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촛불집회-라이브]232만 분노의 외침···뜻을 거스르는 자가 ‘공범’이다
김원진·이유진·허진무·권기정·박홍두·이종섭·정희완·이진주·최승현·강현석·이삭·김정훈 기자 onejin@kyunghyang.com■오후 10시40분 - 밤늦도록 광장을 떠나지 않고 있는 성난 시민들
전국에서 232만명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들었다. 지난주보다 4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힌 뒤 시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섯 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오후 10시가 넘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와 청와대 앞 100~200m 지점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다.
·전국 232만, 청와대 앞 100m까지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사상 최대 인파인 170만명 가량이 모였다. 서울 외 주요 지역 도심에서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부산에만 20만명이 모이는 등 전국 232만명이 광장에 운집했다. 역대 가장 많은 인파가 광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지난 10월29일 2만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는 2차 촛불집회 20만명에서 3차 100만명으로 늘어났다.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4차 집회에서는 전국 100만명, 5차 촛불집회에서 전국 190만명을 기록했다. 여섯 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수는 모두 644만명이다.
이날 시민들은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행진을 한 뒤 집회를 열었다. 이 또한 사상 최초다. 경찰은 청와대 앞 100m 인근까지 집회·행진 신고를 한 시민사회단체에 금지 통고를 했지만, 법원은 3일 오후 5시30분까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거쳐 청와대와 100m 거리인 효자치안센터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즉각 퇴진, 즉각 탄핵”
거리에 나온 232만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즉각 퇴진”을 외쳤다. 박 대통령으 스스로 물러나기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었다. 서울에서는 300여개의 횃불이 등장했고,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꺼져라”, “버티면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내뱉었다.
국회와 정치권을 향한 경고도 이어졌다.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해 자유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야권이 대통령 탄핵 협상을 매끄럽게 풀지 못한 점에 대한 암묵적인 비판이었다.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도 모여 ‘새누리당’이 쓰인 빨간색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박 대통령을 비호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던 김진태,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는 계랸이 날아들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모형 얼굴을 발로 차며 주고 받기도 했다.
·충돌은 없었다…하지만 탄핵이 부결되면?
여섯 번에 걸친 대규모 촛불집회에도 경찰과 시민 사이 큰 충돌은 없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만 170만명이 모였고 횃불도 등장했지만 평화 시위 기조는 이어졌다. 시민들은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을 경찰이 차벽으로 막아서고 있자 국화꽃을 던지며 무언의 항의를 했다. “범죄자가 뒤에 있다. 경찰은 문 열어라”며 경찰을 회유(?)하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오는 9일로 예정된 국회에 상정된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거나, 박 대통령이 다음주 중 구체적인 퇴진 일정을 밝히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태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거리와 광장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 표출되는 시민들의 분노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 10분 - 광주 역대 최대 15만 촛불…금남로에 박근혜·부역자 ‘감옥’
광주 금남로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 등 부역자들을 가둘 ‘쇠창살 감옥’이 등장했다.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 역사상 가장 많은 15만명의 시민들이 모인 금남로는 “박근혜는 당장 퇴진하라”는 구호로 가득찼다.
3일 90여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최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6차 박근혜 퇴진 광주시국촛불대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이후 더욱 악화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주최측은 “오후 6시 추산 7만명(경찰추산 1만2000명)이던 참가자가 금새 불어나 오후 7시30분 쯤 10만명을 넘어섰고 8시30분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만명(경찰 추산 2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차량 통행이 통제된 광주 금남로 400m 구간을 가득 메웠다.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5시부터는 ‘촛불이 꿈꾸는 나라’를 주제로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한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은 가식만이 있다. 국민을 생각하는 척, 세월호 때에는 가슴 아픈 척,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에서는 슬픈 척을 한다”면서 “이제는 80넘은 노인도, 어린아이도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더 이상은 안 속는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주최 측은 가로 3m, 높이 2m 크기의 쇠창살로 된 감옥을 준비했다. 감옥에는 ‘박근혜와 부역자들을 감옥으로’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렸다. 감옥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새누리당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차례로 들어가자 시민들은 한명 한명의 이름을 외치며 “당장 하옥하라”고 외쳤다.
대형 ‘소녀상’도 등장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민족문제연구소는 소녀상에 청와대를 상징하는 영상을 투영하며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정’을 비판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탓에 결국 오늘과 같은 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증현 스님은 촛불 집회 시작을 알리는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는 범죄자일 뿐이며 국민들은 새누리당에게 박근혜 퇴진 일정을 결정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면서 “질서 있는 퇴진이란 있을 수 없다. 즉각 퇴진과 탄핵만이 있을 뿐이다. 박근혜 퇴진은 국민들이 결정한다.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2개 대열로 나눠 1시간가량 금남로를 행진했다.
한편 이날 촛불 집회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정치인들은 무대위에 올라 발언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주최측은 문 전 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국민의 당 전 공동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정치인에게 자유발언 기회를 주지 않기로 했다.
김영광 시민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은 “오늘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기에 탄핵을 지연시킨 정치인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는 게 좋게 비치지 않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후 9시43분 - “박근혜-최순실 공범이당“…창원시민 시청광장서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와 최순실은 공범이다”
3일 오후 창원·진주·김해 등 경남지역 곳곳에서도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집회가 열렸다.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6차 경남시국대회‘에는 1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촛불로 ‘퇴진’이라는 글자를 만들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집회행사에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자유발언을 신청해 “국정 역사교과서는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이런 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다”고 외쳤다. 이어 “교육청은 국정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는 교육청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따르지 않으면 교육감을 고발하겠다고 한다”며 “교육감들에게 재판받는 것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살아 있는 교육을 해야 하는 것”고 강조했다.
김재명 민주노총경남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로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힘들어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박근혜는 3차 담화에서 사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는데, 정말 그런지 한 번 따져보자”면서 “우리가 낸 세금으로 해외 나갈 때마다 옷 바꿔 입었고 옷값만 해도 수억이라고 한다”고 비꼬았다.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은 자유발언에서 “박근혜는 더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 빨리 물러나라”고 외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창원시청 광장에서 창원시 의창구 명곡동 새누리당경남도당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경남운동본부는 이어 ‘박근혜-최순실은 공범이당, 경남도당’이라고 쓴 현판 형식의 글귀를 새누리당 당사건물에 붙였다. 경찰이 당사 주변을 지키고 있었지만, 집회 참가자와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9시32분 - 강원도 사상 최대 1만명 집회 이끈 촛불의 힘
‘모이자 분노하자!’
3일 오후 4시 강원 춘천시 석사동 하이마트 앞 사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강원시국대회’엔 1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이는 강원도 내에서 열린 단일 집회 중 사상 최대 규모다.
1987년 6월 항쟁과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 촛불대행진 당시 5000~6000여명에 달했던 집회 참여인원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다수 집회 참여자들은 “인구가 28만3500여명에 불과한 춘천시에서 열린 단일 집회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입을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분노의 촛불’ 물결이 사상 초유의 ‘놀라운 광경’을 연출한 것이다.
