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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뒤끝 작렬’ 5가지 장면

등록 :2016-02-02 18:30수정 :2016-02-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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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그녀가 떼를 쓰는 방법
박근혜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2일 청와대로 보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축하난을 청와대가 거절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공보실에서 김종인 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이 청와대에 전달하려던 생일축하난을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2일 청와대로 보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축하난을 청와대가 거절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공보실에서 김종인 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이 청와대에 전달하려던 생일축하난을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64살 생일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보내려 했다가 거절당했다. 논란이 커지자 오후 청와대는 “처리가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 난을 주고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서 정무수석이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나중에 보고를 받고 크게 질책을 하셨다고 한다”며 난을 받았다. 정무수석의 판단착오 탓인지, 자신을 돕다가 제1야당 대표로 변신한 김 위원장을 향한 박 대통령의 ‘노기’ 때문인지,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세간의 사람들이 후자에 무게를 두는 건 박 대통령의 ‘뒤끝’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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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가에 조화 안 보내기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왼쪽)이 대구시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승민 의원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왼쪽)이 대구시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승민 의원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8일부터 사흘간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친상이 있었다. 박 대통령은 끝내 근조 화환을 보내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는 “당사자가 사양할 경우 화환을 보낸 관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지난 5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는 딸을 결혼시키며 “화환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박 대통령은 보냈다.(관련기사: http://goo.gl/i7mF5p )

유 전 원내대표의 상가엔 청와대 인사 아무도 가지 않았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때 당시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핵심 참모로 함께 활동하며 교분이 두터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연락을 했지만, 이 비서실장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유 의원과 비슷한 시기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 공부를 하며 막역해진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우 아내를 대신 보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인사는 “그들도 마음은 한달음에 달려오고 싶었겠지만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관련기사: http://goo.gl/jgd5nA) 청와대는 2014년 11월 박근혜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도 박 대통령의 조화를 보내지 않았다. 이 전 교수는 대선 이후 공약 파기 등을 지적하며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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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밥 자리 안 부르기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MIKTA)국회의장단' 회의를 위해 내한한 멕시코 인도네시아 호주 상원의장들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MIKTA)국회의장단' 회의를 위해 내한한 멕시코 인도네시아 호주 상원의장들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7월2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5개 중견국가협의체’(믹타·MIKTA) 국회의장들을 접견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정작 ‘중견국가협의체’의 주최자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부르지 않았다. 애초 박 대통령은 믹타 국회의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 의장이 참석하는 오찬 간담회를 열기로 했으나, 접견 형식으로 행사를 ‘축소’했다. 정 의장도 부르지 않았다. 국회의장실의 한 인사는 청와대가 정 의장을 초청하지 않은 데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노 코멘트’”라면서도 “예측해 보면 알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관련기사: http://goo.gl/h60MiZ)

이보다 한 달 정도 앞선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와 일전을 벌였다. 법률에 어긋나는 시행령을 정부에 수정 요구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 의장은 국회법 중재안을 제시해 박 대통령의 ‘노여움’을 샀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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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눈 안 마주치기

광주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 개막식에 박근혜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광주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 개막식에 박근혜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7월3일 열린 광주유니버시아드 개막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귀빈석에 함께 나란히 앉은 주요 인사들 가운데 김 대표와는 헤어질 때까지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우리는 쳐다보지도 않네…”라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과도 마찬가지였다. 정 의장이 다가가 “가까운 시일 내에 한번 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으나, 박 대통령은 별말이 없었다고 한다.(관련기사: http://goo.gl/QEylw3) 김무성 대표도 처음에는,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시정요구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청와대의 목소리를 일축하며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와 뜻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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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멀리 앉히기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의 오찬 행사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의 오찬 행사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8월26일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 모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오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관심을 끈 건 자리배치였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가 자리한 원형 헤드 테이블에는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자리했고, 그 옆으로 상임위원장인 의원들과 당직은 맡은 의원들이 자리잡았다. 나머지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별로 테이블에 배정됐다. 그런데 국방위원회는 오찬장 가장 뒤쪽에 자리잡았다. 유승민 의원은 국방위 소속이었다.(관련기사: http://goo.gl/6M21tG) ‘국회법 개정’ 파문의 주역인 유 의원은 강제로 원내대표 자리를 내놓아야 했고 박 대통령은 그를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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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잊지 않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0월22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와 함께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이 원내대표에게 “아까 뵈니까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시는데 예전에 저보고 그년, 이년이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오늘처럼 말씀 잘하시면 인기가 더 좋아지고 잘 되실 텐데…. 인물도 훤하시고…, 왜 그때 이년, 그년 이러셨어요? 제가 깜짝 놀랐잖아요”라고 말했다. 물론 정색하고 한 얘기는 아니다. 이 원내대표는 “어휴, 그때는, 뭐, 죄송했습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회동 말미에 꺼낸 이 원내대표의 ’그년’ 발언은, 2012년 8월 이 원내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안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논란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썼다. 이 원내대표는 당시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처음엔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했다가, 조그만 아이폰을 쓰다 오타가 났다고 말을 바꾼 뒤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입니다“라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잊지 않고 3년2개월여 만에 얼굴을 맞댄 자리에서 사과를 받아낸 것이다.(관련기사: http://goo.gl/DWP8vQ )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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