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빚내서라도 무상보육 책임지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단위기에 처한 "0~5세 우리 아이들 무상보육을 위해 서울시가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정부의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기재부장관은 만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며 "돈이 없어 쩔쩔 매고 추경은 커녕 감추경이라도 해야 하는 어려운 사정을 뻔히 알면서 추경하면 돈 주겠다는 중앙정부의 태도에 서울시는 커다란 절망의 벽을 느꼈다. 서울시가 이 정도인데, 말도 못한 채 끙끙 앓고 있는 다른 시,도 지자체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냐"며 정부의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 |
ⓒ 남소연 |
[기사 재보강 : 5일 오후 8시 22분]
바닥난 무상보육 재정 문제로 정부와 서울시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20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무상보육 재정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6900억 원을 발행한 뒤 4년 만의 일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서울시청에서 한 기자 브리핑에서 "0세~5세 아이들의 무상 보육을 위해 서울시가 20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며 "1천만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힘들게 결단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무척 서운, 큰 절망의 벽 느껴... 현오석 만나주지도 않아"
올해 서울시는 무상보육에 1조 656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가 실제 편성한 예산은 6948억 원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족분 3700억 원중에 올해 말까지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1350억 원을 제외한 2000억 원을 지방채를 발행해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무척 서운하다"며 "심지어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만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돈이 없어 추경예산은커녕 (세입만큼 세출을 줄이는)'감추경'이라도 해야 하는 어려운 사정을 알면서도, 추경 편성해야 돈을 주겠다는 정부의 태도에 큰 절망의 벽을 느꼈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또 무상보육 예산 지원을 요구하는 광고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새누리당도 비판했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어떻게 정치적 논쟁이 될 수 있겠느냐"며 "선거운동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정치적 억지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상보육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무상보육을 위한 지방채 발행은 올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야만 한다"며 "박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무상보육 같은 복지정책은 중앙 정부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지자체 지방채 발행, 도미노로 이어질까?
▲ 박원순 "빚내서라도 무상보육 책임지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단위기에 처한 "0~5세 우리 아이들 무상보육을 위해 서울시가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정부의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기재부장관은 만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며 "돈이 없어 쩔쩔 매고 추경은 커녕 감추경이라도 해야 하는 어려운 사정을 뻔히 알면서 추경하면 돈 주겠다는 중앙정부의 태도에 서울시는 커다란 절망의 벽을 느꼈다. 서울시가 이 정도인데, 말도 못한 채 끙끙 앓고 있는 다른 시,도 지자체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냐"며 정부의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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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울시는 '정부 지원 비율이 낮다'며 정부에 지원을 요구해 왔다. 정부는 보육 관련 예산과 관련해 다른 16개 시, 도에는 50%를 지원하지만 서울시는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20%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서울시 보육사업 기준보조율이 20%지만 종로구와 중구, 강남구, 서초구 등 4개 구를 제외한 21개 구가 30%의 보조율을 적용받고 있어 실제 국고보조율은 28.8%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 부담을 80%에서 60%로 내리는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지만 현재는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표류 중이다.
시는 공적기금으로 지방채를 인수하는 안을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만일 정부가 지방채 인수를 거부할 경우 지방채는 시 부담으로 남게 된다. 또 올해 4000억 원에 달하는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은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극복할 방침이다.
서울시 25개 구청장협의체인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서울시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들은 "재정난에도 추경편성을 하기로 결단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환영의 뜻을 보낸다"며 "정부와 국회는 서울시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을 즉시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서울시의 결정을 비판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 "오늘 기자회견에서 한 가지 빠진 게 바로 박원순 시장의 사과"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국회와 함께 올해 추가로 소요되는 보육예산을 위해 지자체가 추경을 편성할 때 지원할 수 있는 지원금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며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는 이를 기준으로 보육료 및 양육수당 예산을 편성했고, 추경을 통해 예산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하지만 우리나라 지자체 중 가장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는 유일하게 추경 편성을 거부하는 몽니를 부렸다"며 "무상 보육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며 해결을 질질 끌어오다, 마치 대승적인 결단이라도 내린 것처럼 선심을 쓰듯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비판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최정은 연구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은 무상보육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이 드러난 결과"라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채 발행을 밉보일까 못했지만 서울시의 선례로 '지방채 발행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지방채는 중앙 정부의 부담이자 곧 국민의 부담이 된다"며 "내년에도 똑같은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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