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가득 메운 시국미사 "특검 필요 없다, 대통령 해임"

[현장] 천주교 광주대교구 '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

14.02.10 18:42l최종 업데이트 14.02.11 10:2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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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사퇴' 요구하는 사제들 '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시국미사에 참석한 사제들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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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한 마디 없는 대통령에 더 이상 기대하지 말고 당당히 국민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구차하게 특검을 구걸하지도 말자. 모두가 나서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해임시키자."

성당은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묵직한 오르간 소리로 가득 찼다. 성당을 가득 메운 사제와 신도는 성가와 함께 낮은 목소리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윤민석 작사·곡 '헌법 제1조')는 노랫말을 되뇌었다.

'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 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연 이번 시국미사에는 광주대교구의 김성용·정규완 원로신부, 전주교구 문규현 신부 등 사제 110여 명과 신도 1000여 명이 모였다. 광주대교구뿐만 아니라 전국의 사제·신도가 남동5·18기념성당을 찾아 미사가 열린 본당 건물 앞마당까지 미사에 참석하려는 이들로 가득 찼다.

강론을 한 정규완 원로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는 가치의 틀 안에 안주하지 말고, 흙을 묻히고 상처를 입더라도 세상에 투신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몸소 실천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자진해 사퇴하는 일도 이제 사치스러운 상황이 돼 버렸다. 시민들이 불같은 의지를 모아 해임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로 천주교는 서울, 수원, 거제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시국미사를 열게 됐다. 17일과 24일에도 각각 원주와 서울에서 시국미사가 예정돼 있다.

"대통령 침묵, 국민 인내심 한계 이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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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연 이번 시국미사에는 사제 110여 명과 신도 1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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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연 이번 시국미사에는 사제 110여 명과 신도 1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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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국미사에서 정 원로신부는 '침묵하는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2012년 대통령선거 이후 '국정원 사태' 정국에서 보인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를 지적했다.

'박근혜 선거캠프의 국정원 직원 김하영 두둔', '서해북방한계선(NLL) 및 김무성 찌라시 논란', '채동욱·윤석열 찍어내기와 그 과정에서의 청와대 직원 개입' 등을 거론한 정 원로신부는 "국정원, 국방부, 청와대 등은 일이 터질 때마다 개인 일탈이라고 하는데 웬 개인일탈이 이렇게 많나"라며 "개인 일탈이 상습적이고 통상적인 것이 돼 버렸다는 건 곧 집단일탈이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어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등 아무런 사과도 하고 있지 않다. 국민이 장난감인가, 노리개인가"라며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국민이 참아내기에 한계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국미사에 참석한 사제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신도들의 꾸준한 관심을 요구하기도 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인 이영선 신부는 "누군가의 죄를 묻기 위해 기도를 하는 건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우리의 땀과 피가 함께 있어야 진리가 서고 정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된) 이 싸움 언제까지 계속되겠나. 어쩌면 길고 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악의 일상성에 대응하는 선의 일상성을 통해 우리들이 잃어버렸던 가치를 다시 찾아나갈 때까지 모두 힘이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광주대교구, 지난해 10월 이은 시국미사... 보수단체와 큰 마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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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미사 성당 들어서는 사제들 '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연 이번 시국미사에는 사제 110여 명과 신도 1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국미사 직전 사제들이 남동5·18기념성당 본당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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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 밖에서도 시국미사 '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연 이번 시국미사에는 사제 110여 명과 신도 10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자리가 없어 성당 안에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이 성당 앞마당에 앉아 시국미사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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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를 낭독한 김명섭 신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원천인 국민에 의해 선출되며,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한 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직책을 국민의 뜻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선출 과정부터 합법적이지 않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민주공화국으로서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온 국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시국미사를 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목요시국미사를 열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을 비판한 바 있다. 이는 1980년 5·18민중항쟁 당시 '구속자 구명과 석방을 위한 월요미사' 이후 33년 만의 정기 시국미사였다.

앞서 9월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1000여 명의 사제와 신도가 거리로 나와 1987년 6월항쟁 이후 26년 만에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앞서 오후 1시 30분 고엽제전우회 회원 등 100여 명은 광주 동구 동구청 앞에서 이날 시국미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 참석자가 시국미사가 열린 남동5·18기념성당에 들어가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를 받아 큰 마찰은 없었다.

다음은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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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5·18기념성당에서 열렸다. 시국미사에 참석한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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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루카 19, 40)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원천인 국민에 의해 선출되며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한 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직책을 국민의 뜻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선출 과정부터 합법적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함을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로인해 국가체제를 보존할 법이 농락당하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의 참 가치와 정의가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 이제 민주공화국으로서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온 국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에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

사퇴 사유

1.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은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거는 절차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대선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방부, 보훈처 등의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개입으로 치러졌다. 이는 국민의 주권이 심각히 훼손된 것이다. 헌법을 수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1.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은 지난 대선의 불법에 대해 진실을 알고자 하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진실을 외면한 채 오히려 은폐와 축소를 시도하고, 국민의 봉사자인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시켜 엄정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어느 국민보다 철저히 법을 준수할 대통령의 의무를 위배하고 있다.

1.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을 하기 위하여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고 있다. 그리하여 국민을 기만하고 국론을 분열시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며, 진실을 외치는 소리에 모르쇠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자유를 보호할 의무를 위배하는 것이다.

1. 국민은 사상의 자유를 가지며, 정치활동의 자유와 권리가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자신들과 다른 생각과 표현을 용납하지 않는다. 군사독재시절의 용공이라는 망령이 종북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부활하여 정치인들과 사상가들을 부당하게 탄압함으로써 활동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 내려 하고 있다.

1.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진실을 외치는 국민을 종북으로 몰아붙여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 또한 통일에 대한 구체적 프로그램 없이 통일을 경제적 이익으로만 덧칠함으로써 오히려 평화적 통일을 저해하고 있다.

1. 대통령은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선서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을 폐기하거나 변질시키고,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의 대변자를 자처함으로써 노동자, 농민을 비롯해 가난한 이들의 인권을 훼손하고 국민의 복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1. 대통령은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할 것을 선서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국어 능력의 부족인지 아니면 왜곡된 가치관 때문인지 사실과 진실을 곡해함으로써 소통이 안 되고 있다. 따라서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할 수 없다.

1.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대형 카드사들의 정보누출로 국민의 권리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더구나 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는 대응하는 자세에서 안일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줌으로써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정권에 그 책임이 있다.

이에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

2014년 2월 10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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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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