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대변인의 시같은 논평 “우리 이름은 엄마”

등록 : 2014.06.03 13:54수정 : 2014.06.03 15:36

 

도종환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선대위 대변인 도종환 의원
“엄마의 행동만이 주저하는 사람들 움직입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종환 의원이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3일 ‘시인’의 언어로 한표를 호소했다.

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우리의 이름은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브리핑에서 “아이들의 목숨은 이미 끊어졌지만 영혼은 살아남아서 지나온 자기 생에 대한 두려움과 온갖 환영에 시달리며 지난 49일을 보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기도를 하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가에 따라 이들의 영가(靈駕)가 어느 곳에 환생하는지가 정해진다고 불교에서는 말한다”며 “우리는 그들의 영혼에 무슨 답장을 썼느냐”라고 물었다. 그는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이 “저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이다. 잊지 않겠다고 위로해달라”고 호소한 것을 언급하며 “엄마의 마음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 대변인은 “선거가 끝나고 나면 백무산 시인의 탄식처럼 분노는 안개처럼 흩어지고 슬픔은 장마처럼 지나가고 아, 세상은 또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승리의 환호로 세월호를 잊고, 선거에서 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패배로 죄를 씻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선거가 끝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선거보다 몇 배 몇 십 배 크고 무거운 당대의 과제라는 걸 인식하는 이가 엄마”라고 말했다. 이어 여권을 겨냥해 “아이들이 가장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했던 순간 아이들을 외면했던 이들이 도와달라고 피켓을 들고 있다. 부끄러움을 잊은 사람들”이라고 비판한 뒤 “누가 슬픔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세상을 함께 책임지고 바꾸어 갈 수 있을지 엄마의 마음으로 헤아려주십시오. 그 마음을 투표로 보여주십시오. 엄마의 이름으로 책임을 묻고 세상을 바로잡는 일에 함께 해 주십시오. 엄마의 행동만이 주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게 49일째인 오늘,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우리의 영혼의 답장이 될 것입니다”라고 논평을 끝맺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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