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박 대통령 사퇴밖에 할 말 없어” |
박창신 원로신부(맨 앞)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22일 오후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신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군산/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
[박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파장]
여권 공세에 ‘무대응’ 방침…“시국미사의 본질 묻힐 수 있어”
“논란 된 ‘연평도 발언’ 맥락은 ‘종북 몰이’에 대한 문제 제기”
22일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연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강론에서 나온 박창신(71) 원로신부의 ‘연평도 포격 발언’ 논란이 커지자, 전주교구 사제단 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무대응 방침을 밝혔다. 논란에 대응을 하면 ‘대통령 사퇴’라는 시국미사의 본질은 묻힌 채 종북 여론몰이에 휩쓸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24일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대표 송년홍(46) 신부는 ‘관련 논란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밝혔다. 송 신부는 “이전의 경험에 비춰보면 논란에 대응하면 방향이 이상하게 흘러가곤 했다. 우리는 대통령 사퇴밖에는 할 말이 없다. 대응을 하면 또 종북으로 계속 몰고갈 것이다. 그러면 처음에 우리가 얘기한 대통령 사퇴 주장은 묻힌다”고 말했다.
22일 시국미사 중 박 신부는 강론 맺음말을 통해 “(부정선거를 한) 이명박 대통령은 책임져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로 대통령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 신부는 약 26분간 강론했고 논란이 된 천안함·연평도 포격 대목은 마지막 3분가량이었다.
박 신부의 강론을 들은 시민들은 발언 전체의 취지는 선거에 ‘종북몰이’를 이용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발언을 직접 들은 시민 김영진(49)씨는 “강론의 본질은 서로 전쟁을 자극하는 행위를 남북이 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 정권에서 남북 분단 상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를 쏜 것이 잘했다는 게 아니었다. 북한이 민간인이 사는 연평도에 포를 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전준형 사무국장은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강론은 박 신부가 개인의 양심으로 한 것이다. 논란이 된 발언의 맥락은 정부의 종북 공안몰이에 대한 문제제기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군산지역 정보를 교환하는 ‘군산 맑은 사람들의 이야기’ 대표 박재만씨는 “박 신부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종북으로 모는 사례로 엔엘엘 문제와 연평도 포격을 들었다. 노동자·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면 종북으로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취지의 얘기였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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