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이 온 나라는 물론 전 세계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은 사과했고, 검찰은 최순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진상 규명은 물론, 향후 국정은 어떻게 운영해야할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검찰의 수사는 ‘쇼’라는 의혹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고, 국정 운영 대책으로 거론되는 책임 총리와 거국 내각에 대해서는 정당과 계파 별로 시각이나 속내가 다르다.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위원이 2일 공개한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128회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을 준비하라’에서는 안개 속의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한다.
※이제야 알 게 된 네 가지
■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
대통령 선거는 계약행위와 같다. 대선후보는 시민을 위한 약속을 하고 시민은 그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켜 그의 약속이행을 조건으로 그에게 시민의 주권을 위임하기 때문이다. 이 계약을 이행하려면 다음 두 가지가 사항을 지켜야 한다. 하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가령 박근혜가 후보라면 계약 당사자도 박근혜이므로 대통령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박근혜가 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을 도와 국정을 책임질 인물은 공개적으로 추천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일정한 직위에 앉히고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런데 박대통령은 이 두 가지 계약을 모두 깼다. 우선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었다. 박대통령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시민의 허락도 받지 않고 몰래 자신이 믿는 사교의 교주 최순실에게 넘겼다. 그리고 대통령을 도와 국정을 책임질 인물 역시 최순실이 비밀리에 결정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흔히 박근혜 정부라고 잘못 불리웠던 그 정부의 올바른 이름은 최순실 정부다. 그림자 정부가 박근혜 정부라는 껍데기를 쓰고 이 나라를 통치한 것이다. 이건 사기 결혼 같은 것이다. 처자식이 딸린 남자가 처녀를 속여 결혼하는 것과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인가 얼핏 떠오르는 영화 제목이 있다.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
그런데 사기결혼하고 4년이 흘러 아이들도 낳은 상태라면 원상 회복은 불가능하다. 사기 계약도 마찬가지다. 속은 자만 손해 보게 되어 있는 일방적 게임이다. 그래도 지난 4년간이 행복했다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도 행복할 것 같지 않다. 완전히 잘못된 결혼이다.
■ 1인 통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 사기결혼을 무효화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그가 진짜 대통령의 출현으로 가짜임이 들통 났는데도 계속 그 자리를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1인 통치라고 했지만 실제 2인 통치였다. 박대통령이 이제야 진정한 1인 통치가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것일까?
■ 불통의 원인- 외계인과 지구인의 대화
불통의 원인은 대통령과 시민이 쓰는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그들만의 종교적 언어, 그들이 주술을 욀 때 쓰는 전문용어, 외계인의 언어를 썼고 당연히 시민들은 그걸 이해할 수 없었다.
■ 두 개 얼굴을 가진 박근혜
첫째, 우리가 아는 박근혜와 우리가 모르는 박근혜, 두 개의 얼굴이 있다. 우리가 대통령으로 뽑은 이는 ‘우리가 아는 박근혜’이다. 악령에 사로잡힌, ‘우리가 모르는 박근혜’를 우리는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없다.
둘째, 대통령 이전과 대통령 이후의 박근혜, 두 개의 얼굴이 있다. 당대표, 당비상대책위원장이거나 대선주자였을 때 즉 대통령되기 이전의 박근혜는 많이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정치권력은 있었지만 대통령 권력만은 못했기 때문에 막후의 최순실의 힘 역시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그래서 조금 이상한 데가 있다는 소문으로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박근혜는 이전의 박근혜와 완전히 다르다. 온전히 홀로 권력을 손에 쥐게 된 박근혜는 남의 간섭 없이 권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과거 박근혜와 과격한 단절을 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되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다. 그러나 박근혜는 거의 새로 태어난 박근혜 같았다. 개종하듯이 그의 기존 참모를 다 내친 그는 오직 한 사람에게만 매달렸다. 최태민이다. 박근혜 참모는 이제 최태민 일가 뿐이다. 이 절대성, 이 신성함을 누구도 훼손할 수 없었다.
