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분당 천주교 신자들도 시국선언 동참"천주교 수원교구, 국정원 규탄 대규모 시국미사... 교구장 집전 전국 교구 중 처음

13.08.21 10:44l최종 업데이트 13.08.21 10:44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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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규탄과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수원교구가 20일 대규모 시국미사를 봉헌해 전국적 시국미사 확산에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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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규탄과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20일 대규모 시국미사를 봉헌해 전국적 시국미사 확산에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교구는 이날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훈(세례명 마티아) 주교 주례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국정원 문제와 관련해 교구 차원에서 주교인 교구장이 직접 시국미사를 집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서 서울 대교구 다음으로 큰 수원교구는 경기 동·남·서부 18개 시·군 지역을 관할하며 소속 교회 200곳에 신도 80만 명, 사제 424여 명이 소속돼 있다. 이 같은 교세를 반영하듯 이날 시국미사에는 사제와 신도 700여 명이 성당 안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됐다.

이용훈 주교 "국정원 대선 불법개입, 민의 왜곡" 강하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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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원교구는 20일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훈 주교 주례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사진은 이용훈 주교가 시국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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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는 시국미사에서 "오늘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국가정보원의 처신과 행태로 인해 파선 위기에 직면한 나라와 국민의 분열과 혼란이 원만하게 수습돼 안정을 되찾기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는 민의를 통해 국가 지도자를 뽑는 가장 중대한 일이었다"며 "그럼에도 국정원은 특정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 그들이 가진 정보망을 불법적으로 동원,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민의를 왜곡하고 국민의 민주적 열망을 무참히 훼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은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양심과 윤리를 저버리고 불법을 저질렀다"면서 "비밀엄수의 임무와 사명을 망각하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으로 공개해 외교적 관례를 파괴하고 나라의 위신과 품위를 크게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 주교는 "국정원을 감시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국회조차 뇌사 상태에 빠져 있어 국정원 청문회는 올바르게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최근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언론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 눈과 귀, 입 역할을 해야 할 대중 언론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나무랐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론이 양심적으로 본연의 사명을 수행하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에도 쓴소리..."국정원 '셀프개혁'하라고? 효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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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원교구는 20일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훈 주교 주례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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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주교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국정원의 잘못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자정능력을 상실한 기관에 대해 스스로 개혁하라는 말은 아무런 효력도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구 총대리 이성효(세례명 리노) 주교는 강론을 통해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정보보안 및 범죄 수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것은 직무를 벗어난 불법 행위"라며 "이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유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은 '나는 그 사건(국정원 대선개입)과 무관하다'는 식으로 자신의 역할을 무책임하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효 주교 "대통령, 자신 역할 무책임하게 포기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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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규탄과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수원교구가 20일 대규모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시국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국정원 대선 불법개입을 비판하고 있는 이성효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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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교는 "우리는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이 과거 정보기관에 의한 수많은 정치공작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인식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작태가 국정원에 의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정의를 외치며 이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이날 시국미사에서는 수원교구 사제 305명과 수도자 323명 등 모두 628명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국 15개 교구 중 11번째 시국선언이다. 여기엔 이용훈·이성효·최덕기 주교 등 수원교구 주교 3명이 모두 동참했다. 이는 앞으로 다른 교구 주교들의 시국선언 및 시국미사 확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과 공작정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이를 둘러싼 소모적인 정쟁을 지켜보면서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며 "국정원이 특정 정파의 입장에 서서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펼친 이번 사건은 헌법에 대한 중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대규모 촛불집회로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는데도 언론은 이를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왜곡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마치 유신 군사독재 시절의 보도지침을 연상하게 된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러한 모든 일들은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온 민주주의와 국기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많은 이들이 헌신과 희생으로 이뤄낸 민주주의 역사를 후퇴시키고 민주주의를 위해 역사와 함께했던 교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시국선언 628명,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등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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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원교구는 20일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용훈 주교 주례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 참석한 사제와 수도자, 신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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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국정원 및 새누리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 공개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및 국정원 개혁 계획 공개 등을 촉구했다. 또한 주요 언론사들에 대해서는 국정원 사건 불공정 보도에 대한 유감 표명과 공정보도를 요구했다.

조영준 정자동 주교좌성당 주임신부(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장)는 "이번 시국미사는 전국의 사제와 수도자들의 잇따른 시국선언 연장 선상에서 마련됐다"며 "이용훈 주교님이 현 시국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계신 데다 사제들과 신도들의 요구도 있어 전국 최초로 주교님이 시국미사를 집전하고 교구차원에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교구는 평신도들의 시국선언도 준비하고 있다. 조영준 신부는 "예상과 달리 평신도들의 시국선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충격적인 것은 보수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성남 분당에서 동참하는 신도들이 많아 현재 계속 서명을 받고 있으며, 곧 수원교구 평신도 시국선언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전국 15개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사제들은 수원교구청에서 모임을 갖고 전국적 시국미사 개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조 신부는 "전국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시국상황에 변화가 없다 보니, 대응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 졌고,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주교회의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정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 주교들의 시국선언과 시국미사로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3.08.21 10:44l최종 업데이트 13.08.21 10:44l

 

김한영(hany21

 

수원교구청의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수도자 시국선언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다"(신명 16,20)

“생명의 하느님,정의의 하느님,그리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와 수도자들은 최근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과 공작정치,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소모적인 정쟁을 지켜보면서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국정원이 특정 정파의 입장에 서서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펼친 사건으로서,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과 국민의 주권, 그리고 이를 명시한 헌법에 대한 중대한 공격임을 재확인합니다. 이 사건에서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면 국민의 자유도,대의제 민주주의도, 공권력에 대한 신뢰 역시 바로 세울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국정원이 자행해온 정치공작과 대선개입의 진상과 축소은폐 의혹을 명확히 밝혀 그 책임자를 성역 없이 처벌하고,철저한 개혁을 통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는 보수와 진보,사상과 정견의 차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누구보다 먼저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에 앞장서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나는 그 사건과 무관하다”는 식으로 대통령의 역할을 무책임하게 포기하며 정략적자세를 드러내는가 하면,국민들 앞에 무릎 끓고 사죄하며 책임자 처벌과 전면적 개혁을 수용해야 할 국정원은 국회 2/3의 동의를 얻어야만 공표가 가는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정국의 방향을 자기들 뜻대로 움직이려는 제2,제3의 정치개입에 나서고 있어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대규모 촛불집회로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음에도 언론은 이를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왜곡 보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마치 유신 군사독재 시절의 보도지침을 연상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민주주의와 국기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많은 이들이 헌신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민주주의의 역사를 후퇴시키고 우리 사회의 신뢰와 합의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뿐만 아니라 이는 민주주의를 위해 언제나 역사와 함께 했던 교회에 대한 도전이며,교회와 세상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죄악이기도 합니다.

이에 우리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와 수도자들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독재정권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현 세태를 바라보며 신앙의 양심과 경고를 담아 박근혜 정부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지금 우리 사회와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의 전모를 정확하게 밝히고 바로잡는 것이며 이를위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합니다.

1.국가정보원과 새누리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 공개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합니다.

1.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국가정보원 개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혀 줄 것을 촉구합니다.

1.국정원 사건에 대한 주요 언론사들의 불공정한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국정원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활동을 공정하게 보도 할 것을 촉구합니다.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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