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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대통령인가? 국민인가, 상시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신년 회견은 국민들이 그동안 수없이 당한 ‘지록위마’의 결정판
잇따른 의혹에도 김기춘·문고리 3인방에게 무한한 신뢰 보내
측근들이 대통령 보좌하는가, 대통령이 측근들을 보좌하는가
곽병찬 대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90
“모두발언 보다가 꺼버렸어… 할 말이 없어.” “다른 일 때문에 띄엄띄엄 보느라 잘 모르겠어… 언론은 좀 비판하겠던데.” 오랫동안 대통령과 동고동락을 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오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나타낸 반응들입니다. “나는 노 코멘트, 말 안 해.” 한 당직자의 말은 새누리당 사람들의 심정과 처지를 잘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입술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할 텐데, 한마디 하기가 힘들었던가 봅니다.
누구보다 ‘새’ 된 사람은 김무성 대표였습니다. 김 대표는 어제 대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통령은 굉장히 고생하는데, 밑에 사람들이 잘못 모셔서 요새 대통령께서 머리 아파 죽으려 한다. … 나부터 대통령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나 대통령은 ‘밑에 사람들’ 때문에 전혀 머리 아파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김 대표가 지목했을 법한 사람들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표시했습니다.
비서실이 난장판이 되도록 방임한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정말 드물게 보는, 정말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비서실장의 지시도 거역하면서 사표를 내던진 김영한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항명이 아니라, (국회에) 나갔다가 … 문제를 더 키우지 않을까, 문건 유출에 책임지고 나”간 분으로 관대하게 이해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들에 대해서는 특히 단호했습니다. “묵묵히 고생하면서 자기 맡은 일을 하고…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할 수 있겠는가.” 제 몸처럼 그들을 감쌌습니다.
대통령의 생각이 그런데, 밑에 사람들의 잘못 운운한 김 대표는 그야말로 쪽박만 차게 됐습니다. 찌라시 작성해 유출시킨 음해세력으로 매도되지만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소감을 묻는 말에, ‘대변인에게 들어봐, 내가 무슨 이야기를…’이라고 꼬리를 감춘 것은 그런 형편의 반영일 겁니다. 신년 회견을 계기로 청와대 비서실의 난맥을 처리하고, 국정 운영의 부담을 덜 수 있기를 바라던 이들은 흙탕물을 흠뻑 뒤집어쓴 셈입니다.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김영한 민정수석(왼쪽 둘째)이 12월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눈을 감은채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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