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하, 줬다 뺏는 기초연금 아니 되옵니다"
빈곤 노인들, 청와대에 '도끼 상소' 올리는 퍼포먼스 벌여
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7.01 13:55:12
"박근혜 대통령 전하, 줬다 뺏는 기초연금, 아니 되옵니다. 거두어주옵소서."
노인들이 "기초생활수급권자 노인도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상소문을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상소문 명의자로 적힌 '조선에서 가장 가난한 늙은이들'을 대표해 노인 상소인 5명이 나섰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빈곤사회연대,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등 18개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빈곤 노인 기초연금 보장 연대'는 1일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도끼 상소' 퍼포먼스를 벌인 뒤, 대통령 면담 신청서를 접수했다.
대표 상소인인 김병국(80) 씨는 "박근혜 대통령 전하"로 시작하는 상소문을 읽어내려 갔다.
김 씨는 "전하께서 2012년 대선에서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드리겠다고 만천하에 공약하셨다"며 "신뢰를 신조로 삼는 전하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많은 늙은이는 전하께 투표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비만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 우리에겐 기초연금이 노후의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이달에 시행되는 기초연금에서 막상 우리 수급 노인들은 아무 혜택도 못 받는다"며 "하루는 공무원이 와서 기초연금 20만 원을 주고 가면, 다음날에 다른 공무원이 와서 생계급여 20만 원을 뺏아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 주고 뒤로 뺏는 기초연금, 이 황당한 복지를 전하께서는 알고 계시는지요?"라며 "선친과 함께 '잘살아 보세' 노래를 부르며 새벽부터 일터로 나가 일만 하면서 1960~70년대를 살았던 우리를 전하께서 속일 리가 없겠지요?"라고 반문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배제, 형평성에 맞지 않아"
오는 25일부터 기초연금이 오른 만큼 기초생활보장 생계 급여가 깎이는 기초생활수급권자 노인은 40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 49%는 OECD 회원국 평균인 12%의 4배에 달한다.
이명묵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대표는 "노인 빈곤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기초연금에서 가장 가난한 40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배제되는 것은 복지의 목적에 맞지 않고, 노인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줬다 뺏는 노인 기초연금, 대통령은 알까?)
한편, 이날 노인들이 벌인 '도끼 상소'란, 조선 시대 관료나 유생이 나라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대궐 앞에서 도끼를 앞에 두고 상소를 올리는 것에서 유래했다. 목숨을 걸고 직언한다는 의미로 상소문 앞에 도끼를 두었다 해서 '도끼 상소'(지부상소, 持斧上疏)라 불린다.
프레시안
'세상 돌아가는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가 의지한 남자 '환관' 김기춘의 위험성 (0) | 2014.07.02 |
---|---|
김상민 “새누리당 정치는 청와대 하청 정치” (0) | 2014.07.01 |
20대 “통합진보당보다 새누리당이 더 싫어” (0) | 2014.07.01 |
이제 충복마저 보따리를 싸는구나 (0) | 2014.07.01 |
홍명보 감독 기자회견, 실망스럽다 (0) | 2014.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