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악몽? 전인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21, 꿈인가요”

기사입력 2016.09.19 오전 10:59 최종수정 2016.09.19 오전 10:59 기사원문

 

전인지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 게티이미지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컵에 입을 맞추면서도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로 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 박성현(23·넵스)-유소연(26·하나금융·이상 17언더파 267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48만7500달러(약 5억4870만원).

경기 시작 후 1시간 동안 2개홀 소화에 그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려 선두를 달리던 전인지로서는 부담이 클 상황이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리듬이 깨질 수도 있었지만 전인지는 냉정했다. 그리고 메이저 퀸답게 우승을 일궜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올해 LPGA 직행에 성공한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식 데뷔 후 첫 우승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전인지는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는 1998년 LPGA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에 이어 US여자오픈 정상에 등극했다.

21언더파 263타로 역대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소타와 최다언더파 신기록까지 세웠다. 종전 최다 언더파 기록은 19언더파였고, 최소타는 1992년 베스티 킹(미국)이 LPGA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267타(17언더파).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악몽을 우승과 신기록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경기 후 전인지는 LPGA와의 인터뷰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코스에서 많은 압박감을 받았지만 그럴수록 더 즐기려 했다. 그러면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최소타 기록에 대해서는 “19언더파가 타이 기록인 것을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았다. 이러한 기록은 내게 더 압박이 됐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더 즐기려 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역시 큰 대회에 강했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일본여자오픈, 미국 LPGA 투어 US여자오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3개국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싹쓸이했던 전인지는 LPGA 정식 진출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이루면서 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메이저 퀸’의 위용을 되찾으며 2016 리우올림픽의 아쉬움도 털어냈다. 전인지는 지난달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13위에 그치며 분루를 삼키며 쓰라린 2016년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과 신기록으로 기가 막힌 반전을 일으키며 골프 선수 생애 최고의 해를 누리게 됐다.

한편,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랭킹도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라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섰다. 리우올림픽 금메달 이후 부상 회복 중인 박인비는 랭킹 5위다.
Posted by 어니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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