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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BC 분위기가 <조선일보> 같다"표현의 자유 페스티벌 2013 개막...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외 5명 토크쇼

13.10.17 18:17l최종 업데이트 13.10.17 18:17l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래 민변)과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가 주최한 '표현의 자유 페스티벌 2013'이 16일 오후 6시 30분에 개막했다. 이 페스티벌은 16일부터 19일까지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억압당하고 있는지,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어떻게 구현돼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약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자리를 메웠다.

개막행사에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 중에서도 '집회, 결사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누리는 언론, 출판의 자유는 돈과 지식,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그러한 자유를 누리는 이는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집회, 결사의 자유'야말로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펼칠 효과적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촛불시위 등에서 볼 수 있듯 정권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통제하려 한다고 전했다.

조국 "모두 입을 모아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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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가 '표현의 자유 페스티벌 2013' 개막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교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에 대해선 '이구동성'으로 '나가!'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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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이어서 이날 개막행사 주제인 '동상이몽'을 인용해,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이라는 '판' 위에서 각자 다른 꿈을 꿀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조 교수는 '이구동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상이몽'이 이루어지는 판을 기울이고, (무엇인가 자유로이 표현하려는 이들의) 마이크를 꺼버리는 사람들에겐 '너는 나가!' 하고 우리 모두 입을 모아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라고 했다.

이날 행사의 중심 프로그램은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언론, 문화, 예술 분야에서 탄압을 당한 대표인사들의 '토크쇼'였다.

박주민 민변 사무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토크쇼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주진우 시사IN 기자, 이용마 MBC 기자,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 팝 아티스트 이하, 사진작가 박정근씨 등이 참석했다. 다들 표현의 자유 문제로 인해 피해를 당했던 그리고 그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 했던 이들이었다.

표창원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 트위터 등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난 후부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억누르면서 기존의 지위(경찰대 교수)를 누려야 할지, 지위나 명예에 연연하지 말고 내 할 말을 하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교수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했다.

백승우 감독은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 중단되는 과정에서 느낀 분노를 이야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보이고 상영관 수도 늘게 되던 상황에서, 갑자기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내렸다. 이유는 '일반 관객의 안전이 위협돼서'였다고 한다"며, "'기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일 뿐인데 '알아서 기는' 상황이 속상하다"고 했다.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자기검열'이 상당히 문제임을 강조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백 감독은 <천안함 프로젝트>를 보러 온 한 50대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했다.

"영화를 굉장히 보고 싶어하셨던 분이에요. 근데 차마 친구들한텐 같이 보러 가자 얘길 못 했데요. 왜 그런 걸 보느냐는 말들을 할까봐"란 말을 했다고 한다. 관심의 자유도 쉽지 않은 사회 분위기를 언급했다.

또한 한 번은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천안함 프로젝트>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질문하고 대답 받는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고 했다. 그런데 한 여학생이 따라오더니 "그 영상 좀 지워주시면 안 돼요?"라고 했다. 그 학생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자기 인터뷰가 영상으로 남들에게 보여져 불이익이 생길까봐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용마 "이명박 대통령 사저 보도할 땐 청와대 입장만 받아쓰는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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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페스티벌 2013'에 참가한 패널들. 뒤쪽부터 팝 아티스트 이하, 영화감독 백승우, 이용마 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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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기자는 언론이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MBC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 말기에 공통적으로 보도했던 '사저 논란'에 대한 보도들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들은 '호화 사저', '노무현 타운' 등의 형식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 논란이 되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선 '중립적으로' 보도하는 내용이었다.

이 기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호화 사저였느냐는 것은 차치하고, 언론은 왜 이명박 대통령 사저 보도를 할 땐 최소한의 현장 취재나 인터뷰도 안 하고 청와대 입장을 '받아쓰기'만 했는지 의문"이라며, "기자는 출입처에서 발표하는 것들을 그대로 믿으면 절대 안 된다, 돌아다니면서 그게 사실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권력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고 감시하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진우 기자는 이어서 "지금 MBC에 가면 분위기가 <조선일보> 같다. (김재철 사장 시기에) 역량 있는 기자들은 거의 다 발을 못 붙이게 되었다"며 MBC의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박정근씨는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의 글을 리트윗했다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까지 당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그냥 걔네가 하는 말 리트윗하고 유튜브에서 약간 교류했을 뿐이다. 근데 압수수색 영장이 날아왔다"며, "집을 수색하는데 조국 교수의 책, 북한에서 찍은 절 사진 그리고 <바로 잡아야 할 우리 역사 37>이란 책 등이 '증거물'이 되겠다"며 다 압수했다. 또, "야동 하나 없는 우리 집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6시간 동안 복사했다"며 그날의 황당함을 이야기했다.

검찰에서 내민 박씨의 구속 요건은 가관이었다. "트위터는 국내 기술로 못 막는다. 그러니 당신의 인신을 구속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주민 변호사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비판하면서 "북한에 대해 농담만 해도 법적으로 처벌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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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작가의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 중 박근혜 대통령을 표현한 포스터. 이하 작가는 지난해 6월 부산의 버스 정류장들에 이 포스터를 부착 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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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티스트 이하씨는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란 이름 하에 전두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그림을 그렸고, 그 그림을 버스 정류장 등 공공시설물에 부착했단 이유로 여러 차례에 걸쳐 소송을 당했다.

이씨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너, 참 용기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 "내가 할 말을 하는 것일 뿐인데 '용기'가 필요한가? 난 한 번도 '용기'를 가지고 뭔가 행동을 한 적이 없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재판 때문에 예술가로서 작품에 에너지를 쏟기 힘든 상황임에도 재판에서 이기고자 하는 것은, 오직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표창원 교수는 "권력자들이 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나? 두려워서다. 독재자와 조폭들은 그래서 '본보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려한다. 그러나 그런 '본보기'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저항하는 순간, 독재자와 조폭은 사라진다"며 시민들의 깨어있는 의식을 주문했다.

박정근씨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예술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재료'들을 보는 눈이 가려진다. 그런 사회에선 위대한 작가가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이하씨는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오마이뉴스 퍼옴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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