여중생 딸과 함께 촛불을 든 김미희씨(45·춘천시 퇴계동)는 “이곳에 와 보니 헌정 사상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민심이 얼마나 들끓고 있는지 실감할 있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채 변명으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 너무 화가 나 집회에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시국대회 메인 부대 앞에 자리를 잡고 있던 이영철씨(38·춘천시 석사동)는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절대 받아들 일수 없다”며 “반드시 탄핵을 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이어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박 대통령에게 퇴임후 매달 1200여만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보좌진까지 둘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이 말이 되냐”며 “정치권에서 탄핵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내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강원행동’이 당초 춘천시 중앙로 로터리에서 진행하려던 ‘강원시국대회’ 장소를 김진태 의원 사무실 옆인 석사동 하이마트 사거리로 변경한 것은 김 의원의 사퇴를 함께 촉구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17일 “촛불은 촛불일 뿐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있다”며 특검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어 지난달 20일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데 대해 “훗날 역사는 여론에 굴복한 검찰 치욕의 날로 기록할 것”이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오죽하면 춘천지역에 ‘김진태 의원 때문에 쪽팔려서 못살겠다’는 말이 회자되겠느냐”며 “김 의원은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삼가하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강원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하이마트 앞 사거리에서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본행사와 자유발언 등을 진행한 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춘천 유봉여고 2학년 김한들양(18)은 “세월호 7시간, 무고한 생명들이 차디찬 바다에서 희생되어 갈때 박근혜 대통령은 자리에 앉아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며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통치를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양은 이어 “오늘 촛불집회에 나온 우리들은 나라의 주체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여기 온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국민이 하나가 된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양은 “남녀노소가 함께 모여 있는 이곳이 바로 민주주의가 실천되는 광장이다”며 “제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부디 오늘이 잊혀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리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하이마트 앞 사거리로 다시 집결해 ‘시국대회 문화제’ 행사를 관람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과 김진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강원지역 이날 ‘강원시국대회’에 앞서 춘천시 석사동 하이마트 앞 사거리에서 ‘박근혜 즉각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또 이날 오후 2시 춘천역 광장에선 농민들이 모여 ‘전봉준 투쟁단 강원출정식’을 개최했고, 이날 오후 3시 춘천교대 정문 앞에선 ‘강원여성 시국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강원기독교교회협의회, 원불교 강원교구,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춘천시 퇴계동 홈플러스 앞에서 ‘강원도 종교인 시국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종교인들은 이날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난 대선공작, 국정교과서, 사드배치, 의료민영화, 언론 장악 등을 보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 국민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국민들의 아픈 상처를 보듬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는 마음에서 강원도민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종교인 시국대회를 마친 이들은 이날 오후 춘천 홈플러스 앞에서 하이마트사거리로 행진해 ‘박근혜 즉각 퇴진 강원시국대회’ 본 행사장에 합류했다.
이날 춘천에서 열린 ‘강원 시국대회’엔 태백, 동해, 화천 등 타 시·군 지역주민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밖에 원주, 철원, 영월 등지에서도 이날 촛불집회와 문화제가 진행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강릉행동’은 오는 4일 강릉 대학로에서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박근혜 정권 퇴진 강릉 시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오후 9시22분 - “근혜는 아니다”···대구서 촛불 밝힌 시민 3만 5000여명
경북 의성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정모씨(75). 그는 아내와 함께 대구에서 다섯 번째로 열린 시국대회 현장을 찾았다. 정씨 부부는 서울 집회에 참가하려다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트럭을 타고 대구행을 택했다. 집회장에 나온 건 살면서 처음이라고 했다.
정씨는 “지도자가 앞장서서 원칙을 무시하면 안 된데이. 나라가 이래서 되겠나. 촌에 사는 영감보다 못한 기 올라가 있으면 우야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언론도 문제라. 나처럼 배우지 못한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며 “비록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바른 말을 해야 한데이. 우리 부부뿐만 아이라 자식들(4남매)도 대선 때 다 박근혜 찍었는데, 이기 뭐고”라고 말했다.
12월 3일 토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 대구에 사는 시민들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도심으로 몰려 나와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처음으로 횃불이 등장했으며,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군중 사이에서 종종 발견됐던 ‘낯선 시선’은 더 이상 없었다. 확신에 찬 분노가 느껴졌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지역의 85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이하 대구시민행동)’은 중구 국채보상로 일부 구간(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550m)에서 ‘박근혜 퇴진 5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행사 참가자를 3만 5000여 명으로 추산(경찰 8000여 명)했다. 다만, 행진이 시작되면서 추가 참가자가 줄을 이었다.
대구시민행동은 왕복 8차로 도로인 국채보상로 가운데 6개 차로를 막고 행사를 진행했다. 메인 무대에서는 오후 3시부터 사전 행사로 문화 공연 ‘하야하롹 페스티벌’이 열렸다. 같은 시각, 중구 동성로 CGV 대구한일점 앞 거리무대에서는 ‘대구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 오후 4시부터는 중구 공평네거리에서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12월 3일 토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 대구에 사는 시민들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도심으로 몰려 나와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처음으로 횃불이 등장했으며,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군중 사이에서 종종 발견됐던 ‘낯선 시선’은 더 이상 없었다. 확신에 찬 분노가 느껴졌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지역의 85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이하 대구시민행동)’은 중구 국채보상로 일부 구간(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550m)에서 ‘박근혜 퇴진 5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행사 참가자를 3만 5000여 명으로 추산(경찰 8000여 명)했다. 다만, 행진이 시작되면서 추가 참가자가 줄을 이었다.
대구시민행동은 왕복 8차로 도로인 국채보상로 가운데 6개 차로를 막고 행사를 진행했다. 메인 무대에서는 오후 3시부터 사전 행사로 문화 공연 ‘하야하롹 페스티벌’이 열렸다. 같은 시각, 중구 동성로 CGV 대구한일점 앞 거리무대에서는 ‘대구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 오후 4시부터는 중구 공평네거리에서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가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오후 5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에 설치된 대형 무대를 마주보며 질서있게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물론 시국대회라는 밥상의 수저인 ‘촛불’과 ‘손팻말’도 함께였다.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말했다. 의료 종사자 등도 무대에 올라 정부의 의료 민영화, 장애인 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내놨다. 몇몇 예술가들은 캐롤송을 개사해서 만든 곡 등을 무대 위에서 불렀고, 이는 집회의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게 했다.
이날 역시 젊은층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담담하면서도 때론 강한 어조로 밝혔다.
