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상황 만난 문재인, 'DJ·노무현 사진' 든 사연
김광란 광산구의원, 대형 사진 건네... "민주당 정통성 강조하려고 준비"
▲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쓰리샷' 18일 오후 광주 충장로 입구에서 거리유세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사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배웅을 받는 장면이다. ⓒ 남소연
18일 오후 6시 30분께, 광주 동구 충장로 입구. 유세를 마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유세차 위에서 허리를 굽힌 채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성이 문 후보에게 대형 피켓을 건넸다. 문 후보는 건네받은 피켓을 잠시 살펴보더니 곧장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은 환호성을 쏟아냈다.
피켓에는 검은색 롱코트를 입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은 2003년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취임식이 끝난 후 찍힌 것인데, 사진 속 두 대통령은 손을 잡은 채 웃으며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그러던 중 한 여성이 문 후보에게 대형 피켓을 건넸다. 문 후보는 건네받은 피켓을 잠시 살펴보더니 곧장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은 환호성을 쏟아냈다.
피켓에는 검은색 롱코트를 입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은 2003년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취임식이 끝난 후 찍힌 것인데, 사진 속 두 대통령은 손을 잡은 채 웃으며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 5.18의 역사와 함께한 광주 충장로에 선 문재인 18일 오후 광주 충장로 거리유세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문 후보의 뒤편에 5.18의 역사와 함께한 광주충장로우체국이 보인다.ⓒ 남소연
문 후보는 앞서 유세에서도 여러 차례 두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이룬 동서화합의 꿈,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지역구도 타파의 꿈, 저 문재인이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김대중 민주당 깃발을들고 지역주의와 맞서 싸울 때 다른 후보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5월과 8월, 노무현·김대중 대통령님 서거 8주기에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제3기 민주정부의 출범을 자랑스럽게 보고드리겠습니다."
이날 두 대통령의 사진을 들어 올린 문 후보의 행동은 민주당 선대위 차원의 준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응용·김성한 전 해태·기아타이거즈 감독이 붉은색 해태 유니폼을 선물하는 등 준비된 퍼포먼스는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즉 문 후보가 두 대통령의 사진을 든 것은 현장에서 일어난 돌발상황이었던 것이다.
"전날 술자리에서 아이디어 떠올려"
그렇다면 그 피켓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문 후보에게 피켓을 건넨 여성은 김광란 민주당 광산구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문 후보가 유세를 이어갈 때부터 유세차 옆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고, 유세가 마무리되자 문 후보에게 피켓을 전달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이룬 동서화합의 꿈,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지역구도 타파의 꿈, 저 문재인이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김대중 민주당 깃발을들고 지역주의와 맞서 싸울 때 다른 후보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5월과 8월, 노무현·김대중 대통령님 서거 8주기에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제3기 민주정부의 출범을 자랑스럽게 보고드리겠습니다."
이날 두 대통령의 사진을 들어 올린 문 후보의 행동은 민주당 선대위 차원의 준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응용·김성한 전 해태·기아타이거즈 감독이 붉은색 해태 유니폼을 선물하는 등 준비된 퍼포먼스는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즉 문 후보가 두 대통령의 사진을 든 것은 현장에서 일어난 돌발상황이었던 것이다.
"전날 술자리에서 아이디어 떠올려"
그렇다면 그 피켓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문 후보에게 피켓을 건넨 여성은 김광란 민주당 광산구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문 후보가 유세를 이어갈 때부터 유세차 옆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고, 유세가 마무리되자 문 후보에게 피켓을 전달했다.
김광란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산구의원ⓒ 김광란 의원 페이스북
김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통성과 뿌리"를 강조하며 피켓을 전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감옥에 갔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방자치를 쟁취하기 위해 수십일 곡기를 끊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휴전선을 건넜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헌신했다. 그 정신과 그 역사를 이어받고 있는 뿌리 있는 정당이 어딘가. 민주당이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를 떠나 이런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 의원은 "전날 밤 지인들과 가벼운 술자리를 갖다가 내일 문 후보가 온다기에 이러한 생각을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같이 있던 분들이 '내일 김대중과 노무현을 부르자'는 이야기를 꺼냈다"라며 "문 후보가 (두 대통령과 같은) 그런 대통령이 돼 달라고 부탁하는 마음에서 피켓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 사진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김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 앞에서 펑펑 우는 사진도 준비했었다"라며 "그 사진은 인파 속에서 다른 사람이 들고 있다가 미처 문 후보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나는 유세차 옆에 있다가 문 후보가 유세 도중 두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이야기하자 (피켓을) 높이 들었고, 유세 후 (문 후보에게)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감옥에 갔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방자치를 쟁취하기 위해 수십일 곡기를 끊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휴전선을 건넜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헌신했다. 그 정신과 그 역사를 이어받고 있는 뿌리 있는 정당이 어딘가. 민주당이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를 떠나 이런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 의원은 "전날 밤 지인들과 가벼운 술자리를 갖다가 내일 문 후보가 온다기에 이러한 생각을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같이 있던 분들이 '내일 김대중과 노무현을 부르자'는 이야기를 꺼냈다"라며 "문 후보가 (두 대통령과 같은) 그런 대통령이 돼 달라고 부탁하는 마음에서 피켓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 사진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김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 앞에서 펑펑 우는 사진도 준비했었다"라며 "그 사진은 인파 속에서 다른 사람이 들고 있다가 미처 문 후보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나는 유세차 옆에 있다가 문 후보가 유세 도중 두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이야기하자 (피켓을) 높이 들었고, 유세 후 (문 후보에게)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주 전북대 입구 거리유세에서 손을 뻗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수 대변인.ⓒ 남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