셋째, 최순실 있는 박근혜와 최순실 없는 박근혜, 두 개의 얼굴이 있다. 그는 멀리는 나이 20대부터 지금까지 최순실과 함께 한 인생이었다. 가까이는 대통령되고 지난 4년간 최순실과 함께 국정을 책임진 국정의 동반자, 국정의 사령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처음으로 최순실 없는 박근혜, 최순실 없는 대통령으로 살아가야 한다. ‘내 마음속의 대통령’을 잃은 박근혜는 이제 누구와 국정을 논하고 누구의 판단에 의존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까? 박대통령에게도 처음이지만, 한국 전체도 최순실 없는 국정이라는 새로운 모험을 앞두고 있다. 박근혜는 몰락한 왕조의 공주처럼 풀이 죽을까, 아니면 홀로 일어서 여왕으로 거듭날까?
※어지러운 정국의 쟁점들
■ 새누리당이 국정 수습의 주체인가
프랑스 대혁명을 보면 초기 혁명의 주체가 혁명의 대상이 되고 새로운 혁명 세력이 등장하지만 이 또한 몰락하기를 반복한다. 결국 거대한 흐름에 다 휩쓸려간다. 초기 누가 승세를 잡았는가 하는 것으로 대세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10·26 때도 정승화 계엄사령관이 권력을 잡을 것 같았지만, 전두환이 등장한 바 있다.
처음 박근혜 최순실 국정문란 정국을 주도한 쪽은 야당이었다. 민심을 배경으로 진상 규명, 특검 도입, 거국적 중립내각을 동시다발적으로 요구하며 박근혜 정권을 정신 못 차리게 했다. 청와대는 침묵과 변명으로, 새누리당은 특검 대신 검찰 조사, 책임총리로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하야, 탄핵을 요구하는 분노한 시민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민들의 거국적 저항으로 정권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 새누리당은 결국 거국적 중립내각,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설 특검, 청와대 개편의 카드로 정국을 역전시켰다. 특검 협상은 결렬됐지만 어쨌든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실현 가능성이 없지만 일단 중립내각을 주장하며 정국 수습에 나서자 야당은 지켜보다 한 동안 끌려다녔다.
이건 아무래도 이상한 장면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문란 사태’를 초래한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이다. 그런데 친박 지도부가 자기 쇄신 없이 국정 수습을 이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의 나팔수이자 첨병이자 전위로서 박근혜 실책을 바로 잡은 게 아니라 부추긴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우선 박근혜-최순실 국정문란에 부화뇌동하고, 국정파탄낸 것에 대해 석고대죄해야 한다. 그런데도 박대통령에게 몇 가지 주문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자기 과오를 묻어두고 국정문란 사태를 은근슬쩍 넘기려는 것이다. 게다가 청와대는 “흔들림 없는 국정 운영을 하겠다”며 계속 국정을 장악할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수습을 주도하고 국정문란의 핵심 인물인 박대통령이 여전히 국정 전면에 나선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그렇게해서는 정국을 안정시킬 수도, 진상을 규명할 수도, 책임 물을 수도 없게 된다.
게다가 검찰은 국정문란의 당사자인 박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아예 배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거국 중립 내각 운운하며 책임 총리 이름을 거론하고 검찰이 뭔가 캐내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해 민심을 조금 달래서 다급한 위기를 넘길 생각만 하고 있다. 박대통령은 청와대에 그대로 있고,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도 그대로, 검찰도 그대로 변함이 없다. 뭔가 대단한 폭풍우가 몰아친 것 같은데 세 기둥이 끄떡도 않고 서 있는 것이다. 이렇게 청와대, 새누리, 검찰 3자 합작으로 이 국면을 넘기려고 하는데 야당이 손 놓고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래서인가, 야당이 뒤늦게 정신 차리고 새누리의 거국중립 내각 논의를 거부하고 진상 규명 우선을 주장했다.