올해 수능을 치렀다는 조은영씨(20·여)는 “매주 집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가 늘었다는 데 자극을 받아서 처음 나오게 됐다. 지금, 이 나라에서 뭔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국민 모두가 저항하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생계가 곤란할 정도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꼭 집회장에 나와야 한다. 한 분, 한 분이 모여서 시위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민씨(19·여)는 “대학 입시를 눈 앞에 뒀던 수험생이라면 정유라의 사례를 보면서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부조리한, 불평등한 세상이 되는 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보경양(14)은 “박근혜 대통령님은 세월호 참사 때 7시간 동안 잠수를 타시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등 업적이 많다”며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는 마지막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세희양(14)은 “평소 같았으면 친구들과 놀고 있었을 시간인데 이렇게 시국대회에 나온 이유는 저와 제 친구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나라라고 생각해서다”며 “우리는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 주권자이다. ‘껍데기만 민주주의’가 아닌 ‘뼛속까지 민주주의’가 됐으면 좋겠다. 여러분 지치지 맙시다”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을 이른바 ‘10분 방문’했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조광현군(15)는 “박근혜 대통령은 10분 동안 시장 구경만 하다가 사진이나 찍고 가는 어처구니가 없는 행동을 했다”며 “대통령 직을 시작하며 자신이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헌법 조항들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9살, 11살 난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정상욱씨(46)는 “생떼같은 우리 가족, 그리고 가족같은 시민 여러분.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내려가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 57분부터 집회장에서 수성구 범어동 새누리당 당사까지 약 3㎞ 구간을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특히 이날 집회행렬에는 횃불 20여개가 함께 해 한층 거세진 민심을 대변했다. 시민들은 오후 8시 30분쯤 집회장으로 돌아와 자유발언을 이어갔고, 오후 9시쯤 행사를 마무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당사에 남아 직접 만든 간판을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존 간판과 같은 크기의 패러디 간판 가운데에는 ‘나라를 홀랑 말아먹은 내시환관당’이라고 적혀 있었다. 양 옆에는 ‘정계은퇴당’, ‘주범이당’ 등의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새누리당이 최근 당론으로 채택한 ‘4월 퇴진·6월 대선’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집회가 진행되는 내내 도심에 울려 퍼졌다. 이날 대구시민행동은 “국정농단 박근혜는 질서없고 불명예스럽게 즉각 퇴진하라”, “새누리(당)는 당장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시민들과 외쳤다.
탄핵 정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는 야당을 질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집회장을 찾았지만 시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안 전 대표는 군중 사이에 잠시 머물다 자리를 떴다.
한편, 대구시민행동은 다음 주에도 대구 도심에서 시국대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후 9시20분 - 성난 청주시민들, ‘탄핵 반대한 정우택 의원에 항의 문자 보내자’
충북에도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3일 오후 5시 충북도청 앞 도로에서 박근혜퇴진충북비상국민행동의 주최로 열린 ‘박근혜 정권퇴진 2차 충북범도민 시국대회’에는 1만여명(경찰 추산 60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기말고사를 앞둔 중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은 상당공원부터 도청 앞 사거리까지 300여m의 거리를 가득 채웠다.
이날 집회의 시작은 새누리당 정우택 국회의원의 항의 문자 보내기로 시작됐다. 청주 상당구가 지역구인 정 의원은 친박계로 박 대통령의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몇몇 시민들은 이날 정 의원의 번호가 공개되자 ‘박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 달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시민 이경주씨(47)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국정에 반영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급급해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청주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정 의원은 다음 국회의원 선거때 낙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 박모씨(28)도 “원래 새누리당은 믿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탄핵 반대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며 “특히 박 대통령의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정 의원이 청주 상당구가 지역구라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날 집회에는 박 대통령 삼행시 짓기 이벤트가 진행됐다. 집회가 열리는 충북도청 도로 양쪽에 펼쳐진 게시판에는 한 초등학생이 쓴 ‘박-박그네는, 근-근심없이 잘만 살고, 혜-혜택없이 걱정없이 국민한테 관심없이 잘만 사는 애’라는 문구 등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삼행시가 곳곳에 게시됐다.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와 시민들의 촛불로 꾸며진 트리 등도 눈에 띄었다. 십자가에 걸린 짚 허수아비를 만들어 집회에 참여한 조형예술가 손영익씨(63)는 “허수아비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라면서 “박 대통령은 3차 담화까지 발표하며 정권 유지를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 민중을 무시하고 4%의 지지자들에게 기대는 대통령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은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나무모양으로 된 조형물에 촛불을 올려 촛불 트리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가 되자 ‘세월호 7시간’을 밝히자는 의미로 촛불을 모두 끈 시민들은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촛불행진을 시작했다. 1만여명의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정 의원의 사무실이 있는 청주 육거리시장과 청주대교로 항햐는 2개 조로 나눠 거리를 행진하며 평화 집회를 이어갔다. 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집회가 시작된 충북도청에 다시 모여 ‘아침이슬’을 부른 뒤 해산했다.
■오후 9시 - “박근혜와 최순실은 이미 감방 신세”…울산 촛불집회 횃불 들고 시가행진
“박근혜와 최순실은 이미 감옥에 갇혔다”
3일 오후 4시 울산시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 광장과 간선도로에서 열린 4차 울산시민집회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감옥에 갇힌 채 애원하는 모습의 퍼포먼스가 등장했다. 사회자가 “하나, 둘, 셋”을 외치자 집회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하야하라”면서 감옥 앞에 마련된 모래주머니를 감옥과 그 안에 갇힌 ‘피의자’들을 향해 던졌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함께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퍼포먼스였다.
이번 집회는 울산시민행동이 지금까지 연 촛불행사 중 최대 규모인 1만5000여명이 몰렸다. 주최측은 롯데백화점 앞 광장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애초 바로 앞쪽 간선도로의 2개 차로를 확보해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갈수록 참가자가 늘어나자 6개 차로까지 확장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25명의 시민들 중 절반 가량은 중·고교 학생들이었고, 이들은 국정 교과서의 부당성을 호소하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망치지 말라고 요구했다.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이기철씨(72·울산 남구)는 “나는 해방때 태어난 ‘해방둥이’인데 이 자리에서 축하할 것과 부탁할 것이 있어 나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1960년 마산에서 중학교를 다닐때 나는 자유당의 부정선거에 맞서 데모를 했는데 참 여건이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축제 분위기 속에 할 말을 할 수 있으니 축하할 일이다”고 말했다. 또 “후손들에게 이런 모양의 나라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면서 “옳은 나라를 만들어 물려주고 싶은데, 그것을 위해 여러분들도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고교 2학년이라고 밝힌 이모군(17)은 “새누리당, 특히 비박 세력은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국민을 엿먹이고 있다”면서 “새누리당 당사가 불에 타고 소방차가 왔다갔다 하는 걸 진정 보고 싶은 것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 두고 보자”고 강조했다.
국정교과서에 관한 성토도 이어졌다. 학교위탁돌봄회 최수영씨는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중인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이 국정 교과서에 찬성하면서 박근혜에 충성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권정오 전교조울산지부장은 “국정교과서 초안을 꼼꼼히 살폈는데, 정말 조잡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교과서는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하는데, 이는 ‘뉴라이트’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면서 “1919년 3·1 운동 이후 상해 임시정부와 독립운동가들의 애국활동을 부정하고, 일제 친일파의 매국행위에도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고생 강모양(17)은 “길라임씨가 주머니에 돈을 채울때 세월호에는 물이 가득 찼다”면서 “당신은 살인자다”고 외쳤다. 이어 “역사적으로 나라가 어려울때 늘 학생들이 나섰다”면서 “우리도 억눌리지 말고 새 역사를 써 나가자”고 주문했다.
