새로운 방식, 새로운 통합 등 새 정치의 필수요소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왜 대표님께서 그 앞에 선 것인지 이해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한 “새정치추진위가 야권 분열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 대해 김효석 대표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며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적·정치적 파산 행위를 예약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효석 대표께서 추진할 새 정치가 민주당의 일부를 허물어 자신의 집을 짓는 일이 아니길 바란다”며 “그것은 새 정치가 아니다. 이미 지겹게 거쳐 온 낡은 정치일 뿐이다”고 밝혔다.


<공개편지 전문>

김효석 대표님.

저 최재성입니다. 안부 자주 여쭙지 못해 죄송합니다.

최근 김효석 전 원내대표님께서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으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2007년 어지러웠던 시기입니다.

김효석 대표님이 2007년 7월 구 민주당을 탈당하며,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의 길에 나서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구민주당과 제3지대 대통합신당, 열린우리당 등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정돈 될 때까지 참 어지러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분열과 통합의 과정을 거치며 참 많은 일을 함께 겪었습니다.

이 과정은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대통합민주신당의 원내대표와 통합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내신 김효석 대표께서 누구보다 잘 아실 것입니다. 김효석 대표님은 항상 민주개혁세력의 분열을 우려하시며, 통합의 길을 강조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년전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오늘의 민주당까지 부침을 겪어온 민주당의 역사. 되짚어보면, 안타깝습니다.

민주세력 집권 10년은, 세대를 넘어선 국가비전을 세우고, 이념과 당파를 넘어선 국가운영원리를 정착시켜야 했을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안방과 건너방을 몰려다니고, 집을 허물고 다시 지으며 싸우다가 집 밖의 세상일에 무뎌진 것이 오늘 민주당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간의 분쟁의 앙금은 당내 계파갈등으로 그대로 남아, 오늘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김효석 대표께 지난 일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오늘 벌어지고 있는 정치상황에서 기시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비전에 따라 정당을 세우고, 스스로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나 소속 의원이 토를 달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이에 동승하는 것을 보며 흔쾌한 마음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새정치추진위원회의 현재 모습을 보면 새로운 인물, 새로운 내용, 새로운 방식, 새로운 통합 등 새 정치의 필수요소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람 빼가는 안철수식 정치라면 새로운 정치라고 볼 수 없습니다. 왜 대표님께서 그 앞에 선 것인지 이해 할 수도 없습니다. 안에서 이루지 못한 개혁을 밖에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새정치추진위가 야권분열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 대해 김효석 대표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적·정치적 파산행위를 예약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효석 대표님이 호남에서 3선을 하시는 동안, 민주당은 김 대표님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핵심적인 당직을 맡겼습니다. 별다른 기반이 없는 서울 강서을에 출사표를 내셨을 때도,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은 김효석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총선에서 871표 차이로 아쉬운 결과를 받았지만, 민주당의 선택은 항상 김효석이었습니다.

김효석 대표께서 최근 다른 길을 선택 하셨다기에 아쉬움과 함께 일말의 기대하는 바가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자기 희생을 통해 새로운 정치구도의 밑불을 놓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습니다. 아직 분명한 말씀이 없으신 것이 의아할 따름입니다.

김효석 대표님을 포함한 공동대표를 맡으신 분들께서 내년 지방선거에 나가기 위해 새정치추진위를 선택했다는 지적부터 일소하지 않는다면, 대표님 개인의 명분도, 새정치추진위의 명분도 갖기 힘들 것입니다.

김효석 대표께서 추진할 새 정치가 민주당의 일부를 허물어 자신의 집을 짓는 일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것은 새 정치가 아닙니다. 이미 지겹게 거쳐 온 낡은 정치일 뿐입니다.

김효석 대표께서 민주당을 떠나시며 많은 고심이 있었을 것으로 압니다. 쉬운 길이 아니지요. 당을 새로 세우는 길에 어찌 고난이 없겠습니까. 노스탤지어 없이 어찌 동지가 생기겠습니까. 부디, 쉬운 길이 아닌 정도를 걸으며, 새로운 정치의 길을 개척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 역시 민주당의 정당 재구조화를 위해 전력하겠습니다.

김효석 대표님의 건승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한겨레 신문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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