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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조국혁신당 이규원 대변인(왼쪽), 차규근 의원(가운데),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긴급출국금지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항소심(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다. 1심에서 일부 유죄 판단이 났던 부분도 모두 무죄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는 위법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물리치고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3부(박영주·박재우·김영훈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변호사),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이규원 전 검사(현 조국혁신당 대변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비서관과 차 전 본부장은 1, 2심 모두 무죄였다.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4개월의 선고가 유예됐던 이 전 검사도 이날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 "김학의 긴급출국금지, 위법 아니다"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 주된 혐의는 2019년 3월 직권을 남용해 위법하게 김 전 차관의 출국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앞서 1심은 긴급출국금지는 위법했지만, 김 전 차관 일반출국금지가 가능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들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여, 긴급출국금지 자체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의6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범죄 피의자로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범죄 혐의 상당성), 증거 인멸·도망 우려,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긴급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1심은 긴급출국금지 당시 범죄 혐의 상당성이 없었다면서 긴급출국금지가 위법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당시 김 전 차관 수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김학의에 대한 긴급출국금지 당시 김학의가 윤중천 등으로부터 장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직무집행과 관련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범죄 혐의 상당성 요건은 충족됐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요건도 충족됐다면서 "김학의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는 그 당시를 기준으로 법률성 요건을 모두 갖추어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검사는 1심에서 ①서울동부지검장 대리인 자격을 모용하여 긴급출국금지 승인요청서 3장을 작성하고, 2장은 인천공항출입국청 민원실 직원에게 팩스로 전송하고(자격모용공문서작성·행사 혐의) ②당시 생산된 서류 4부를 검사에게 제출할 때까지 숨긴 혐의(공용서류 은닉)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이 1심 선고를 파기했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적법한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서울동부지검장 대리인 자격으로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한 제반 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서류를 자신의 주거지로 가지고 간 것으로 보기 어렵고, 그 동기를 찾기 어렵다"면서 무죄 판단을 내렸다.
차규근 "모든 행위 합법성 다 확인... 말도 안되는 수사와 기소"
이규원 "검찰, 검찰권 행사 적정했는지 성찰해야"
이광철 "윤석열 대통령이 항소심 판결에 답해야"
무죄 선고 직후 피고인들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차 전 본부장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에 대해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사와 기소였는데, 긴급출국금지의 적법성에 대해 저희가 주장했던 바를 다 인용했다. 모든 행위의 정당성, 합법성이 다 확인된 것 같아서 참 마음이 홀가분하고 참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 전 검사는 "사필귀정이다. 4년이나 지났는데 너무 오래 걸린 것 같다. 공직자로서 함부로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판부에서 잘 짚어주셔서 어느 정도 공직자로서의 명예가 회복된 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 사건 수사, 기소, 공소유지 전반에 대해서 검찰은 과연 검찰권 행사가 적정했는지, 반듯하게 행사되었는지 성찰하고 깊이 반성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전반을 죄악시해서 이 사건이 시작되었다는 점에 저는 한 치의 의문도 갖고 있지 않다.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항소심 판결에 대해서 분명한 답을 해야 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규원 검사가 조직 내에서 무수한 고통과 험난한 과정을 거쳤는데 오늘 판결이 작으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차규근 본부장 또한 구속영장 청구를 비롯한 수모와 모욕을 당했던 일련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 그 일련의 과정들을 파헤치는 일을 시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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