여대생 오모양(23)은 “나와 같은 생명공학과에서 함께 공부하는 외국인 친구들은 아직 한국말을 잘 못하는데, 그들에게 ‘샤머니즘’이라고 하면 금방 ‘아~’하고 알아듣는다”면서 “무능하고 썩은 정권이 왜 내년 4월까지 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유기 현대차노조지부장은 “삼봉 정도전은 ‘무릇 정치란 누구로부터 거둬들여 누구에게 분배하느냐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면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국민의 고혈을 짜서 자기네들의 배를 채우고 있다”고 외쳤다. 이어 “내년 4월까지 퇴진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면서 “우리의 촛불로 끌어내리자”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연과 자유발언 등의 행사를 마친뒤 롯데백화점에서 박맹우 새누리당사무총장 사무실까지 왕복 2.8㎞를 시가행진했다. 주최측은 행진 과정에서 40여개의 횃불을 들고 나서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는 경고의 상징을 보였다.
■오후 9시 - “범죄자가 뒤에 있다. 경찰은 문 열어라” 청와대 100m 앞 대치중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대규모 촛불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한 시민들이 밤늦도록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와 불과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직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본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7시20분부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오후 4시 사전 행진을 마친 이후 줄곧 효자치안센터 앞을 지켰다. 경찰이 “물러나라”는 취지로 경고방송을 하면 부부젤라와 호루라기를 불며 대응하고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오후 8시 10분쯤 광화문에서 출발한 행진대가 효자치안센터 인근에 들어서자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시민들은 일어서서 길을 터줬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저희 형부가 경찰인데 아마 여기 있을 것 같다. 형부에게 한 마디하겠다. 형부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집에 가지 맙시다. 1박 2일!”이라고 외쳤다. 차벽 바로 앞에 있던 한 시민들은 “범죄자는 뒤에 있다. 경찰은 문 열어라”라고 외쳤다.
오후 9시 현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래는 시민 자유발언 중 일부다.
·오성현(경북대 역사교육과)
“조선시대에는 사관이란 직책이 있다. 왕이 한 말, 사적 행동을 모두 기록했다. 태조 이방원 아시죠? 말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사관에게 말 떨어진 거 기록하지 말게하라. 그래서 사관이 어떻게 했을까? 말에서 덜어진 것과 그 말까지 기록했다고 한다. 왜 그 말을 기록했을까? 왕이 자신이 하는 말 행동이 후대에 기록으로 남겨진다는 것 인지하고 말과 행동 조심하라는 의미다. 오바마 정부는 각 시간마다 대통령이 어떤 언동하는 지, 스케쥴을 기록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7시간 동안 뭐했는지 말해주지도 않는다. 왜 저 사람의 7시간은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 건가.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7시간을 비롯해 국정교과서 속 친일 미화 독재미화 서술들을, 그런 몰상식한 행동 분명히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이름이 오성현이기 때문에 옛 성현의 말씀을 전하고 물러간다. 맹자는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의 행동에 분노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박근혜는 인간이 아니다”
·지준호(인하대 대학원 철학과·31)
“저는 완벽한 보수였는데 보수·진보를 떠나 박근혜가 명백히 잘못해서 나왔다. 박근혜는 보수 입장에서도 버려야 할 카드가 아닌가. 박정희는 존경한다. 경제를 살렸으니까. 근데 박근혜는 딸인데도 정치 경제적으로 어떤 것도 한 게 없다. 박근혜은 국가적으로 너무나 큰 잘못을 했다. 국가 정보를 일반인에게 넘겼다는건 아주 큰 잘못이다. 제가 보수가 된 이유는 새누리당이 북핵문제를 잘했기 때문인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일반인에게 정보를 넘겼다는 건 우리라나 국가 안보 자체가 흔들릴수 일는 일이라 여기 나왔다. 솔직히 제 생각에 박근혜 탄핵되지 않는다. 옛날에도 그랬고 대통령 한 번 뽑으면 절대 안 된다. 국민들이 의견을 모아 뽑은거라 절대 안 될 것 같다. 근데 이번 기회를 통해 시민들이 깨어있다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진보보수 문제가 아니라 부정부패의 문제고 시민의 문제다. 새누리당 해체는 혼란을 가중할 수 있어 해답은 모르겠다. 대통령 탄핵은 찬성하지만 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승준(회사원·33)
“집회에 계속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이 꿈쩍않지만 우리가 최소한의 것은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동네 친구들과 왔다. 3차 담화에서 본인은 아무 상관없다는 유체이탈적 생각에 열받았다. 자기는 질문도 받지 않고 사라지고 자기가 결정할 퇴진을 국회에 토스 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 박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하는 새누리당 부역자들도 모두 공정하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 바로 앞에 있다면 ‘꺼져’라고 외치고 싶다.”
·익명의 시민
“몇년 간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그곳에서 안중근 열사께서 항거하신 곳들 돌아다니며 눈물을 흘렸다. 우리가 어떻게 만든 나라인데…. 안중근 열사 기념관에서 전두환이 방문한 사진을 봤다. 우리는 지금 95%가 여기 모여 있다.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우린 언젠간 일상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지겹다, 그만하라 말할 것이다. 정치적 인간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 지금 저들은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다. 왜냐면 우리가 95%이니까. 하지만 저들은 더 교활해져 전두환이 그랬던 것처럼 노태우가 그랬던 것처럼 다시 고개를 들 것이다. 우린 끝까지 싸워야 한다. 끝까지 연대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제발 박근혜가 물러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도 이곳에서의 일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장헌(고등학생·18)
“3주 전 수능치고 온 학생이다. 제가 수험생으로서 왜 박근혜가 즉각퇴진 해야 하는지 말해보려 한다. 제가 문과인데 ‘법과 정치’라는 과목 시험을 봤다. 교과서에서도 박근혜가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법과 정치 교과서에서는 헌법의 기본원리 여섯가지가 나온다. 근데 수능 끝나고 제가 그 내용을 다시 보니 박근혜가 이 여섯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판타스틱하게 죽쑤고 있다. 이보다 완벽하게 죽쑬 수는 없을 것 같다. 교과서마저도 박근혜가 잘못했다고 한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박근혜가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한 번 더!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이날 촛불집회에는 오후 10시 기준 모두 232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170만명, 부산·광주·대전·대구 등 지역에서는 62만명 이상이 촛불을 들었다.
■오후 7시52분 - 청와대로 분노의 횃불 행진 시작 “박근혜를 감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대규모 촛불집회를 마친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2차 행진을 시작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오후 7시30분 기준 150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부산 20만명, 광주 10만명, 대전 5만명, 대구 4만명 등 지역에도 45만명 이상이 촛불을 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전국에서 촛불을 든 인원 19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본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7시20분부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렬 선두에는 주최측 방송차량이 섰고, 그 다음으로 횟불을 든 300여 명이 잇따랐다. 그 뒤로는 수갑을 차고 수의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의 종이인형을 든 시민들이 함께했다.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해 청운동주민센터로 향하는 등 6개 방향으로 행진을 했다. 보신각·탑골공원, 시청·을지로입구역, 서대문 구세군회관 등을 거쳐 율곡로와 사직로 등으로 향했다. 시민들은 “지금 당장 물러나라” “꼼수 담화 그만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7시간 수사하라” “박근혜는 고립됐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오후 7시 시민들은 지난주처럼 ‘1분 소등’ 퍼포먼스를 펼쳤다. 1분 간 촛불을 끈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을 외친 뒤 다시 촛불을 들어 광장을 밝혔다.
