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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사장, 총선 나가려 철도노조 강경진압했나

등록 : 2014.01.16 19:47 수정 : 2014.01.17 09:30

 

노조 간부들 대규모 징계 진행중에 황우여 대표 찾아가 면담
황 대표 “정치하고 싶은데, 자기 좀 돌봐달라고 했다” 전해
야당·노동계 “파렴치…당장 사퇴” 코레일 “신년 인사” 해명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떨어진 지구당 당협위원장 자리와 관련한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몰아붙인 뒤 사원들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징계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뒤로는 자신의 정치적 자리보전을 위한 행보를 보인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야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 사장을 즉각 해임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최 사장은 16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황우여 대표를 면담했다. 면담 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전 서구을이) 자기 지역구였으니까 자기 좀 정치하고 싶은데 돌봐달라는 그런 얘기지. 여러 가지 자기 좀 고려해달라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도 “당협위원장 자리 공석으로 해달라거나, 신경 써 달라는 부탁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선 많은 별 얘기를 다 했다”고 대답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대전 서구을에 출마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에게 져 낙선한 최 사장은 지난해 10월 코레일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새누리당은 공석인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에 이재선 전 자유선진당 의원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9대 총선 때 박 의원, 최 사장과 함께 3파전 구도를 이뤘던 인물이다. 그런 만큼 이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되면 최 사장의 강력한 경쟁자가 돼, 다음 총선 때 최 사장의 대전 서구을 출마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최 사장이 이날 황우여 대표를 방문한 이유가 당협위원장 선임과 관련한 ‘민원’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야당은 즉각 최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철도 노동자들이 수십일 동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줄줄이 감옥행을 하고 있는데, 정작 이 모든 사달을 일으키며 국민 철도를 들쑤셔놓은 코레일 사장은 자신의 사적인 입지를 챙기느라 주변에 보는 눈들도 아랑곳없이 국회를 들락거렸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리만 탐하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최장기 파업을 이끈 김명환 위원장(왼쪽 셋째)과 최은철 대변인(왼쪽 둘째)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은 뒤 바로 옆 건물인 서부지검 현관으로 나와 용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날 김명환 철도노조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지켜봐야 했던 노동계도 강력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내어 “철도민영화를 둘러싸고 코레일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로비를 하고 있는 모습은 추악하기 짝이 없다”며 “공기업 사장으로서 부적절하고 파렴치한 행보를 하고 있는 최연혜 사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업 책임을 물어 노조원 6850여명을 직위해제하고 191명을 고소·고발한 코레일은 “사상 최대 규모”를 예고하며 노조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중이다.

최 사장은 자회사 설립을 통한 철도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극과 극을 달리듯 말을 바꿔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19대 총선 출마 석달 전 <조선일보>에 기고한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국토해양부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 정책을 발표했다. 그 이유가 경쟁체제 도입에 있다는데, 이는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철도공사와 광역버스 등이 출혈 경쟁한다면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다”라고 경쟁체제 도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코레일 사장이 된 뒤 180도 바뀌었다. 최 사장은 철도노조 파업이 끝난 지난달 31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수서 케이티엑스(KTX) 법인은 현 정부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여 공공부문 내에서의 경쟁체제 도입으로 정책결정이 된 것이다. 혁신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출자회사로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국민행복 철도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02년 참여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2004년 여성 최초 철도청(현 코레일) 차장에 임명된 뒤 여성 최초 코레일 사장까지 된 그가 낙선 뒤 1년 반 만에 경쟁도입 반대에서 예찬론자가 된 것이다.

철도노조 백성곤 홍보팀장은 “과거 철도 경쟁논리 도입을 반대했다가 사장이 되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 자신의 정치적 야망 때문이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코레일 경영 발전을 위해 뛰어도 모자랄 판에 정치적 입신을 위해 국회에 로비를 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논란이 일자 코레일은 보도자료를 내어 “최 사장이 황우여 대표를 방문한 것은,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국민과 당에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한 사과와 신년 인사를 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당협위원장 임명에 대한 의견 전달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정국 김수헌 기자 jglee@hani.co.kr

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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