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5.14 11:26수정 : 2014.05.14 11:40
진선미 의원, 사고 시각 119-해경 통화 내역 공개
해경 ‘무슨 상관’ 따졌지만 119 막무가내로 종용
세월호가 300명이 넘는 희생자를 가둔 채로 물 속으로 침몰하고 있던 4월16일 오전 10시30분께,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119 상황실은 고위 공직자들이 현장을 방문할 시간에 맞춰 생존자들을 팽목항으로 데려오라고 해양경찰 상황실에 수차례 다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들이 생떼같은 목숨을 잃고 있던 그 순간에 생존자 구조보다는 현장에 내려갈 고위 공직자들의 의전에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이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현안 보고에서,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 사이 해경 상황실과 119 상황실 사이에 오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119 상황실이 사고해역에서 구조돼 인근 서거차도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있는 생존자들을 고위 공직자들이 방문할 진도 팽목항으로 데려오라고 수차례 종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생존자 이송을 요구하는 119 상황실에 해경은 “지금은 구조가 우선인데, 높으신 분들이 어디로 내려오든 무슨 상관이냐”고 따지지만 119상황실은 “생존자들이 서거차도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환자들을 옮겨와야 한다”고 거듭해 요구한다.
진 의원은 “인명 한사람 구조가 시급한 상황에서 119 상황실은 장·차관들 의전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소방방재청장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느냐”고 따졌지만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만 답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해경-119상황실 녹취록> ① 10:34:58~10:36:30 (119상황실 → 목포 해경) 팀장
119 : 지금 환자나 ,헬기등 모든 것을 팽목항에 집결하는가요?
해경 : 아니 지금 한명이라도 구조해야 되니까 서거차도로 무조건 나르고 있음
119 : 서거차도로요? / 119 : 섬이라서 그래요 /
해경 : 지금 이렇게..한다니까요(끊으려고함) 지금 바빠서 끊..
119 : 아 잠깐만요 우리 팀장님 좀 바꿔드릴께요. 그 관계가 있어요
119 : 여보세요. 그거는 아는데요. 보건 복지부랑 중앙부처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가잖아요. 팽목항으로 일단은 중앙부처에서 온다는데 어떻게 하죠?
해경 : 높으신 분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우린 한사람이라도 구조 하는게 우선 아닙니까
119 : 그건 그런다 치고요. 그럼 서거차도로 가십니까. 저희도 그쪽으로 말을 해줘야 하니까 그래요
해경 : 예 저희는 일단은 구조해서 서거차도로 이송시키고 있습니다
② 10:39:09~10:41:01 (119 → 서해지방경찰청) 실장
119 : 지금 환자를 어디로 이송을 하시죠? 지금 보건복지부쪽에서 팽목항으로 의사등 인력 집결중인데 지금 모든 환자를 서거차도로 보내고 있나요?
해경 : 잠깐만요 .. (한참동안 내부의논) 지금 죄송합니다만 어느 병원으로 갈건지 까지는 저희가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119 : 아니 그게 아니고 보건복지부 말로는 사람들이 나오면 병원 갈사람은 병원에 보내고 안갈 사람은 처치하고 그런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 많은 인원이 못가기 때문에 어쨌든 구급차로 이송해야 하지 않습니까
해경 : 지금 사람을 구조하는게 급선무이고 지금 배는 침몰했어요. 구조하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가까운 섬에 내려 놓고 구조하러 가야하니까 일단 나중에 전화하면 안될까요
③ 10:45:32~10:49:55 (119 → 서해지방경찰청)
* 400명 구조가 안된 상황 파악 후 계속 이어지는 통화내용
119 : 지금 현재 79명 무조건 서거차도로 뺴더라고요 요구조자들을요. 그럼 서거차도에서 다시 이송할 방법은 어떻게 하나요
해경 : 그건 나중에.. 인명구조가 우선이니까 그건 나중에 나중 일이구요 지금 많이 바쁘니깐 죄송합니다
119 : 아니요 물론 바쁜 줄 알지만 저희 헬기라든지 구급차, 유조차등 전부 팽목항에 집결하고 있어요 또 중앙 정부에서 집결하고 있는데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서거차도에서 다른데로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다 붕 뜨게 된단말이예요. (중략)
119 : 모든 소방방재청, 보건복지부라든지 모든 내려오시는 분들이 모두 다 팽목항으로 되어 있는데 서거차도에서 환자를 싣고 어디로 나올 것이며 방법이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예요.
해경 : 그 저는 조금 있다 구조하고 나서 인것 같고요 그러면 일단 팽목항에 대기하고 있다고 구조세력에 통보하겠습니다.
④ 10:50:31~10:53:03 (119 상황실 → 목포 해경 )
119 : 지금 서거차도 요구조자를 전부 다 옮기고 있죠. 거차도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나올 예정인가요 ?
해경 : 일단 그 구조가 우선이지 어떻게 바로 나온답니까?
119 : 아니요. 지금 해경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저희 헬기가 전국에서 11대 정도 동원 됐고 구급차 열몇대가 동원됐고 인근에서 헬기에 급유할 유조차들 등 모든 인력장비, 소방과 통보된 모든 유관기관들도 팽목항 그쪽으로 집결하고 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씀하면 안되죠
해경 : 일단 인원이 많다 보니까
119 : 예 구조가 중요한지 아는데 요구조자를 육지로 옮기는 것도 중요 하잖습니까. (중략)
해경 : 그 부분은 그렇게 하신다면 일단은 구조해놓고 무조건 한사람이라도 바다에 있는 분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119 : (중략) 중앙부처에서 전부다 팽목항으로 집결중인데 서거차도에 그대로 있으면 다 발목이 묶인 상태가 되지 않습니까?
119 : 서거차도에 감독자라든지 관리하는 해경직원이 계신가요? 전화번호 몇 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