본집회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진행된 1차 집회에서 시민들은 청와대 인근 100m까지 행진했다. 자하문로를 거쳐 효자치안센터, 삼청동길을 지나 자하문로16길 21 앞, 또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보다 북쪽인 ‘126맨션’ 등 3개 방향에서 청와대를 에워쌌다.
집회 허가 시간인 오후 5시30분이 지났지만 청와대와 불과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등에 모인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자유발언을 하는 등 집회를 이어갔다. 이곳에도 횃불이 등장했다. 이들은 자유발언 시작할 때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두번 선창했다.
■오후 8시 한영애 ‘홀로아리랑’ 감동의 떼창
■오후 7시35분 - 2차 행진 시작
■오후 7시 13분 - 부산 교수들 “최순실 몸종 노릇한 게 교수다”
3일 오후 4시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로터리 부근에서는 부산지역 교수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행사를 열었다. 경성대, 동아대, 동명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대, 부산외대, 신라대, 영산대, 한국해양대 등 10개 대학의 교수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최순실씨 몸종 노릇한 게 교수 아니냐”며 “우리가 이러려고 오랜 기간 공부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친 뒤 서면 일대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바로 옆에서는 부산지역 중고생들의 청소년시국대회가 열렸다. 오후 4시30분 중앙대로에서 공연 ‘하야하롹’이 시작되면서 촛불집회 인원이 크게 늘기 시작해 본행사 시작 직전에는 9만여 명으로 집회인원이 크게 늘었다. 경찰은 중앙대로 7차로 가운데 3개 차로에만 집회를 허용했다가 집회인원이 크게 늘어나자 5개 차로로 집회공간을 넓게 허용했다.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는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됐고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라고 쓴 푯말이 배포됐다. 한 시민은 ‘근혜채’라고 쓴 잠자리채를 들고 나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오후 6시 중앙대로상에서 ‘박근혜 퇴진 부산시국대회가’가 열렸다. 행사는 시국선언 참여 교수 발언, 시민발언,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발언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근혜 구속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를 외쳤다.
■오후 7시 3분 - “대통령, 지금 당장 내려와주길”···90만 촛불집회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퇴진의 날’ 본 집회가 3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됐다. 시민 90만명(오후 6시30분 기준)이 운집한 이날 집회는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섯 번째 촛불집회로, 오는 9일로 예정된 탄핵 표결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3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촛불집회 행사를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했다. 세월호 유가족, 시민사회 운동가와 시민들의 시국발언과 가수 한영애씨의 공연 등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조은하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 올 수 있도록, 은하를 보낼 수 있게끔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길, 간절함으로 관심으로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9명의 미수습자가 유가족이 될 수 있도록, 제발 부탁드린다. 머리숙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자가 ”반드시 이 죽음에 책임 져야 할 것“이라고 하자 시민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흘렸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장 성재호 본부장도 무대에 올라 “우리도 공범”이라고 했다. 성 본부장은 “공영방송이 제 역할했다면 최순실 일가가 국정 농단할 수 있었을까”라며 “박근혜 같은 사람이 어떡해 청와대 앉아 있을 수 있겠나. 그간 청와대만 바라봤던 공영방송들이 최근에는 박근혜, 최순실 그 뒤로 숨어버렸다. 그래서 저희 언론노조는 숨어버린 박근혜 아바타들, 이번 사태의 공범들을 싹 도려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본 집회가 끝나는 이날 오후 7시 집이나 상점, 사무실에 있는 시민들은 1분간 소등하고, 운전자들은 1분간 경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집회 동참을 요청했다. 시민들은 이후 2차 행진에 나선다. 2차 행진은 종로, 을지로, 율곡로, 사직로 등 6개 경로를 거쳐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등 청와대 앞 200m 지점까지 행진한다.
한편 시민들이 오후 4시부터 청와대 앞 100m 지점인 효자치안센터 등에서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이 “물러나라”는 취지로 경고 방송을 하면 부부젤라와 호루라기를 불며 대응하고 자유발언을 이어가면서 청와대 앞 100m 지점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앞서 주최측은 청와대 인근 분수대(효자동삼거리)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청와대 앞 100m 안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는 집시법 11조를 들어 행진 금지통고를 했다.
퇴진행동은 법원에 금지통고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거쳐 청와대와 100m 거리인 효자치안센터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다만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의 시간 제한을 뒀다. 하지만 시민들은 인파가 몰려 퇴로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7시 정각 1분의 불을 끈 ‘저항’
■오후 6시48분 횃불의 등장
■오후 6시40분 - 금남로에 박근혜 가둘 ‘감옥’…오후 6시 7만 촛불
광주 금남로에 박근혜 대통령 등을 가둘 ‘쇠창살 감옥’이 등장했다. 시민들은 감옥을 보며 “박근혜를 당장 체포하라”고 외쳤다.
3일 90여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최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6차 박근혜 퇴진 광주시국촛불대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이후 더욱 악화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오후 6시 현재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추산 1만2000명)의 시민들은 차량 통행이 통제된 광주 금남로 400m을 가득 메웠다. 이날 집회에는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주최 측은 집회가 절정에 달하면 참가자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촛불집회에 앞서 오후 5시부터는 ‘촛불이 꿈꾸는 나라’를 주제로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한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은 가식만이 있다. 국민을 생각하는 척, 세월호 때에는 가슴 아픈 척,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에서는 슬픈 척을 한다”면서 “이제는 80넘은 노인도, 어린아이도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더 이상은 안 속는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주최 측은 가로 3m, 높이 2m 크기의 쇠창살로 된 감옥을 준비했다. 감옥 위쪽에는 ‘박근혜와 부역자들을 감옥으로’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렸다. 주최측은 감옥에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 새누리당과 돈을 준 재벌 들을 가두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금남로에는 대형 ‘소녀상’도 등장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민족문제연구소는 소녀상에 청와대를 상징하는 영상을 투영하며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정’을 비판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은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탓에 결국 오늘과 같은 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중현 스님은 “박근혜는 범죄자일 뿐이며 국민들은 새누리당에게 박근혜 퇴진 일정을 결정한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면서 “질서 있는 퇴진이란 있을 수 없다. 즉각 퇴진과 탄핵만이 있을 뿐이다. 박근헤 퇴진은 국민들의 결정한다.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오후 6시30분 - 촛불집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떼창
■오후 5시50분 - 청와대 100m 앞에서 켜진 촛불
■오후 5시10분 - “박근혜 퇴진은 오직 국민만 결정할 수 있다”…대전 도심 다시 밝힌 수만 촛불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수만개의 촛불이 다시 대전 도심을 밝혔다. 3일 오후 5시 ‘박근혜 퇴진 3차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열린 대전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앞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수백명의 시민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부터 대학생,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한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구속수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사전공연을 함께 했다.
