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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한국당 왜 저래? 스스로 무덤 파는 거 아냐?"
[주장] 4.27 남북정상회담 폄하에 골몰한 한국당, 그게 최선입니까
▲ 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 | |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지난 4월 27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종일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봤다. 보고 또 봐도 감격스러웠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전쟁의 위기'가 감돌던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이렇게 불어올 수 있는 것인지 꿈인가 싶었다. 마치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라도 되는 것처럼 남북 정상은 통 큰 합의를 내놔 지켜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본 개인적인 소회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민족은 '평화의 씨앗'을 다시 심었다. 이전에 공들여 뿌린 평화의 씨앗은 지난 11년 동안, 얼어붙은 땅에서 발아하지 못하고 묻혀있었다. 그 씨앗들 역시 이번에 뿌린 평화의 씨앗들 사이사이에서 함께 싹을 틔우기를 희망한다. 군사분계선 사이로 남북 정상이 자유롭게 남과 북을 넘나드는 것을 보면서 통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으며, 남북을 자유로의 오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임을 새삼 확인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 미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왔다면, 이제는 우리가 동북아 평화를 견인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비로소 한반도가 주변 강대국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주독립 국가로서의 면모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 ‘2018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 |
ⓒ 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
나는 이번 회담을 지켜보면서, 서울역에서 베를린행 기차를 타는 꿈을 꿨다. 당장 통일할 수는 없겠지만, 과거 동독과 서독처럼 자유롭게 오가는 길이 열린다면, 언젠가는 평화통일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4월 27일은 제대로 된 '평화의 씨앗'을 뿌린 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씨앗을 뿌렸다고 다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서로 양보하고 품어주는 일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모든 비극의 80% 이상은 분단 상황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단은 우리 민족의 족쇄가 됐다. 어릴 적 '삼팔선놀이'라는 것이 있었다. 마당에 선을 그어놓고 밟으면 죽는 게임인데 분단의 그늘은 아이들의 놀이까지 잠식해 들어왔다. 오죽했으면 1970년대 반공교육을 받아온 나는 북한 사람들을 빨갛고 뿔 달린 괴물로 생각하기까지 했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처음으로 북한 사람을 봤을 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네?', 당연하지만, 분단 이후 태어나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인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남북한의 권력자들이 '안보장사'를 통해서 짬짜미하듯 민중들을 희생양으로 삼아가며 짭짤한 이익을 봤다는 것은 스무살이 지나서야 비로소 알았다.
보수논객들과 제1야당의 반응에 대한 소회
▲ 한국당의 슬로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필승 슬로건으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공개한 뒤 인사말하고 있다. | |
ⓒ 남소연 |
남북회담 이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보수논객으로 알려진 이들의 발언들을 보면서 여전히 '안보장사'를 추종하는 이들이 있음을 본다. 남북정상회담을 '어처구니 없다'라거나(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회담이 열리기 전 '남북정산회담 무산을 위한 기도회(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를 열거나, '판문점 선언은 김정은의 의견을 받아 적은 것'(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의 주장을 보면서 거의 병적인 수준에 이르렀구나 싶었다.
이런 사고 방식과 언변을 가진 이들이 지지하던 자들이 권력을 쥐었던 지난 11년,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향해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님을 알았다. 그들의 최대관심사는 나라와 민족이 아니라 '안보장사'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낡은 가치관으로는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그들의 황당한 논평과 논리를 보면서 그들에게 그런 권력을 쥐여준 이들의 무지함을 탓할 수밖에 없는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지금 당장에 소환해서 국회의원직을 회수할 수 있는 법이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 이제 다 끝났다, 본색을 다 보여줘서 아주 고맙다, 계속 그렇게만 해라, 스스로 자멸할 때까지' 이런 마음도 든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제1야당, 무조건 발목 잡는 것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아는 야당과 가짜 보수는 더는 필요 없다.
