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의 없는 악수…영부인 아닌 여사님…대통령 부부의 ‘탈권위 행보’

 

취임 첫 주 ‘파격 소통’ 화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 주부터 ‘탈권위 행보’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 취임사를 통해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라고 말한 약속을 실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격의 없이 악수를 하고 셀카를 찍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비서관과의 겸상, 청와대 직원과의 식사 등 파격적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밤 늦게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가장 먼저 광화문광장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들과 광장의 시민들을 만났다.

10일에는 홍은동 자택을 출발하며 주민들과 악수를 했고,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이동하면서는 자동차 선루프를 열고 몸을 반 이상 내밀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청와대로 이동해서는 직접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 나서 이낙연 국무총리,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와 임종석 비서실장, 주영훈 경호실장의 인선을 발표하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 관저로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사저 입구에서 경비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취임 둘째날에도 홍은동 자택 앞에서 20여명의 시민들과 악수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신임 수석들과 함께 오찬을 한 뒤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탈권위 행보를 이어갔다.

대통령과 수석들이 정장 재킷 없이 셔츠만 입은 채로 커피를 손에 든 사진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 종일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이 이튿날 일상업무를 본관이 아닌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보기로 한 것도 참모들과 수시로 통하고 격의 없이 논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셋째날 여민관에서 청와대 기능직 공무원들과 3000원짜리 점심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탈권위 행보는 취임 후 첫 주말에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자신을 전담 취재한 기자(일명 마크맨)들과 산행을 하고,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기사에 직접 댓글을 다는 등 대국민 소통행보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춘추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가량 북악산을 올랐다. 산행 중간 중간에 쉬면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목적지인 ‘숙정문’ 앞에서는 일반시민들을 만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마크맨들과 북악산 등산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첫 토요일인 13일 오전 대선 당시 ‘마크맨(전담기자)’들과 등산을 하기 위해 청와대 경내 북악산 입구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산행 후인 전날 오후 청와대 관저로 이사를 마쳤다. 이사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챙겼다. 김 여사는 이사 내내 수수한 차림으로 이사작업을 챙겼다. 김 여사는 한 할머니가 “자영업을 하는데 가게가 팔려 장사를 할 수 없다”고 말하자 3분쯤 하소연을 듣고 할머니를 안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민원인 얘기 듣는 김 여사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3일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를 하기에 앞서 민원을 제기하는 60대 여성의 이야기를 듣다가 손을 잡고 사저로 함께 들어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김 여사의 호칭을 영부인이 아닌 여사님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영부인’이라는 명칭보다는 ‘여사님’이 독립적 인격으로 보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문변`이라는 아이디를 통해 12일 오후 5시 12분께 포털사이트 다음에 올라온 연합뉴스 기사 『세월호 선내 수색서 `사람 뼈` 추정 뼈 다수 발견(2보)』에 달린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았다. 문 대통령이 댓글을 단 댓글은 `안산의 합동분향소 벽에 붙어있는 단원고 학생 어머니의 편지`라고 회자된 글이다.

대통령이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기사에 댓글을 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월호 선내에서 사람 뼈 추정 뼈가 다수 발견됐다는 보도에 ‘문변’이라는 아이디를 통해 “모두가 함께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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