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세법 개정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세법 개정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일자리 부족을 나이 든 사람 탓 돌려

60살 정년퇴직 비율 8%가 채 안돼
민심과 대통령의 인식 사이에 괴리”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민심과 대통령의 현실인식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구나, 서글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 쇼>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어떻게 들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일하신지 2년 반이 되셨는데 저성장, 경제, 민생의 총체적인 위기인데, 거기에 대한 성찰이나 진단을 제대로 하기보다는 또다시 개혁이라는 이름의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고 말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 의장은 “대통령께서는 모든 노동불안의 원인이 ‘노동시장 경직에 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임금은 많이 받아가면서 내놓지 않는다’는 단순한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일자리에 대한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한국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0살 정년까지 가는 비율이 평균 8%가 채 안 된다”며 “그래서 정년연장을 하더라도 혜택 보는 분들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최 의장은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57살에서 60살로 3년 정년을 늘리면 나가지 않고 임금만 삭감당하는 건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겠느냐”며 “일이 없는데 돈만 남는다고 일자리를 늘릴 그런 기업들이 어디 있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업과 정부가 모여서 청년 채용에 대해 논의하고, 정부가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다 지원을 해주는 독일의 사회적 협약 제도처럼 사회적 대타협이나 협약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최 의장은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최 의장은 “이 정부 들어서 매년 세수가 약 평균 7조 정도 펑크가 난다. 이렇게 세수가 펑크 나면 빚을 내든가 세금을 올리든가, 세금 깎아주는 걸 막아서 세수를 채우든가 해야 하는데 정부안은 고작 1조 900억 정도만 세금을 늘리는 걸로 가져왔다”며 “산술적으로 내년에 (펑크 나는) 6조는 또 국채 발행해서 먼 훗날 후세 세대에게 전가하고 담임제 대통령은 떠나고 집권여당은 전임 대통령과 차별화해서 누가 책임지느냐”고 말했다. 그는 “내년 선거만을 예상한 탓인지 어느 누구에게도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있다”며 “재벌 기업들은 곳간에 약 710조를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