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범죄의 수혜자"
13.12.30 10:42
최종 업데이트 13.12.30 10:42▲ 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대비, 앤드류 부부. 부부는 강정마을 영국 연대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런던대학에서 초청강연을 주최한 부부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는 모습을 잡은 것이다. | |
ⓒ 이주빈 |
영국 런던에 사는 앤드류(Andrew)·대비(Debbie) 부부. 이들은 지난 2000년에 결혼해서 지금까지 만 13년을 남편의 고향인 런던에서 살고 있는 '런던 사람(Londoner)'들이다. 하지만 부부의 제일 큰 관심사는 한국이다.
지난 21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18대 대선 1주년 부정선거 규탄집회'에 참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집회에서 부인인 대비씨는 사회를 보았다. 남편 앤드류씨는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공격을 받아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대자보를 들고 시위를 했다.
정작 한국에 살 때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는 대비씨.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영방송이 보도하지 않은, 다른 뉴스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충격도 받고 마음도 아파서 처음에는 무시하고 싶었지만 계속 머릿속에 남아 그럴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SNS를 통해 조금씩 활동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초부터는 오프라인 활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남편 앤드류씨도 마찬가지. 한국 근대사에 관심은 많았지만 트위터를 통해 '특별한 사건'을 접하기 전까지는 한국의 현실사회 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진 않았다. SNS가 이들 부부에게는 한국의 현실에 관심을 갖게 하는 각성제였던 것이다.
부부에게 충격을 준 특별한 사건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이었다. 부부는 "노조에 대한 탄압과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는 한국 국민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정부가 미디어를 조종해서 자국민들이 무관심을 유지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가장 큰 애국은 정부의 잘못 비판하는 것"
외국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실제로 어떤 이들은 해외 나가 살고 있으면 모국이 잘되라고 기도해야지 왜 나라 망신시키는 시위를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그들에게 주는 이 부부의 답은 분명했다.
"가장 큰 애국은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부패한 정치에 반대하여 집회를 하는 것은 애국이지요. 그러나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짓이나 그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지지하는 일은 애국이 아닙니다."
▲ 지난 21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부기관으로부터 공격을 당해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남편 앤드류씨. | |
ⓒ 대비 제공 |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다가오는데 부부는 박근혜 정부 1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냐고 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기관의 불법대선개입이라는 커다란 범죄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박 대통령의 '대통령직'을 비합법적인 것으로 만드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준 터무니없는 범죄의 수혜자인 것이지요.
박 대통령이 범죄의 수혜자라는 사실은 지난정권에서 이뤄지던 인권, 노조 그리고 보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계속 이뤄지거나 오히려 거세지는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해 보여요. 현재 철도파업 노동자에게 행해지고 있는 난폭한 박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어요. 이 때문에 저희 부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런던의 한 대학에서 일한 지 10년이 넘은 대비씨는 근무 시간이 끝나면 다양한 한국 관련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얼마전부터는 해외 동포들이 참여하고 있는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네트워크'에 한국관련 기사나 포스팅 등을 번역하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교육관련 일을 하고 있는 앤드류씨 역시 한국과 연관된 각종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시국 관련 모임 외에도 한국영화, 콘서트, 전시회 등 한국문화 행사에 부인 대비씨와 함께 하고 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페이스북에 '강정마을 - 영국 연대팀(UK Solidarity for Gangjeong, Jeju)'을 만들어 제주해군기지 반대 여론을 확산하는 온-오프라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SNS를 통해 온라인 인터뷰를 한 부부는 '안녕하세요'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에 있는 독자들에게 전할 이야기를 부탁했다.
"현 정부는 무관심과 공포라는 오래된 독재정권의 전술로 정권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안녕하지 못 합니다' 대자보 현상은 젊은이들이 사회의 모든 면에 지대한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저희 부부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길 바라고 있어요.
특별히 젊은 세대에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독립적인 매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진실을 찾아내 달라고 호소하고 싶어요. 제 친구가 말했듯이 정치적이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관심을 가지면 되니까요."
▲ 21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부정선거 규탄대회. 교포를 비롯 약 90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서 부인 대비 씨는 사회를 보았다.
오마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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