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요원들의 트위터 글 121만개를 새롭게 찾아낸 특별수사팀 평검사들이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기 위해 검찰 지휘부에 '사표'를 내겠다며 배수진을 치며 관철시킨 것과 관련, 법조인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도 "자랑스럽다"라며 격려하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에 "오늘 '120만' 송이를 피워낸 특별수사진의 검사들을 보라. 절망 같은 현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핍박을 뚫고 나가는 또 다른 희망의 꽃씨를 본다"고 극찬하며 "눈앞의 절망이 헤어날 수 없는 심연의 늪이기도 하지만 그 어디선가, 희망의 단초일 수 있음을 느껴보자"라는 글을 올렸다.

특별수사팀 평검사들이 국정원 요원들의 트위터 글 121만개를 새롭게 발견한 것을 '120만개'의 꽃송이에 비유하고 그런 꽃송이를 피운 검사들을 희망의 꽃씨에 비유하며 찬사를 보낸 것이다.

이재화 "외풍 몰아치는 여건에서 평검사들의 용기에 경의 표한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화 변호사는 2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비바람이 불고 외풍이 몰아치는 여건 속에서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는 국정원 대선개입 특별수사팀 평검사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경의'라는 표현으로 극찬하며 격려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화 변호사는 <분노하라, 정치검찰>의 저자로, 평소 트위터를 통해 일부 정치검찰의 행태를 통렬하게 질타해 왔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또 "어쨌든 수사검사가 굉장히 외부적인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 '사표'라는 배수진을 치고 공소장변경을 관찰시킨 것에 법조인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보는 것 같다"며 "앞으로 소신 잃지 않고 유죄 판결 날 때까지 건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용민 "국민이 검찰을 신뢰하고 응원하는 건 매우 즐겁고 흥이 나는 일"

김용민 변호사도 22일 기자와의 연락에서 "요즘 검사들이 사명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특별수사팀 평검사들은 검사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는 분들"이라고 평가하며 "국민이 검찰을 신뢰하고 응원하는 것은 매우 즐겁고 흥이 나는 일이니, 특별수사팀 검사들은 앞으로도 외압에 굴하지 말고 계속 힘내길 응원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용민 변호사는 지난 10월 24일 주진우 <시사IN> 기자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의 공동변호인단으로 활약하며 무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 김 변호사 또 최근 국정원 수사로 시작된 탈북자 화교 출신 첫 서울시공무원 임OO(33)씨에 대한 간첩 사건에서도 민변 변호인단으로 참여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아냈다.

여기에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특별수사팀 검사들에게 보내는 격려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백혜련 "검찰의 자존심을 지킨 특별수사팀이 자랑스럽다"

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21일 기자와의 연락에서 "검찰의 자존심을 지킨 수사팀이 자랑스럽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소장변경을 관철시킨 수사팀 응원합니다"라고 격려했다.

백 변호사의 이런 격려가 눈길을 끄는 건 이유가 있다. 2011년 11월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난 백혜련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삼성물산 재개발 비리 의혹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고, MBC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 역할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백 수석검사는 당시 검찰내부통신망에 올린 <사퇴의 변>에서 "검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그러나 연일 쏟아지는 검찰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 정치권의 조롱, 법원의 무죄판결,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등등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검찰의 모습을 보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은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의 대화 당시 '검사스럽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지키려 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었는데 지금 검찰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며 "어찌하다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송훈석 "젊은 검사들의 정의를 향한 용기와 열정에 박수 보낸다"

부장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 3선을 역임한 송훈석 변호사도 이날 트위터에 <젊은 검사들, 외압 뿌리치고 120만개 폭로 강행> 기사를 링크하며 "검찰은 지휘부가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평검사들이 지킨다"라며 검찰 지휘부를 질타했다.

송 변호사는 또 기자와의 연락에서는 "젊은 검사들의 정의를 향한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후배 검사들을 격려하면서 "특검이 필요 없을 만큼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

송훈석 변호사는 1975년 사법시험 17회 출신이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법시험 23회니 검찰 대선배다. 사법시험 17회 동기 중에는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12월19일 개봉)의 주인공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장 시절 '국민 검사'라는 별칭을 얻은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있다.

한상희 "특별수사팀 검사들, 부디 진실 밝혀내 이 땅의 법치와 민주 지켜달라"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기자와의 연락에서 "특별수사팀 수사검사들은 우리 검찰이 법과 정의의 교두보임을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며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 조차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부디 진실을 제대로 밝혀내, 이 땅의 법치와 민주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표창원 "진실 찾고 정의 구현해 나가는 특별수사팀 자랑스럽다"

경찰대 교수 출신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줄곧 지적해 온 표창원 박사는 기자와의 연락에서 "크고 강하고 비열한 권력의 방해와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법과 양심 그리고 상식에 따라 진실을 찾고 정의를 구현해 나가는 대한민국 검찰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며 "제가 그리고 국민이 늘 함께 하니,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조국 "특별수사팀 검사들에게 헌법과 민주주의 명운 걸려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도 특별수사팀 검사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조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에 "검사 윤석열, 검사 박형철, 검사 김성훈, 검사 진재선, 검사 단성한, 검사 이복현, 검사 이상현, 검사 이춘"이라고 일일이 검사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향후 닥칠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며 걸어 나가고 있다"고 응원했다.

조국 교수는 특히 "목 잘리고, 오른 팔 잘리고, 발목에 돌덩이 달고서, 게다가 전방위적 압박과 맞서며 국정원 수사 검찰팀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힘내시길! 여러분에게 헌법과 민주주의의 명운이 걸려 있습니다"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특별수사팀을 구성시킨 채동욱 검찰총장이 물러나고, 윤석열 특별수사팀장마저 직무에서 배제되는 것도 모자라, 윤석열 전 팀장과 부팀장인 박형철 공공형사수사부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 그리고 검찰 지휘부 등의 외압을 언급한 것이다.

채동욱 총장의 경우 검찰사상 최초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례적으로 야당 청문위원들로부터 "파도파도 미담만 나온다"며 '파도남'이라는 후한 평가와 함께 박수를 받으며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첫 케이스였다.

하지만 국정원 정치관여 및 대선개입 사건 수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황교안 법무부장관 등과의 갈등을 빚었고, 결국 사직했다. 야당과 법조계는 '찍어내기'로 축출 당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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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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