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한번 없이 단칼에…이게 독재”…‘해경 해체’ 후폭풍

등록 : 2014.05.20 20:13수정 : 2014.05.21 10:40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 발표 도중 희생자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용 기자,

야당 ‘본질 호도·포퓰리즘’ 비판
전문가들은 ‘찬성-반대’ 엇갈려

“(흉악범에게) 사형을 내릴 때도 3심을 거쳐서 결정하는데, 61년 역사의 해양경찰을 없애는데 토론 한 번 없이 한칼에 해치울 수가 있나. 이게 바로 독재다.”

박근혜 대통령의 19일 해경 해체 선언에 대해 야권의 한 원로 정치인은 이렇게 일갈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담화에도 어김없이 ‘불통’의 꼬리표가 붙었다.

야당은 우선 해경 해체가 과연 해답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문제가 생기면 없애고 보는 식의 해법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일 낸 개인성명에서 박 대통령의 해경 해체 선언을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 문 의원은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며 “해경과 해양수산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 문책 이후 전문 역량 강화와 조직 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해양강국 비전과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경을 해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이냐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가적인 큰 참변을 당했으면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원인을 밝혀내고 대책을 마련해서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불과 3주 만에 청와대 밀실에서 모든 대책을 만들어서 내놓는 것 자체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판단은 엇갈린다. 노호래 군산대 교수(해양경찰학)는 “해체보다는 해상치안을 하나의 기관으로 일원화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결정하고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제작소 재난안전연구소장인 이재은 충북대 교수(행정학)는 “해경이 61년 동안 해왔던 기능과 역할이 부적절했고, 민간업체와 깊이 유착되는 등 잘못된 관행에 젖어왔다. 인적 청산과 재검증을 통해 새로운 안전 분야의 틀을 짜야 하기 때문에 해경 해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해경 안팎의 동요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채용시험에 합격해 오는 10월까지 교육을 마쳐야 순경시보로 임용되는 연수생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고, 해경 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해경 누리집에 불만을 분출하고 있다.

김외현 안관옥 서영지 기자 oscar@hani.co.kr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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