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송민순 체면 살려주려 최선 다했는데..."
김연철 교수, 북한 인권결의안 논란에 '국정원 탐색=송민순 설득용' 지적
▲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민순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에 회고록이 나왔을 때 새누리당은 최순실 사태를 덮기 위해 이 문제를 얼마나 떠들었나"라며 "그 때도 내막을 아는 사람들이 조목조목 얘기해서 정치적 목적이 있는 의도적 과장임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 |
ⓒ 페이스북 갈무리 |
"대통령은 당신을 설득하기 위해 국정원이 탐색한 내용을 보여주었는데, 그것을 간직했다가 이런 식으로 폭로(?) 하다니. 돌아가신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사람 되기는 어려워도 괴물은 되지 말자."
참여정부 때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가 22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향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참여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의 의사를 물어봤다는 이른바 '대북결재' 논란을 재점화시킨 것에 대한 '일침'이다.
송민순 전 장관은 지난 20일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2007년 11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 북한에서 보낸 답변을 정리한 문서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메모 등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 의사를 사전 타진했다는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민순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에 회고록이 나왔을 때 새누리당은 최순실 사태를 덮기 위해 이 문제를 얼마나 떠들었나"라며 "그때도 내막을 아는 사람들이 조목조목 얘기해서 정치적 목적이 있는 의도적 과장임을 밝혔다"고 일갈했다.
"왜 보여줬겠나, 상황 파악 좀 하라는 뜻이었다"
먼저, 김 교수는 "첫째. 송민순이 싸운 사람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다. 11월 15일에 이어 16일에는 대통령을 앞에 두고 격렬하게 대립했다"면서 "그런데 송민순은 이 내용을 회고록에서 쏙 빼고 엉뚱하게도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덮어씌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적인 의견 대립은 통일부 장관과 하고 회의 주재자는 (백종천) 안보실장인데, 도대체 왜 (송 전 장관은) 배석한 비서실장을 걸고 넘어지는가"라며 "많은 사람들이 의도적인 왜곡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이유"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그는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한 것이 사실상 송 전 장관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교수는 우선 "북한 인권결의안을 북한에 물어보면, 북한이 뭐라 하겠는가? 답은 뻔하다. 당연히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라며 당시 참여정부의 결정이 북한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게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서 국정원이 북한의 반응을 탐색할 수 있다. 그 결과를 송민순에게 왜 보여주었겠는가. (송 전 장관이 그것을 보고) 상황 파악 좀 하라는 뜻"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은 통일부의 기권 입장을 받아들였지만 끝까지 외교부 장관의 체면과 위신을 살려주려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라고 지적했다.
즉, 정부의 '기권' 결정에도 계속 찬성 표결을 주장하던 송 전 장관을 설득하기 위해 북한의 입장을 탐색했고, 그 과정이 송 전 장관의 체면과 위신을 살려주기 위한 노 전 대통령의 노력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대통령은 당신을 설득하기 위해 국정원이 탐색한 내용을 보여주었는데, 그것을 간직했다가 이런 식으로 폭로(?)하다니. 돌아가신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면서 "사람 되기는 어려워도 괴물은 되지 말자"라고 송 전 장관에 대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도 결국 북풍(北風)만 불 것이다.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이 또 다시 색깔론의 가면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당하게 대응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동네 동네마다 '고마해라 북풍, 부끄러운 줄 알아라' 플래카드를 걸었으면 좋겠다. 색깔론을 청소하는 파아란 포스터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