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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1.26 '박근혜 탄핵' 외쳤던 시민들은 왜 주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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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 의원은 언론에 잘 노출되지 않지만, 기초지자체가 생각보다 많은 예산으로 다양한 일을 하는 만큼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본 시리즈에서는 서울시 강동구를 중심으로 구의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고자 합니다. 자치구의 정책들이 중앙정부와 광역시 정책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국정철학과 기조가 어떻게 지역에서 발현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구의원이 어떻게 견제하고 지지할 수 있는지 알리고자 합니다.[기자말]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아직 활활 타오르지 않는 촛불

하 수상한 시절입니다. 드디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를 오가기 시작했고, 언론들이 대놓고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 하야 등을 여론조사로 언급하는,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떠올리게 하는 요즘입니다.

명태균의 녹취록은 매일매일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를 듣고 있노라면 기가 찰 따름입니다. 과연 우리가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았는지, 대통령이 과연 현실을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심될 정도입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토요일만 되면 광화문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서 다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거리에서 촛불을 밝히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촛불집회와 관련해서는 아직 말이 많습니다. 8년 전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뜨겁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일 언론에서 펑펑 터지는 특종을 보고 있노라면, 이쯤 되면 수많은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정권 퇴진을 외칠 만도 한데, 아직 광장의 촛불은 2%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8년 전 거리에서 풍찬노숙하며 박근혜 탄핵을 외쳤던 역전의 용사들은 왜 아직 관망 중일까요?

두 번째 국정농단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관련사진보기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당시 박근혜의 탄핵을 불러일으켰던 최순실(최서원)의 국정농단사건은 모든 국민들에게 매우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시민들은 쉽게 촛불을 들었고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릅니다.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 겪는 국가 비상상황입니다. 그만큼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역치는 높아졌고, 피로로도 높습니다. 겨우겨우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권을 바꿨는데 10년도 안 되어 또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니 국민들에게 무작정 촛불을 들어 나라를 구해달라고 읍소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누군가는 이 사실에 대해 국민들에게 절절히 반성하고 사죄를 구해야 합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희대의 정권을 탄생시킨 그 오류에 대해 과정을 밝히고,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기 위해서는 위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시민주도의 촛불집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시민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야5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또한 촛불이 횃불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촛불집회가 시민주도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규모 집회는 민주당이 주도하여 당원들의 동원이 근간이 되었는데요, 이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일정 규모는 만들 수 있지만, 촛불의 차원을 넘어서 횃불로 진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컨대 지난 16일에 있었던 촛불집회를 볼까요? 당시 연설 내용의 대부분은 그 전날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에 대한 울분이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했기에, 있을 수 없는 판결이었기에 벌어진 상황이었는데요, 문제는 이재명 대표의 억울함만으로는 촛불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거부 정서는 국민 여론의 70%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50%에 채 미치지 못합니다. 촛불을 횃불로 키우기 위해서는 그 20%p 넘는 국민을 광장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머뭇거리는 역전의 용사들에게 계기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촛불집회에서 민주당의 색채를 그만큼 지워야 합니다. 파란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이 대세가 되어야 하며,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과 김건희를 집중적으로 논해야 합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8년 전 촛불집회를 떠올려 봅니다. 그 당시 저의 마음을 가장 움직인 것은 문재인의 진중함도, 이재명의 불꽃 같은 열변도 아니었습니다. 대신 광장 한쪽에 자리했던 세월호 유족의 파란 고래에 눈이 갔습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마을을 다잡았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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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서명하는 시민들 ⓒ 이희동관련사진보기

따라서 현재 촛불을 횃불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채 해병 유족 등 현 정권에 의해 고통받은 이들을 재조명해야 합니다. 왜 정치가 필요한지 그들을 통해 다시금 일러주어야 합니다. 맹자가 지적했듯이 측은지심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분노는 촛불에 불을 붙일 수 있지만 더 키우기는 어렵습니다. 촛불은 연민과 함께할 때 더 커집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민주당은 지난 23일 촛불집회부터 정당을 , 이재명 대표를 과하게 앞에 내세우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촛불을 더 크게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듯싶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현재 민주당의 각 지역위원회는 매일매일 거리에 나가 김건희 특검과 관련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멀리서 눈으로만 지켜보던 시민들이 이제는 하나둘씩 다가와 서명해도 되냐고 묻습니다. 이름만 써도 되냐며 주저하던 시민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전화번호도 적고 갑니다. 잘못하는 일도 아닌데, 정당한 주권자의 목소리인데 뭐 어떠냐고,

변화의 기류입니다. 제1야당 대표도 법정에 세우는 무도한 검찰 독재 앞에서 당당히 전화번호까지 써가며 자신을 밝힌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분노했다는 것이며, 촛불을 들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정치가 그들에게 장을 만들어줄 때입니다. 공화국의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되어 촛불을 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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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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