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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10 온건파 이병기, 청 중심서 밀려… 우병우 등 강경파 득세

온건파 이병기, 청 중심서 밀려… 우병우 등 강경파 득세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ㆍ행정관 퇴출에 ‘불충’ 거론… 이 실장 “그만두고 싶다” 소문도

청와대 내부의 당·청관계 ‘근본주의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서 ‘득세(得勢·세를 얻음)’하고 있다는 말들이 들린다. 여론을 살피고 정치권과의 대화·타협을 중시하는 온건파들의 입지는 축소되고, 대통령 심기만 살피고 ‘충성’만 강조하는 강경파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하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찍어내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이런 기류가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온건파’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소외됐다는 소문이 대표적이다. 이 실장이 박 대통령과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졌으며, ‘문고리 권력 3인방’은 물론 몇몇 강경파 수석들과 불화를 겪으며 입지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아직까지 3인방이란 말이 나오는데 저로서도 자괴감을 느낀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이병기 소외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과 매일 통화하며 업무는 수행하고 있지만, 당·청 간 긴장 국면에서 중재역할을 잘하지 못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실장이 주변에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강경파들에게는 힘이 쏠린다. 우선 청와대가 정치권에 대한 대규모 사정을 예고한 것과 맞물려 우병우 민정수석의 공간이 넓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 수석이 이 실장보다 더 자주 대통령과 독대한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돌 정도다. 또 다른 강경파 수석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던 지난달 4일 심야에 몇몇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법 개정안 위헌성을 강조하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비판했다가 “지금이 그럴 때냐”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청와대 행정관 3명이 물러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이들이 ‘신임 국무총리 법조인 유력’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것이 퇴출 명목으로 거론되지만, 실상은 이들이 새누리당 핵심인사 측에 청와대 정보를 흘렸다는 의심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는 얘기가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불충’했다는 것이 진짜 이유”라며 “로열티가 낮으면 솎아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청와대 한 비서관도 국회와 가깝다는 이유로 곤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강경파가 대통령 주변을 에워쌀수록 청와대가 민심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불통 정권’이 지금보다 ‘더한 불통’이 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경향신문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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