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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은 계속된다"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12차 범국민행동의날 촛불집회가 참연연대와 한국진보연대 등 28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시국회의'의 주최로 개최된 가운데 참여한 시민들이 "촛불은 계속된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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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내란음모 사건도 촛불을 막지 못했습니다."

13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집회 사회를 맡은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말이다. 촛불을 든 3만 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3000명)의 시민들도 환호하며 그의 말에 적극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 등 28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아래 시국회의)가 주최한 '12차 범국민행동의날' 행사는 오후 7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그래도 촛불은 계속 된다", "특검으로 국정원 개혁하라", "박근혜 대통령 책임 촉구"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으로 촛불 흐름이 위축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젊은층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했다. 돗자리를 깔고 모여 앉은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김재연 의원 등도 이날 함께했다. 진보당은 서울광장 한 구석에 '내란음모 조작사건 분쇄하고 유신독재 부활 막아내자'는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국정원 부정선거 규탄·특검도입 서명운동'을 벌였다.

"채동욱 사퇴, '검찰 길들이기'... 국정원 사건 공소유지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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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소년'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참연연대와 한국진보연대 등 28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시국회의'의 주최로 열린 '12차 범국민행동의날'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족과 함께 참여한 한 어린이가 촛불을 들고 함성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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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조선일보>의 혼외아들 보도 논란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이 이날 사퇴한 것을 두고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밝힌 후 이뤄진 사퇴 소식에, 사실상 청와대가 '검찰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한 채동욱 검찰총장을 박근혜 정권이 쫓아냈다"며 "채 총장이 물러난 자리에 말 잘 듣는 검찰총장을 임명해서 자의적으로 (국정원 사건을) 기소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 사건을 '검찰 길들이기'로 보고 있다, 앞으로 검찰이 국정원 사건 공소를 유지하는 게 정말 힘들게 됐다"며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사건 수사도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어떤 사람인가, 검찰이 국정원 사건을 수사할 때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을 기소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던 사람 아닌가"라며 "과연 이 순간에 물러나야 할 사람이 검찰총장인가, 법무부 장관인가"라고 물었다. 황 장관은 지난 6월 원 전 원장 등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정하지 말라고 검찰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다.

내란음모 사건이 우리사회에 '종북몰이' 같은 매카시즘을 불러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매카시즘은 정치·사회적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태도를 뜻한다. '생각이 다르다'거나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종북'으로 몰아세우는 사회분위기가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28일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의 배우자 윤소영씨는 최근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남편을 만나러 가고자 차를 타려고 봤더니, 붉은색 페인트와 검은색 매직으로 차 앞부분 범퍼에 '간첩차', 옆 부분에 '간첩'이란 글씨가 커다랗게 쓰여 있었습니다. 주변 지인을 찾아다니면 'RO 조직원이냐, 진보당 당원이냐'는 질문부터 받았습니다. 너무나 무서웠지만, 이러한 일이 앞으로 계속될 '고통의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습니다. 혹시 집에 늦게 남아있을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저희들은 '마녀사냥'의 희생물이 돼 고통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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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회차, 서울광장 메운 촛불들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12차 범국민행동의날 촛불집회에 주최 측 추산 3만명(경찰 측 추산 3천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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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즘 우려' 목소리도... "지금이라도 마녀사냥 막아야"

노동자연대 '다함께' 회원이라는 한 시민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이 중단되고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이 만든 한국사 교과서가 통과되는 현실"이라며 "검찰총장마저 '종북'이라고 몰리고 있다, 이는 새로운 매카시즘, 이른바 '바카시즘(박근혜+매카시즘)'의 시작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진보당에 대한 마녀사냥일지 모르지만, 그 다음은 민주노총, 시민사회를 겨냥한 마녀사냥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이런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내란음모 사건과 별개로 특검을 통해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회의를 대표해 발언한 박석운 대표는 "검찰총장까지 쫓아내는 이 지저분한 정치공작의 배후는 국정원"이라고 주장하며 "무소불위의 못된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국정원을 확실하게, 해체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 3자회담에 나서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그 자리에서 '국정원 개혁을 박 대통령이 책임지고 추진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날 집회에서 민변 이광철 변호사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관련 특별강의를 진행했다. 서울대·이화여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학생 시국회의는 '국정원 특검 촉구',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시민들은 연이은 참가자들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 특별강연 등을 함께 즐기며 집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광장 바로 옆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대한민국재향경우회·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을 비롯한 보수단체 주최로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8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대부분 군복 차림의 장년층인 참석자 5000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2500명)은 "불순세력과 종북세력을 척결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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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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