※거국 중립 내각을 둘러싼 쟁점들
■ 야당의 중립내각 대 야당의 중립내각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거국 중립내각을 수용해서 대통령에게 건의했는데 이제 와서 민주당이 반대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용어는 같지만 여야의 거국 중립 내각은 그 내용이나 발상이 전혀 다르다. 그런데 마치 여야가 한 목소리로 거국적 중립내각을 주장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여당이 전제 조건을 거론하지 않은 채 중립내각을 내세우며 야당안을 수용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여당은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위기 국면을 탈출하는 게 우선이다. 그걸 위해 내놓은 것이 중립내각이다. 여당의 중립내각은 박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를 전제로 무색무취한 새 총리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본래 의미의 중립내각과는 거리가 멀다. 말하자면 중립 내각을 내세움으로서 시민들의 분노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겠다는 계산이다.
여당은 중립내각이 아니라, 중립내각 흉내를 내려는 것이다. 우선 특별한 색깔이 없는 인물을 책임총리라는 이름으로 영입한다. 내각 지휘권도 일정 부분 총리에게 넘겨주면서 가급적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지 않게 한다. 물론 대통령 권위는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실질적 통치권을 행사하되 책임은 총리에게 지운다. 말하자면 총리를 방패막이로 삼는 방법이다. 만일 이 중립내각에 야당을 끌어들이면 국정 수습이 가능해진다. 야당도 국정의 동반자가 되므로 박근혜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여당과 함께 공동책임을 지게 된다. 말하자면 야당의 발을 묶는 것이다.
야당도 중립내각의 조건과 내용을 분명히 하고 순서를 하나하나 밟아갔어야 했는데 한꺼번에 요구를 쏟아내면서 여당 주장과 뒤섞이고 겹쳤다. 뒤늦게 문제점을 감지한 야당이 여당의 중립내각과 차별화를 하며 반대로 돌아섰다. 야당이 주장하는 중립내각은 명실상부하게 박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내각을 말한다. 그러자면 대통령 탈당, 대통령의 실질적 국정 이양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 선 진상규명 후 중립내각
이제부터는 순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 먼저 명명백백한 진상 조사를 요구해야 한다. 그 다음 대통령의 국정 2선 후퇴, 마지막에 중립 내각을 제기해야 한다.
진상 조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박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 그러므로 검찰이 박대통령을 수사하라고 요구하고, 박대통령이 수사를 자청하라고 압박해야 한다. 이건 논평 몇 번 내는 것으로 될 일이 아니다. 박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시민들의 거대한 분노를 결집하고 야권 전체가 한 목소리로 요구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여론이 비등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상설 특검이라는 새누리당은 관철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독립적 특검을 여당이나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그 다음에는 대통령 탈당, 대통령의 일선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 박대통령이 이를 모두 수용하면 이 때야 말로 중립내각의 여건을 마련한 것이므로 중립내각 구성으로 국면을 옮겨가야 한다.
■ 거국 중립내각의 한계와 가능성
자기 권력에 대한 집착이 유별난 박대통령은 거국 중립 내각의 두 조건, 즉 대통령 탈당, 일선 후퇴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 새누리당이 탈당을 요구할 때 혹시 탈당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일선 후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거부할 것이다. 이 경우 거국 중립 내각은 불발된다.
시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대통령이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다. 박근혜 햐야, 퇴진, 탄핵이 그저 분노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민들이 요구 사항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여야가 적당히 타협으로 넘어갈 경우 민심의 쓰나미에 정치권 전체가 침몰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섣불리 이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단하고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 다음 정부까지는 1년 4개월이나 남아 있다. 한국 정치의 시간으로는 천문학적인 시간이다. 역전과 재역전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박근혜 복권, 거국적 중립 내각, 퇴진. 먼저 박근혜 복권 가능성을 검토해 보자. 야당이 적당히 타협한 결과, 박대통령이 일정한 수습 과정을 거쳐 권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물론 야당이 탄핵 추진 등 지나친 공세로 인한 역풍 때문에 박근혜권력이 부활할 수도 있다. 박대통령이 진솔한 사과, 진상 규명과 처벌을 한 뒤 일정한 국정 쇄신을 통해 재기할 수도 있다.
