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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겠습니다, 진짜 사퇴할 사람이 누군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학술원 개원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17시15분 당신의 첫마디 “구명조끼 입었는데 발견 힘듭니까”
사고 후 8시간이나 지나도록 당신은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곽병찬 대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66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이번엔 국회 앞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광화문에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를 무고하게 잃은 부모들의 목숨을 건 호소이니, 도끼를 지고 엎드려 상소하던 조선조의 ‘지부상소’나 다름없습니다. 국회의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방해로 진상에 접근하기는커녕 눈꼴사나운 파행만 일삼고, 이번엔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진상 규명보다는 진실을 미궁에 빠트리는 쪽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참다 못해 단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심중의 말도 꺼냈습니다. “국민이 여당에 대해 기대조차 안 한다는 것! 이 얼마나 불행한 나라입니까.” 유가족들은 정치적으로 오해를 받을까 그동안 어느 당에도 기울거나 어느 당도 멀리 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만 삭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새누리당을 지목했습니다. 오로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유가족에게까지 온갖 설움과 모욕을 줬던 이들에 대해 참았던 분노를 터트린 겁니다. 유가족의 말대로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게 불행하고 서글픕니다.
그러면 유가족의 가슴에 그렇게 한을 쌓아올린 게 새누리당만일까요? 모든 게 내 책임이라던 당신의 책임은 지난 6.4 지방선거로 사라진 것일까요? 아마도 당신은 청와대 경내, 비서실장도 모르는 어디선가 이 상황을 지켜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눈총은 새누리당으로 쏠리고, 덩달아 새정치민주연합도 외면당하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달 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세월호 악몽은 영원히 말소될 것 아닌가.
그래서 일거수 일투족은 ‘선거 모드’로 바뀌었나봅니다. 후보 등록이 끝나자마자, 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경기도 김포의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달려갔습니다. 된장 두부 양파 콩나물 따위를 장바구니에 넣고, 지역 쌀로 만든 떡이나 인삼음료도 마시며, 선거 때마다 당신이 빼놓지 않고 하던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누가 그것을 민생 행보 혹은 창조경제 고무 차원으로 보겠습니까.
사실 그런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미 전북 완주 등에서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김포가 처음인 양 추어 세웠으니, 여전히 국민이건 농민이건 언제든 속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어떤 참사가 일어나도,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 열심히 여당을 도와주는 야당 지도부가 있는데 얼마나 쉬운 일인가, 다행히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가 있으니 세월호 탈출은 시간 문제!’ 게다가 새누리당 전당대회에까지 참석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가 골백번 치러진다고 한들 세월호 참사에서 당신의 책임이 사라질까요? 참사 당시 ‘당신의 진실’이 바닷속에 수장될까요? 새누리당이 이번 국정조사에서, 유일하게 한 일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지방 선거에서의 기상천외한 대국민 약속을 실천한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회의장에서 쫓아내고, 출입을 금지시키고….
그러나 설사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부단한 도움으로 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그때 아이들이 죽어갈 때 세월호 선장이 도망치듯 어디론가 사라져 나타나지 않던 당신의 책임은 잊혀질 수 없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그런 역사적 죄과에서 벗어나는 길임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그럼에도 당신과 새누리당은 유병언씨처럼 도망과 기망을 능사로 알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2014년 5월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 흘리는 모습(왼쪽)과 2014년 4월16일 ‘침몰하는 세월호’(오른쪽) 모습 /이정용 김봉규 기자 |
곽병찬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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