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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5 08:13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의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을 '사이코'라고 부르거나 '노무현 정권은 친북좌파 정권이다'라며 유난히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었습니다.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김기춘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면서, 단순히 말이 아닌 행동으로도 그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기도 했었습니다.
김기춘은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의 대선 출마 발언에 대해 "그래서야 공무원 기강이 서겠느냐"고 힐난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정부 시절 내내, 노무현 대통령 죽이기에 앞장섰습니다. 도대체 그는 왜 그랬을까요?
' 용공조작, 고문에 탁월했던 김기춘'
김기춘의 노무현 죽이기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어떤 배경과 성장 과정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사람인지를 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김기춘을 단순히'초원복집'과 '유신헌법' 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수십 년간 정보조작,정치 공작에 몸담았던 인물입니다.
김기춘이 활약했던 중앙정보부 5국은 공안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룬 곳입니다. 인혁당 사건과 같은 용공조작 사건도 대부분 김기춘의 5국에서 담당했습니다.
중앙정보부 5국은 고문으로도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시국사건 1호 변호사' 한승헌 변호사는 1974년 11월, 유신반대 민주회복 국민선언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5국에서 사흘 밤낮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지하는 중앙정보부 5국을 언급하며, 자신이 고문과 회유를 통해 '공산주의자'라는 고백의 자필 진술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 1979년 전두환이 보안사령관으로 취임, 정권을 잡자 김기춘은 권력에서 멀어지게 된다.
1977년 보안부대가 통합되어 국군 보안사령부가 창설됩니다. 갑자기 보안사령부의 힘이 커지자, 중앙정보부와 보안사 간의 알력다툼이 생깁니다. 김기춘은 전방 사단 대대장 월북 사건을 계기로 보안사령부의 중추 세력이었던 정보처와 보안사 요원을 대거 제거합니다.
김기춘은 출세 배경 자체가 고문과 용공조작의 시작이었던 중앙정보부 5국이었습니다. 그는 권력자를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비정하면서 냉혹한 인물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주도했던 김기춘'
유신독재 박정희를 섬겼던 김기춘에게 박근혜는 제2인자로 올라설 수 있는 완벽한 존재였습니다. 처음부터 친박으로 살았던 김기춘에게 박근혜의 성공은 곧 자신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김기춘은 이회창 특보단장을 통해 정권교체를 꾀했지만,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 그는 노무현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박근혜를 앉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 2004년 3월 12일 김기춘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사진 두 번째)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의결서를 헌법재판소에 접수시키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2004년 한나라당 당 대표였던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었습니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오히려 박근혜 대세론에 밀렸었다.)
프랑스 헌법을 베껴, 박정희를 위한 유신헌법을 만들었던 김기춘에게 헌법을 이용한 탄핵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가장 필요한 부분인 자칭 보수 결집도 아주 쉬웠습니다. '친북,종북,좌파' 색깔을 덧칠하고, 지역주의,경제라는 양념만 뿌리면 됐기 때문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 출처:연합뉴스
2008년 공천탈락됐던 김기춘은 김영삼을 위한 '초원복집'과 같은 정치공작만이 자신이 살 길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박근혜의 멘토로 활약했고, 결국, 청와대에 들어가 '기춘 대원군'으로 불리게 됩니다.
' 민주주의는 나의 적, 노무현, 너 나가'
김기춘이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게 했던 발언을 보면 상상을 초월합니다. 현직 대통령에게 '하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던 것은 물론이고, '친북,좌파 정권'이라는 말도 공공연히 했습니다.
2003년 최도술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연루된 비리사건이 터지자, 김기춘은 한나라당 긴급 의원 총회에서 "대통령은 이미 정치적으로 하야한 만큼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김기춘의 사고방식은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김기춘은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이 나자,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이 순리이며, 설령 몰랐더라도 사과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안기부 X파일은 참여정부 이 전에 자행된 공작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 국가권력의 불법 인권침해는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장의 독대도 금지하고, 국정원은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 개입을 MB정권 일이라 모른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아무 도움을 받은 일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오히려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알려준 전직 국정원 직원을 고발했습니다.
작전통제권 회수 문제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나 김기춘은 "노무현은 사이코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문 발표 딱 1번만 했고, 이후 국민과의 대화나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사이코일까요? 아니면 모든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이 더 이상할까요?
김기춘은 독재자를 위한 유신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독재자를 위해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을 잡아다가 고문을 해서 공산주의자로 둔갑시켰습니다. 권력의 출세를 위해 불법 선거 개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범죄자에게 대한민국은 말년에 '기춘대원군'이라는 칭호를 하사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나라가 아닌,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가 누구를 비난했든 그것은 자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훼손한 그의 행동은 먼 훗날이라도 반드시 역사의 심판이 내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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