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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당선자들 앞에 선 노무현 남자

김병준 전 청와대 실장, 당선자 총회 특강 강연에서 쓴소리

16.05.09 16:44l최종 업데이트 16.05.09 17:35l
참여정부 인사, 새누리당 당선자앞 '쓴소리 특강'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제20대 국회, 새누리에 바란다' 특강을 하고 있다.ⓒ 권우성
참여정부 인사, 새누리당 당선자앞 '쓴소리 특강'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제20대 국회, 새누리에 바란다' 특강을 하고 있다.ⓒ 권우성
"4년 뒤에도 이렇게 할 거라면 하지 말라는 겁니다. 정치 그만둘 각오해야 합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서 한 말이다. 그가 가리킨 사진엔 20대 총선 직전 여당 지도부가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글귀를 들고 허리를 깊게 숙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김 교수는 신랄하게 이를 비판했다. 그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은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잘못된 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라면서 "잘 하겠다, 한 표 더 주시라는 건 공적인 권위를 가진 사람으로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4년 뒤에 저럴 것 같으면 정치를 그만 두겠다는 각오로 20대 국회에 임하셔야 한다"라면서 "이 당이 나아지면 다른 당도 나아지고 대한민국 정치가 더 나아지는 것 아니냐, 그러면 대권이든 뭐든 하나씩 (문제들이) 해결되리라 본다"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당선자들은 무거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오로지 대통령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버려야 해"

김 교수는 이날 당선자 총회 특강 강연자로 나서 내내 쓴 소리를 쏟아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가 사실상 친박(친박근혜)으로부터 축출당한 유승민 의원의 얘기부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김 교수는 유 의원의 '증세론'을 거론하며 "'2020년까지 7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20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다보스 포럼의 보고서만 보더라도 일자리 500만 개가 손실되는 시점에서 어떻게 재정을 확보해서 어디에다 쓸 것인가라는 문제만큼 중요한 주제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당이라면 이에 대한 심각한 논의를 했어야 했는데 (새누리당은) 치열한 논박 과정 없이 '진실한 사람' 논쟁으로 넘어갔다"라며 "국민이 볼 땐 기막힌 일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즉, 유 의원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제'를 제시했는데도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없었고 계파갈등으로 소모시켜버렸다는 지적이었다.
새누리당 20대국회 당선자대회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권우성
참여정부 인사, 새누리당 당선자앞 '쓴소리 특강'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제20대 국회, 새누리에 바란다' 특강을 하고 있다.ⓒ 권우성
참여정부 인사, 새누리당 당선자앞 '쓴소리 특강'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제20대 국회, 새누리에 바란다' 특강을 하고 있다.ⓒ 권우성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대회에서 '쓴소리 특강'을 위해 참석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우성
친박 측에서 총선 전 공공연히 거론했던 '이원집정부제 개헌'과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서도 "이를 듣고 신문에 '하늘에 벼락이라도 쳤으면 좋겠다, 이 나라가 너희들(친박)만의 나라냐'고 칼럼을 썼는데 정말로 벼락이 쳐버렸다"라고 꼬집었다.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가 아니라 권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모습에 '심판'이 내려졌다는 투였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역대 모든 대통령이 실패해서 (여당에서) 출당 당하거나 더 큰 모멸을 당하면서 청와대를 떠나는 만큼 국정운영체제를 바꿔야 할 시점인데 이를 친박과 반기문이란 특정인의 연합 집권 시나리오로서 개헌 문제를 꺼내들었다"라며 "이건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했다"라고 평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까닭은 '이기고 지고' 식의 권력정치에 함몰돼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권력 잡는 것만 생각하는 정치 때문"이라며 "권력을 잡아서 뭘 할지가 불분명하다"라고 쏘아붙였다.

20대 총선에 대해서는 "'이기고 지고' 식의 권력정치가 극단적으로 나온 결과"라고 평했다. 김 교수는 "이기고 지기 위해 안 하던 예쁜 짓도 하는 판인데 이번 선거는 양당이 서로 짜고 하는 것처럼 미운 짓만 했다, 친박이니 친문(친문재인)이니 당내 세력 재편을 위한 선거를 한 것"이라며 "거대 여야 정당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3당이란 창구를 통해 표출된 것이다, 정치 전체가 패배했고 실패했다"라고 단언했다.

무엇보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사회가 변화하는데 오로지 권력만을 위해 권력을 잡은 세도정치 탓에 조선이 '터럭 하나도 성한 게 없는 나라'가 됐다"라며 "오로지 이겨야 한다,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론 "근대화는 집권세력이 이끌었지만 민주화는 야당이 이끌었다, 꼭 집권해야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기고 지고가 아니라 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나라를 어떻게 나라답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제대로 준비 못하고, 정책구상·비전 없이 이기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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