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이번 서유럽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특히 런던에서는 꿈에도 그리던 마차를 타고 버킹검궁으로 가셨다지요? 원래 마차는 공주님이 타야 제격인데, 한때 유신공주란 별명을 가졌던 대통령님이 타니 어찌나 마음이 흐뭇하던지요.
국내에서도 검은 차 대신 마차를 계속 이용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저뿐은 아닐 겁니다. 그나저나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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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순방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댓글 사건의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사건을 빌미로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시험볼 때 커닝을 해서 다섯문제를 더 맞았다고 해도, 2등과의 차이가 일곱문제쯤 났다면, 즉 커닝으로 인한 상승분을 빼도 1등을 하는 거라면, 그건 정당한 1등인 거지, 부정으로 1등한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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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이 걸핏하면 “나는 도움받은 게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그 속내를, 학창 시절 1등을 몇 번 해봤던 저는 헤아릴 수 있습니다.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 몇 달을 침묵으로 버티다, 총리를 시켜서 “믿고 기다려 달라”는 형식적인 담화를 발표하게 한 것도 잘하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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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 같으면 예의상으로라도 미안하다고 했을 일을 모른 체하며 버티는 것이야말로 대통령님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자 보수세력으로 하여금 대통령님을 미치도록 추종하게 만드는 매력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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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사건을 일으킨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개혁의 칼날을 들이미는 대신, 셀프개혁을 주문하는 선에서 끝낸 것도 아주 잘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국정원은 맡은 바 임무를 잘 해왔지만 앞으로 중요한 일이 더 많이 남았습니다. 대통령님 재임 기간만 해도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또 2016년에는 중요한 총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는 대통령님이 편히 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대선이 있지요. 이 선거들에서 국정원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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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파리에서 유학생들이 내건 플래카드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습니까?
제가 보기에 그 유학생들의 배후에는 북한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대통령님과 그 수행원들이 보라고 쓴 거라면 한글로만 써도 충분할 텐데, 굳이 유학생 티를 내가면서 프랑스어도 써서 현지 사람들도 다 보게 한 것은 대통령님이 기껏 높여 놓은 국격을 떨어뜨리려고 몸부림치는 북한의 행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다행히 대통령님의 측근인 김진태 의원님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다짐했으니, 조속한 시일 내에 그들을 붙잡아 배후를 밝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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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에 대해 가장 감탄하는 것은 권력이 있는 자라 해도 비리에 대해서는 추상같다는 점입니다. 검찰, 듣기만 해도 얼마나 무서운 단어입니까?
하지만 현 정부는 혼외자식 의혹이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을 날려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더니만, 항명이란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윤석열 검사에게 중징계를 내린 데 이어 “재산을 지나치게 많게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징계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있는데, 현 정부 들어서야 이 나라가 비로소 바로 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런 일련의 행위를 ‘찍어내기’라고 비난하지만, 그건 단어의 뜻을 잘 몰라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보입니다. 진정한 찍어내기는 다음 사례들에서 써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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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이 취임하신 지 벌써 9달째입니다. 아직 임기의 5분의 1도 채우지 않았지만,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남은 기간도 내내 잘 해나가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통령님, 이정희의 발언으로 심기가 불편하시겠지만 그래도 오늘밤은 푹 주무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 다시 좌파들과의 전쟁을 벌여야 하니깐요.
서민|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bbbenji@naver.com (경향신문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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