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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0 '광산을 권은희', 새정치연합 로또 될까
21세기가 시작한 지 10년도 훨씬 더 되었지만 한국 정치권의 행태는 여전히 '과거진행형'입니다. 아니, 과거로 뚜벅뚜벅 소신 있게 걸어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정권의 무능력 때문에 국민적 지탄과 한숨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수권을 목표로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는 참담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이번 '권은희 전략공천'을 중심으로 현재의 상황을 톺아보았습니다. - 기자 말

어떤 정치적 주체가 특정한 정치적 판단을 할 때, 그것의 실행 파일이 있다면 그것이 안 되었을 때를 감안한 대안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7·30 재·보궐 선거 공천을 둘러싼 작금의 혼란은 오로지 목표한 것 하나만 이루기 위해서 일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대안도 없이 좌초되는 상황이라 판단됩니다. 이는 명백한 리더십의 문제이지요.

요 며칠, 청문회에 나서는 후보자들의 황당한 실태에 대해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한물 간 성장론의 (최경환) 경제부총리, 고추밭 (최양희) 장관, 음주운전 (정성근) 장관, 차떼기 (이병기) 국정원장, 표절왕 (김명수) 장관, 군복무 투잡 (정종섭) 장관 이러한 이름들을 붙일 수 있을 것"이라 갈파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새정치연합은 이렇게 형편없는 정권과 정당에조차 밀리는 하수 중의 하수임을 이번 7·30 재·보궐선거 공천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새롭지 않으면 죽는다'는 야당 지도부의 '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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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공천 내홍으로 침통한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전략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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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략공천이라는 것은 당헌과 당규에 규정되어 있는 제도이기도 하고 당의 대표에게는 강력한 권한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 전략공천을 통해 당 밖에 있는 훌륭한 인재들을 발굴·영입하거나, 궁극적으로는 자신(정당)들의 지평을 넓혀서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려고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전략공천'이라는 제도는 정체되어 있는 정당을 개혁하고 진취적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는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전략공천을 할 때, 충분한 명분과 절차 그리고 전략공천이 표방하는 대국민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야만 명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칙과 기준이 모호하고 공천 이유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는 절박한 필요에 의한 전략공천이라기 보다는 누군가를 배제하고 누군가를 심기 위해 하는 '공천장사'에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광주 광산을 지역에 전략공천된 권은희 사례는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사실 김한길-안철수 체제가 그간 보여준 행태는 말로만 '개혁'이었습니다. 실제로는 국민들에게 속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라는 커다란 국면이 조성되었어도 새정치연합은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제들이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어도 새정치연합은 심드렁한 모습이었습니다. 국방부가 당당하게 "정치는 관여했지만 대선개입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아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무기력했습니다.

결정타는 세월호 사건이었습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상처 받은 국민의 심정을 헤아리고 당당하게 정부여당의 무능을 질타해야 하는 야당은 고비마다 주춤주춤했습니다. 시기도, 형식도, 내용도 모두 부적절했다고 평가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아닌 사과에 대해 김한길 대표의 "국민들께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뜬금없는 발표는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미적지근한 자세로 일관했던 새정치연합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실질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아니, 국민이 처참하게 패배를 당했는데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었지요. 그리고 국회 과반수가 걸린 7·30 재·보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김·안 두 대표의 선택지가 그다지 넓지 못한 상황이지요.

듣기로는, 김한길-안철수 대표와 교감을 하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첫 번째로 요구하는 후보자의 덕목이 바로 '신선함'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인지도도 있으면서도 신선해야 하고 정치적 때가 덜 묻은 후보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왜? 지난 몇 개월간 보여준 김-안 공동대표의 미적지근한 태도의 한계를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항상 미적지근한 태도로 야성(野性)을 잃어 버렸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선택의 기준은 무조건 새로워져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광주 광산을에 깃발을 꽂은 기동민을 서울 동작을로 불러오기까지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동작을의 공천 갈등이 폭발하는 가운데, 김-안 대표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권은희(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는 출마할 결심(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권은희에게 접근했을까요?)을 하게 됩니다. 새정치연합은 정말 운 좋게 로또를 주운 것이죠. '새로움'이라는 기준에 부합함은 물론 자신들의 부족함을 보완해 줄 '당당함'이라는 이미지까지 지니고 있으니 놓칠 수 없는 떡이었던 것입니다.

권은희의 등장이 보수를 결집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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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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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번 권은희 전략공천을 두고 '진실과 정의'의 프레임이 '정치공방' 프레임으로 바뀌게 된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또 다른 혹자는 권은희의 등장으로 보수가 결집할 것으로 예측하며 걱정합니다. '대선불복' 프레임은 야당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과연 그럴까요?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지금 논의의 수준은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국정원 직원을 감금했냐, '셀프 감금'했냐의 수준이 아닙니다. 권은희는 자신의 역할과 의무를 다 하다가 불이익을 받은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비록 재판에서 '김용판 무죄'라는, 희대의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국민들은 알고 있지요.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권은희는 2012년 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뉴스의 초점이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다 승진에서 밀려나고 피해를 입은, 그런 그녀가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는 오히려 새정치연합의 입지를 강화 시켜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현재 공천 현황만 보았을 때, 새누리가 유리해 보입니다. 당연히 정치가 진흙탕 싸움이 되면 새누리당이 유리해지지요.

이번 선거는 다르게 치렀으면 좋겠습니다. 정치는 상상력 싸움이기에 얼마든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권은희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권은희로 상징되는 탄압받고 핍박받던 양심적인 사람이 결국은 이긴다는 희망을 민중에게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정치연합은 '권은희 카드'를 그렇게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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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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