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90만 촛불 보고도 혐의 부인 ‘4분짜리 담화’···또 불통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3차 대국민 담화는 1~2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4분짜리 담화’로 평가되고 있다. 자신의 지난 18년 정치 생활까지 언급하면서 진정성을 호소했지만 여전히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불과 1시간 전쯤 갑작스럽게 알려졌다. 두번의 담화 이후에도 190만명이 모인 촛불시위가 벌어지는 등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관심은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지 여부에 쏠렸지만 그는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난 혐의를 인정하지도, 물러나지도 않았다.

3차 담화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2시 34분까지 5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진행됐다.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박 대통령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담담하게 준비한 입장을 읽어내려갔다. 주변에는 사의를 표명한 최재경 민정수석을 비롯해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담화 내내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린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등의 표현을 써 몸을 낮췄다. 또 정치에 입문해서부터 대통령인 현재까지 지난 18년을 언급하면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았다”,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작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혐의에 대해선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다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라고만 했을 뿐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며 추가 담화 또는 기자회견 가능성을 열어뒀다. 

퇴장하려는 박 대통령을 향해 “최씨와 공범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 등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지만 그는 “여기까지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안에 여러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드리겠고, 여러분이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때 질문하시면 좋겠다”라며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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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291640011&code=910100#csidx350f2a968b75cf498e54a3675aefac3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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