시국대회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참가 시민들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났다. 시국대회를 주최하는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이날 1·2차 시국대회 때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촛불을 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차 시국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각각 3만5000여명과 4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이 3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대전운동본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시민들의 분노가 더 커지고 있다”며 “오늘 시국대회는 1·2차 때 보다 더 규모가 큰 지금까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시부터 시작된 시국대회에서는 실제 최근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전운동본부는 이날 3차 담화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해 “박근혜의 퇴진은 오직 국민만이 결정 할 수 있다”며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지금 당장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박근혜의 3차 대국민 담화는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 참담하고 폭력적인 대국민 선전포고였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박근혜는 탄핵이 아닌 즉시 구속과 종신형에 처해야 한다. 박근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청와대를 나와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에게 명예로운 퇴진은 있을 수 없다. 국민을 기만하고 주권자를 모독한 죄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아직도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탄핵안 처리를 두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박근혜를 즉간 퇴진시켜야 하며, 새누리당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당장 해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국대회에서는 2시간 가량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공연 등이 진행되며, 오후 7시부터는 촛불을 든 시민들의 거리행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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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30분 - 청와대 100m 앞 대치중, “박근혜의 국가는 죽었다” 국화 투척
“경찰에게 국화꽃을 던집시다!”
3일 오후 4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 모인 시민들이 경챨을 향해 국화꽃을 던졌다. 이들은 꽃을 던지며 ““너희들이 죽였다” “복종은 끝났다” “우리가 심판한다”고 외쳤다. 꽃을 던지는 행위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치하는 국가는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사상 최초로 청와대와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이날 오후 4시부터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세 가지 경로로 나눠 청와대를 에워싸는 1차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5시쯤에는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주최측 추산 40만명이 동참했다.
청와대 앞 100m에 다다르자 시민들은 함성을 질렀다. 일부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시위대 앞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2년 7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들어오지 못한 이곳에 시민들과 함께 서는 게 꿈이었다. 저 파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아주 좋은 날이다”라고 말했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우리는 경찰들과 싸움하러 온 게 아니다. 박근혜에게 우리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차벽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를 향해 “박근혜를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경찰은 물러나라” “믿을 것은 국민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후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하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하야송’ 등 민중가요를 다함께 불렀다.
앞서 주최측은 청와대 사랑채 옆 분수대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금지통고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경찰의 금지통고에 대부분 집행정지 결정을 했다.
이번에 최초로 열린 행진 구간은 청와대 경계 100m 지점이다. 기존에 허용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세움아트스페이스보다 100m 가량 나간 거리다. 다만 일몰 시간인 오후 5시 30분까지로 시간이 제한됐다.
법원은 일몰 이후에도 청와대 200m 앞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세움아트스페이스까지 오후 10시 30분까지 행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차 행진은 본집회가 끝난 오후 7시부터 시작된다.
■촛불집회 효자동 주민센터 부근 오후 4시 상황
■오후 4시 - 청와대 앞에 속속 도착하는 행진 행렬
■오후 4시 - 청와대로 행진 시작
■오후 4시32분 - 사상 최초 청와대 앞 100m 행진 시작···“가카 하야 하셔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사상 최초로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지난 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자발적으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박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국회는 탄핵안을 가결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3일 오후 4시부터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세 가지 경로로 나눠 청와대를 에워싸는 1차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5시쯤에는 청와대 앞 100m 지점인 효자치안센터, 126멘션 앞 등에 모여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광화문광장 일대에 모인 시민들은 각양각색의 손팻말을 들고 행진을 하며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행진 대오에는 서울대 교수 모임, ‘중고생혁명’ 학생 400여명도 함께 했다.
길가의 시민들은 행진대오를 향해 박수를 쳐주거나 “파이팅”을 외치며 호응했다. 시민들이 내자동 로터리를 지나갈 때 인근 호프집에서는 한 손에 ‘박근혜를 구속하라’ 손팻말을 다른 한 손에는 맥주를 든 시민이 구호를 함게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날 행진에서 그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접근했다. 법원은 전날 청와대에서 100m 거리인 효자치안센터 앞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청와대 앞 100m 인근까지 행진이 허용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퇴진행동은 청와대 인근 분수대(효자동삼거리)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청와대 앞 100m 안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는 집시법 11조를 들어 행진 금지통고를 했다. 퇴진행동은 법원에 금지통고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제6행정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거쳐 청와대와 100m 거리인 효자치안센터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다만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의 시간 제한을 뒀다.
행진에 앞서 서울 광화문광장과 새누리당 당사가 있는 여의도에서는 사전 집회와 각계각층의 기자회견, 시국선언이 있었다.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는 3일 오전 11시부터 ‘시국풍물굿판’이 열렸다. 풍물인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정부는 끝났다. 당분간 조금 남은 권력의 끝자락에서 패악질을 해대겠지만 그게 대수겠는가”라며 “우리 국민들의 절절함 속에 늘 들어있는 마을굿과 나라굿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청소년단체인 ‘중고생혁명’에서 나온 청소년 400여명과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 461인도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3일 오후 2시 새누리당사 앞에서 대통령 탄핵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집회도 열었다. 시민들은 대형 새누리당 깃발을 찢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본 집회인 ‘촛불의 선전포고,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행사를 이날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한다. 주최 측은 본 집회가 끝나는 이날 오후 7시 집이나 상점, 사무실에 있는 시민들은 1분간 소등하고, 운전자들은 1분간 경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집회 동참을 요청했다.
■오후 4시31분 - 세월호 유족 행진 “2014년 4월16일부터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박근혜·김기춘 구속하고 7시간 밝혀내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3일 오후 3시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사라진 7시간’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행진에 앞서 광화문광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정부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지시했어야 할 7가지 명령 가운데 단 한가지도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안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며 “이 명령은 1분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304명을 살해한 범인으로, 자기가 범인인 줄 알기 때문에 못 내려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은하 4·16 대학생연대 대표는 “유가족 앞에서는 세월호 참사 수습과 인양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청와대의 약속은 거짓말에 불과했다”며 “2014년 4월16일부터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이들의 부역자들을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김기춘을 구속하라” “7시간 밝혀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란 리본과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떽! 언능 안 내려와! 진짜 혼난다!’라는 문구가 담긴 풍선도 보였다.
대학생시국회의 소속 석중환씨는 “지난 3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라고 읽은 대국민 광화문 초청장 다들 보셨나”라고 운을 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면보고 한차례도 없이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7시간 만에 나타나 상황파악도 못했다”라며 “‘길라임’ 같은 가명을 쓰면서 무료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 강력한 특별법을 새로 만들어서 진상을 파헤쳐야 한다”고 했다. 또 “악랄한 짓들을 해온 박근혜에게서 물러나겠다는 말을 나온 거는 촛불의 힘”이라며 “우리는 국회 일정에 얽매이지 말고 계속 촛불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잠 못자도록 청와대 코 앞까지 가서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 우리 촛불이 먼저 꺼지나, 네가 먼저 꺼지나 한번 해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오후 3시30분부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얼굴이 담긴 노랑 바탕의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와 불과 100m 떨어진 곳까지 행진을 했다. 일부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의 얼굴이 새겨진 망토를 걸쳤다.
