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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013/11/16 07:32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폐기,삭제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11월 15일 금요일 오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대화록 삭제, 미이관이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대통령 지시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삭제,파쇄되어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역사적 기록물로서 보존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발표를 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너무 많습니다. 도대체 검찰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리해봤습니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이 "이지원 시스템에 있는 회의록 파일은 없애도록 하라, 회의록을 청와대에 남겨두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검찰의 발표와 다르게 검찰 수사 결과 18페이지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녹취록을 한 자, 한 자 다듬고 정확성, 완성도가 높은 대화록으로 정리하여 이지원에 올려 두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록을 삭제 지시했다고 하는 근거로 조명균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의 진술이라고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조명균 전 비서관은 1월 검찰 조사는 부정확한 진술이었고, 이번 조사 때 정확하게 그런 지시가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결국, 검찰은 부정확한 진술만을 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이 삭제를 지시했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검찰은 대통령 기록물이 삭제되고 이관되지 않은 사안을 중대한 범죄라고 발표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사초 폐기'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초본의 삭제와 최종본 미이관입니다. 검찰은 자신들의 수사 결과 14페이지에서 '초본,최종본,국정원본 모두가 회담의 본질적인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라고 해놓았습니다.
회의록 초본은 거의 속기록 수준이라 이런 식의 기록은 완성본이 만들어질 경우 삭제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무조건 초본이 사라졌으니 의도적인 삭제라고 발표했습니다. 최종본 미이관은 시스템상의 오류 (퇴임 직전 이지원 셧다운, 초기화 등) 이지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었습니다.
대통령 기록관에 넘기지 않으면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회의록을 볼 수가 없습니다. 대신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국정원본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자신은 보지 못하고 후임자는 보게 한다는 그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검찰이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검찰은 대선 전부터 시작된 대화록 수사를 금요일 오후에 발표했습니다. 사람들이 불금이라고 들떠 있는 금요일 오후의 뉴스 전파력은 약합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 중요한 수사 결과는 월요일~목요일 주중에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대부분 금요일 오후에 발표됐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6월 14일 금요일,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식 의혹 사건 9월 13일 금요일, 9월 27일 금요일, 윤석열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 감찰 11월 8일 금요일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치명적인 약점을 주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부정 사건도 금요일.
국정원 사건을 조사하는 검찰총장과 수사팀의 감찰 결과 발표도 금요일.
대선 기간 내내 논란이 됐던 NLL 대화록 수사 결과 발표도 금요일.
박근혜 정부의 정치검찰이 왜 금요일에만 이런 발표를 했을까요? 당연히 자신들의 범죄 행위와 부실한 수사 결과를 국민이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11월 15일 KBS,SBS,MBC 톱뉴스는 '노무현 대통령 삭제'라는 문구였습니다. 11월 16일 조선일보 1면은 '노 지시로 원본 삭제' 동아일보 1면에도 '노지시로 회의록 폐기'였습니다.
이제 국민 대다수는 검찰의 부실한 수사와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NLL 대화록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잊어버렸습니다. '김무성 의원이 찌라시를 보고 대화록을 읽었다'는 말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한눈에 보는 정치 검찰의 수상한 대화록 수사
사건의 본질과 진실은 누군가에 의해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치 권력자가 검찰,언론을 장악하면 어떻게 되느냐를 잘 보여주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주장했다가 그들에게 잡혀먹힌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에는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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