둘째, 박대통령이 시민과 야당의 요구에 밀려 명실상부한 거국적 중립내각을 수용할 수도 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 나아가 국정 지휘자가 될 수 있다. 이 과도기 통치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집권까지 하는 것이 야당으로서는 소망스러운 시나리오이지만, 과도기 통치에 나쁜 평점을 받고 그로 인해 대선에서도 실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지금 야당은 3당 체제이기 때문에 국정 책임을 질 경우 야당간 협력을 통해 원만하게 이끌지, 여당과의 관계를 주도할지 미지수이다.
셋째, 박근혜의 퇴진이다. 현재 불가능한 시나리오 같지만, 실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의 퇴진, 하야이다. 현재는 퇴진 이후 대책이 없어서 여야 모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민 다수가 원하는 것이 퇴진이라면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남은 1년 4개월간을 박근혜 정권으로 계속 남겨둔다 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 1년 4개월 지속할 수 있는 과도기 통치라는 것이야 말로 상상력의 극치일지 모른다. 박근혜 중심 과도기이든, 거국 중립내각에 의한 과도기 이든 국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선 국면에서의 장기간 과도기란 살얼음 판처럼 불안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어쩌면 조기 퇴진으로 시민, 여야 의견이 모아질 수도 있다.
※새누리당 무엇을 해야 하나
■ 새누리의 상대는 야당 아닌 박근혜
새누리당은 야당할 각오로 박근혜와 대결해야 한다. 새누리의 상대는 이제 야당이 아니다. 새누리당을 누가 망쳤나. 박근혜다. 박근혜 살리려서 새누리당도 살겠다는 공생 공존 전략은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 이번 국정문란 사태는 일시적인 국면이 아니라 4년간 축적된 것이기에 수습한다는 관점에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 박근혜-최순실은 분리 수술 불가능한 샴 쌍둥이
새누리당이 망가진 정권을 이고 대선 고지를 넘는 것은 무리다. 새누리당은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라는 벽을 돌파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지금 최순실과 박근혜의 분리 수술로 위기를 넘기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최순실에 손을 대면 박근혜도 망가질 수 밖에 없다. 박근혜를 하루라도 빨리 포기해야 한다. 그 과업을 이정현 지도부가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도부 교체가 시급한 것이다.
※야당은 무엇을 해야 하나
■ 다양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민심의 흐름은 거침이 없고, 어느 때는 태산 같이 밀려오기도 한다. 거대한 파도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여기에서 야당도 벗어날 수 없다. 야당은 파도 밖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야당은 풍경화 담은 액자의 밖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풍경화의 일부이다. 야당은 파도일 수도 있고, 파도에 휩쓸리는 존재일 수도 있다. 시대 흐름과 민심을 받들면 파도와 함께 쇄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거대한 파도를 마주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 앉아서 기다리지 말라
야당, 피할 수 없으면 맞서야 한다. 조용한 집권 꿈도 꾸지 말라. 박근혜 정권이 스스로 망가져서 야당에 정권을 헌납할 것이고 그 때까지 앉아서 받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야당 차례가 돌아온다. 국정 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국정을 이끌지 야당이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위기 관리의 차원을 넘는 일이다. 장기전에 준비해야 한다. ‘포스트 박근혜 정권’,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에 대비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거대한 민심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민심의 거대한 흐름 앞에는 장애물이 없다. 그 앞에서 소꿉장난할 생각하지 마라. 모래성을 쌓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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