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의 세상이야기에서 퍼옴
제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탕왕이 걸왕을 유치하고, 무왕이 주왕을 정벌하였다고 하는데, 정말 그러한 일이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옛 책에 있습니다." 왕은 다시 물었다.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는 것이 옳습니까?" 맹자는 말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를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합니다. 잔적(殘賊) 한 사람을 일부(一夫)라 이르니, 일부(一夫)인 자를 베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 일부 : 시정잡배
맹자에 대한 기록 중 그가 주장한 '역성혁명'의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일화다. 맹자는 인과 의를 해치는 군주는 군주가 아니라 시정잡배에 불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한 자들이 지도자의 위치에 있을 때 백성의 안위를 위한 역성혁명을 시도하는 것은 옳다고 했다. 잘못된 지도자의 존재가 공익을 해친다는 이유다.
지난 대선,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인(仁)과 의(義)를 수호하는 대통령이라면 이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에 대한 일벌백계를 주문하는 것이 옳다. 헌데, 박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본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고. 개혁의 대상인 국정원에게는 셀프 개혁을 요구했다. 그리고, 국정조사가 끝날 즈음이 되니 정쟁을 멈추고 민생문제에 힘을 쏟자고 한다. 일련의 상황을 돌아보면, 대통령은 우리사회의 "의(義)"를 바로 세우는 것에 관심이 없다. 이러한 지도자는 맹자에 따르면 역성혁명의 대상이다.
최근, 분노에 찬 일부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이 급진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에 공감은 할 수 있을 듯 하다. 헌법을 지키겠다고 맹세한 대통령이 국가기관의 헌법유린에 눈 감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절망적인 이유다. 국민들의 대통령 하야 주장에 새누리당 등은 대선불복 행위라며 비난한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2월 대선결과를 수용하고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봤다.
그럼에도, 오늘 대통령 하야 요구가 나오는 것은 대통령이 국기문란 사건에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의(義)"를 바로 세우는 것에 소홀한 지도자는 필요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대선 불복이라며 자신들이 짜놓은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파렴치한 행위다.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 개입 의혹이 시작된 지도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언제까지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킬까. 침묵이 오래 지속될 수록 그녀 자신이 "역성혁명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대통령은 모르는 것일까. 국민들이 대통령을 "역성혁명"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전에 대통령은 조속히 국정원 개입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진실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이 논란의 끝에는 "역성혁명"만이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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