행진 대열 맨앞에 선 세월호 차량이 보이자 시민들은 길을 비켜주고 박수를 쳤다. 차량에선 “시민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100m 앞까지 이동하고 있습니다”라는 방송이 나왔다.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세월호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우리 가족들은 어차피 매일 거리에 나와야 한다”며 “하지만 국민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고통받아 이렇게 함께 행진하고, 지난주 190만 촛불이 나와 저희 가족들은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국민의 목소리를 왜곡하지 말고 그대로 들어주기만 하면 될 것 같다”며 “야 3당이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한국 사회를 밝게 비춰보자는 촛불의 의미를 제대로 짚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진에 참가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지난 3일 박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했는데, 나는 ‘대통령도 아닌 내가 청와대에 있는 게 죄송하다’ 라며 청와대에서 걸어나올 줄 알았다”며 “사과하고 물러나야 하는데 자리에 앉아 있겠다는 박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퇴진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시민들이 무너뜨려야 한다”고 했다.
■오후 3시49분 - 충청권 대학생 시국회의 “대학생들의 분노 담아 퇴진운동”
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3차 대전 10만 시국대회’를 앞두고 충청권 대학생들이 시국회의를 결성해 “대학생들의 분노를 담아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카이스트와 공주교대·청주교대 총학생회 등 충청권 15개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단체는 이날 오후 3시 3차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열리는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앞에서 ‘충청권 대학생 시국회의’ 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는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권한을 사유화해 최순실이라는 사인에게 외교문서와 안보기밀을 지속적으로 유출하고,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각종 부정부패는 온 나라를 침식시켰다”며 “그 과정에서 정작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이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로 국정을 농단할 때에 국고는 흔들리고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다”며 “전국이 요동치고 있는 지금 충청권 대학생들은 그 의지를 한데 모아 ‘박근혜 정권 퇴진, 충청권 대학생 시국회의’를 통해 대학생들의 분노를 담아내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끈질긴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이날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며 자유발언도 이어갔다. 박항 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는 퇴진이 아니라 진퇴를 국회에서 결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잘 못을 인정하지 않고, 퇴진하지 않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대국민 담화였다”며 “촛불을 든 200만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대학생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서게됐다.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국민이 퇴진을 명령하고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앞에서는 충청권 대학생 시국회의의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5시부터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가 주최하는 ‘박근혜 퇴진 3차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진행된다.
주최 측은 이날 시국대회 참여 인원이 지난 1·2차 시국대회 때 보다 더 들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최 측은 지난 1차 때는 3만5000여명, 2차 때는 4만여명의 시민들이 주말 시국대회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2시간 가량 진행되는 시국대회 이후에는 약 2.8㎞ 구간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행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후 3시24분 - 反촛불 보수집회 나온 윤창중 “난 살아 돌아왔다…박 대통령 못지키면 대한민국 무너져”
‘보수논객’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은 반헌법적” “박근혜 대통령을 못지키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집회에 나와 먼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언론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한민국 쓰레기 언론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이런 썩은 정치인들은 제가 ‘알몸으로 인턴 여자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인간 말종으로 저를 매도했다”며 “제가 만약에 알몸으로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성추행했다면 저는 지금 여기에 있지 않고 워싱턴 형무소에 있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이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는데 워싱턴에서는 새벽에 술을 팔지 않는다. 제가 어떻게 새벽5시까지 술을 마시겠냐”며 “대한민국 쓰레기 언론과 야당 그리고 친북·종북·반미 세력이 저를 난도질한 이유는 박근혜 정권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 윤창중을 가장 악랄하게 난도질하고 생매장한 언론은 조선일보다. TV조선”이라며 “박근혜 정권을 전복시키는 언론 야당 종북세력을 제 손으로 척결하기 위해 여러분 곁으로 살아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 탄핵 발의를 한 야3당을 비롯해 새누리당 친박계 등 모든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특별검사가 이제 임명돼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조차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대한민국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했다. 이건 헌법에도 없는 것이고 법과 원칙에도 맞지 않는 반헌법적인 것”이라며 “대통령 후광에 힘입어 ‘의원님, 장관님’ 소리 듣던 새누리당의 비박계는 물론이고 친박계까지 정치생명을 반드시 손을 봐줘서 정리를 하고야 말겠”고 말했다.
이어 “설령 박 대통령이 잘못을 했다고 가정 해자. 새누리당은 그럴 수 있는 건가.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 정병국이 누구 때문에 장관되고 누구 때문에 의원 된건데 윤상현, 서청원은 어디 숨어있다 나타나서 명예로운 퇴진을 해야 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씨는 또 “침묵하는 보수우파 세력이여 우리 모두가 일어나야 한다. 박 대통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 박 대통령을 이뻐서 지키라는 게 아니다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광화문에 끌려가 몰매 맞을 거다. 그럼 한국은 지도자가 없는 상태에서 북한 미사일 한 방에 쑥대밭이 될 것”이라며 “이 앞에 있는 종편 모두가 전쟁하지 말자는 선동질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광화문에 26만명 밖에 모이지 않았는데 190만명 모였다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의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이름의 이날 집회에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ㆍ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 박계천 박정희정신문화선양회 회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정광용 대한민국 박사모 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 3시 - [동영상] 속속 차오르는 광화문 광장
■오후 3시00분 - 여의도로 간 시민들 “명예퇴진 어림없다. 새누리당 해체하라”
“‘명예퇴진’ 어림없다. 새누리당 해체하라”
야 3당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에 맞서 박 대통령의 ‘4월 퇴진·6월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한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약 25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새누리당도 공범이다”라고 외쳤다. 이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손팻말도 들었다. ‘공범자들과 함께 있는 국회 논의 필요없다’는 현수막도 보였다.
집회에 참석한 박모씨는 “국회 제1 정당인 새누리당은 국가에 대한 책임이 큰 만큼 해체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헌신하고 싶다면 환골탈태하고 자기 반성으로 기존 틀과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모씨(57)도 “새누리당도 공범이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한씨는 “절대적으로 새누리당이 변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미래의 희망이 없다고 본다”며 “시민 99%가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국기문란, 새누리’라는 문구가 딸린 부부젤라를 불었다. 집회가 열린 당사 근처의 한 빌딩에는 정의당이 내건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라고 적힌 검정 바탕의 대형 현수막도 보였다..
시민들은 새누리당사 앞을 출발해 국회의사당과 KBS를 거쳐 여의도역까지 행진을 진행한다.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1일 박 대통령의 거취를 두고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튿날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 위원회는 친박계와 의기투합했다는 비판이 일자 박 대통령에게 “오는 7일 오후 6시까지 퇴진 시점 및 2선 후퇴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밝히지 않으면 오는 9일 탄핵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비주류 내부에선 탄핵안 표결을 두고 입장이 쪼개지는 모양새이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연쇄 회동을 두고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오후 2시49분 - “자꾸 버티면 끌어내는 수밖에”···시민들은 폭발 직전
3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몇몇 시민들은 “자꾸 버티면 끌어내는 수밖에 없다”, “계속 촛불로 밑어붙일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용수씨(77)는 “내가 정말 박근혜 때문에 죽겠다. 토요일마다 나오는데 입에 물집이 다 생겼다”며 “하야하라고 했더니만 탄핵을 시키려 하고. 그랬더니 또 새누리당은 탄핵 안 한다고 하더라”라고 푸념했다. 김씨는 또 “당장 (박 대통령) 끌어내려야 한다. 대통령이 안 내려오겠다고 하면 국회의원들이 끌어 내려야한다”며 “국회가 못 끌어내리면 우리가 끌어내려야지 뭐, 우짜겠노. 이제 좀 그만했으면 한다, 내가 죽을 판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중고생혁명’ 집회에 참가한 경기 남양주 마석고등학교 김형섭군(17)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6주째 나오고 있다.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광화문광장을 찾은 셈이다.