20대 자녀들이 본 남북정상회담 소회
▲ '어떤 마술이길래?'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 큰웃음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2018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북측 마술사의 공연에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 임종석 비서실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나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세대, 내가 젊었을 때 4.19나 6.25가 먼 옛날 얘기처럼 들려졌던 것처럼, 1980년 광주민중항쟁이나 6.10 항쟁이 아주 먼 역사처럼 느끼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보였을까 궁금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너무 큰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뜨악한 표정을 짓던 아이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하는 말이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평가였다. 이렇게 중요한 만남인 줄은 상상도 못했단다. 말 통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보는 것 같았다면서 김정은의 통 큰 결단이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이행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 끝에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것은 바로 보수논객들과 제1야당의 반응에 관한 이야기였다. 기억을 더듬어 거의 그대로 옮겨본다.
"아빠, 저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 같아. 이번 회담을 지켜보는 아베나 일본 우익들보다도 더 일본스러워. 친일파의 피가 흘러서 그런가? 그런 정신으로 무슨 대화를 하겠어? 위장평화 쇼네, 어처구니가 없네, 베껴 썼네, 평가절하 하면 자기들 지지도가 올라갈 줄 아는 모양이야.
물론 비가 오나 바람 부나 변하지 않고 지지하는 지지층들을 결집하려고 저렇게 하는 것이겠지만,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 아냐? 어른들은 반성해야 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제1야당일 수 있어? 뭐, 현재 제1야당인 것은 박근혜 탄핵 전이라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아무튼 이번 6월에는 국물도 없다고 그래.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평가절하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대한민국 망해라 고사를 지내는 것 같다니까."
50대 후반 친구들의 소회
▲ 산책하고 돌아오는 남-북 정상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한 뒤 돌아오고 있다. | |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내 친구들의 여론은 한마디로 "만세!"였다. 그 기쁨이 너무 커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서 '축하 파티' 날짜까지 잡았다. 젊은 시절에는 막연하게 '평화 통일'을 이야기했지만, 다소 보수화된 지금은 '평화 통일'만을 정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연방제통일' 같은 것이 전제돼, 십수 년간 남과 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경제적인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 통일의 필요성이 대두한다면 '평화 통일'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다. 일단은 과거의 동독과 서독처럼 자유로이 왕래하는 길부터 열려서, 지난 분단의 세월 이질화되었던 것들을 극복한 후에 통일이 돼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잃어버린 11년을 넘어서서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친구들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번 판문점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권이 이룬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잿밥을 뿌리는 천박한 보수 야당은 다시는 우리네 역사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잃어버린 11년으로 표현된 지난 시간은, 막무가내 말도 통하지 않는 그런 이들이 이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느니 이 나라가 전쟁의 위협에까지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 나라와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는 보수하고는 거리가 먼 짝퉁 보수, 안보를 팔아 제 잇속만 챙기는 이들이다. 그런 이들이 정신 바짝 차리게 하는 일은 정치권에서 퇴출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한국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한국당의 뿌리는 결국 적폐 정산의 대상이었던 박근혜 정권과 각종 비리 의혹으로 뒤덮혀 있는 이명박 정권에 맞닿아 있다. '잃어버린 11년'의 주역들이 바로 한국당이다. 그 11년 동안 당신들이 남북간의 대립과 갈등을 부추긴 것 외에 국민의 안보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에 대한 반성도 없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해서든지 표를 얻겠다고 민생을 내던지고 장외투쟁하는 모습은 측은하다 못해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조금만 정상적으로 생각해 보라.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당신들의 발언과 행동과 생각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당신들은 그럴 것이다. 오히려 남북정상회담을 열렬히 환영하고 지지하는 국민이 무지하다고 여겨질 것이다.
그래서 당신들에게는 희망이 없고, 그래서 당신 같은 이들에게 다시는 권력을 주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 그때가 돼서야 당신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얼마나 적폐였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부끄러워하지 않음으로, 백주대낮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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