김씨는 “촛불이라는 연료가 있는데 왜 대통령은 제동을 거는지 모르겠다”며 “연료가 타면 기차가 달린다. 국민들이 이렇게 탄핵을 요구하는데 (대통령은) 자꾸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하려는지 이해가 안 된다. 안 물러나면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 올라온 박여일씨(16)도 박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참가만 벌써 다섯 번째다. 박씨는 “가장 궁금한 것은 2014년 4월16일 대통령의 행방이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을 몰아보기라도 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최순실씨에게 국정을 말길 것이었으면 굳이 왜 대통령이 된 건가. 대국민담화도 꼼수 같은 발언만 할 것이면 아예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내, 딸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찾은 최영수씨(56). 최씨는 “대통령이 부끄럽고 정치인들은 비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씨는 “나라를 위해 대통령이 빨리 물러나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한 시점”이라며 “매주 이렇게 시민들, 특히 청년들이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 빨리 정치권에서는 탄핵을 처리해주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를 찾은 한송이씨(57·가명)는 “새누리당은 공범이라 생각해서 나왔다”고했다. 한씨는 “새누리당이 변하지 않으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 절대적으로 새누리당은 변화해야 한다”며 “이 아줌마뿐만 아니라 전 국민 중 99%가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요새는 정말 슬프고 화가 나고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오후 2시28분 - 김기춘·이정현·김무성 인형 등장 “정치권은 하루 빨리 탄핵하라”
6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3일 수많은 시민들이 이른 오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집회가 열리기 3시간 전인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앞서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시국풍물굿판’이 열렸다. 전국의 풍물인들은 통일비나리, 사물놀이, 광양버꾸놀이, 금회복춤, 진도북놀이, 판씻음 춤판, 정화수 의례굿, 풍물합굿 등을 선보였다.
광화문광장에는 “얼씨구 얼씨구 하야하라 하야하라!”라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풍물인들은 활활 타오르는 초 앞에 정화수 100그릇을 올리는 의식과 종이를 태워 액운을 날려버리는 소지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풍물인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정부는 끝났다. 당분간 조금 남은 권력의 끝자락에서 패악질을 해대겠지만 그게 대수겠는가”라며 “우리 국민들의 절절함 속에 늘 들어있는 마을굿과 나라굿을 이뤄내야 한다. 새로운 사회로 가는 길굿을 치자. 그 여정 속에서 신명으로 노래하고 춤을 추자”라고 밝혔다.
·“하야를 안하니 탄핵으로 바꿨다”
4차 촛불집회에서 처음 등장한 ‘하야커피’는 이날 ‘탄핵커피’로 탈바꿈했다. 경기 성남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종성씨(50)는 “하야하라고 하야커피를 나눔했는데 하야를 안 하지않나. 그래서 탄핵커피로 바꿨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 옆에서는 예술인 두 명이 이젤을 놓고 그림을 그렸다. 오용태씨(52)는 세종대왕이 박 대통령에 ‘당장 꺼지거라’라고 말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을 그렸다. 오씨는 “촛불집회에 매번 참여했지만 제 개인적으로 촛불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그림을 그리게 됐다. 정치권이 박 대통령을 당장 탄핵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세종대왕이 박근혜에게 당장 꺼지라고 명령하는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예술인은 이순신 장군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모습이 섞인 한 인물을 검으로 내치는 그림을 그렸다. .
공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정현·김무성 의원의 얼굴을 그려넣어 만든 인형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이 인형을 발로 차면서 광장을 누볐다.
·초코파이·두유·핫팩…나눔의 장이 된 광장
이날도 핫팩과 간식을 무료로 나누며 광장을 찾은 시민들을 독려하는 이들이 많았다. 광장 한 쪽에 천막을 마련한 온라인 커뮤니티 ‘82쿡’ 회원들은 초코파이 5000개와 두유 5020개를 준비했다. 회원 박은정씨(42)는 “지난주에는 커피를 제공해서 물을 끓여야했는데, 오늘은 바로 제공할 수 있는 두유와 초코파이를 준비했다”며 “어차피 토요일에 나올 건데 이왕이면 나와서 봉사하는 게 좋지 않나. 시민들이 촛불로 더 밀면 언젠가는 박 대통령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진씨(46)는 덕수궁 인근에서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무려 만 개나 준비했다고 한다. 황씨는 “오늘이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나왔다. 박 대통령이 여러 사람을 그만 힘들게 하고 빨리 물러났으면 좋겠다. 정치권도 이 촛불들이 여의도로 가기 전에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 탄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전문업체 녹색드림협동조합은 광화문광장에 시민들이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충전할 수 있게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들은 현수막에 “광화문광장을 이용하는 민주시민들을 위해 제공하게 됐다”고 써놓았다.
■오전 11시56분- 부산 서면 중앙대로 20만 촛불 예상···교수·청소년 함께 모여 “박근혜 퇴진”
3일 부산 촛불집회는 지난달 26일과 마찬가지로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로터리에서 광무교에 이르는 중앙대로 750m 구간에서 개최된다. 집회가 끝나면 문현동 로터리까지 거리행진이 이어진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15만~20만명의 시민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지난 1일 서면 중앙대로에서 ‘박근혜 퇴진 부산시국대회’를 개최하겠다고 경찰에 집회신고했으며 경찰은 이날 오후 집회를 허가했다. 경찰은 당초 중앙대로 7차로 가운데 3개 차로에만 집회를 허용했다가 5개 차로로 집회공간을 넓게 허용했다. 경찰은 참가인원이 많을 경우 이 구간의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우회시킬 계획이다.
본 집회에 앞서 오후 4시 서면 젊음의거리에서는 부산지역 교수·연구자 1000여명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한다. 경성대, 동아대, 동명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대, 부산외대, 신라대, 영산대, 한국해양대 등 10개 대학의 교수와 연구자 1067명이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을 당한 상황이며, 국정 정상화를 위해 대통령의 퇴진이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며 “대학별 시국선언을 넘어 부산지역 전체 교수·연구자들의 시국선언과 함께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바로 옆에서는 청소년시국대회와 예고시국대회가 열린다.
또 정의당, 노동당, 변혁당의 정당연설회와 녹색당의 시민난장 등 서면 곳곳에서 다양한 사전집회가 개최된다. 중앙대로에서는 공연 ‘하야하롹’이 펼쳐지고, 부산민권연대의 ‘박근혜 체포영장받기’ 행사도 열린다. 본 행사는 오후 6시에 시작한다.
앞서 부산운동본부는 지난 1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새누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새누리당 로고 옆에 ‘공범이당’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현판을 달았다. 부산대 학생들은 1일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동맹휴업은 지난달 25일 부산교대에서 이뤄진 이후 부산에서는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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