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읽는 엘스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정우택, 박정이 상임중앙선거대책 위원장,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등 선대위원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굳은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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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참내..."

지상파 3사 대선 출구 조사를 받아든 자유한국당의 얼굴은 '침통' 그 자체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소식에 일부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은 깊은 한숨을 쉬거나 짧은 탄식을 내지르기도 했다.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시간 전부터 개표 방송을 기다린 이들이었다.

홍 후보는 발표 1시간 여 뒤 서울 송파구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에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무너진 당을 재건하는 데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패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우파 결집'에 힘쓴 자신의 레이스를 치켜 세우는 모습이었다. 홍 후보는 오후 9시께 당사에 도착해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등을 달렸던 안철수 후보는 이미 제쳤다고 판단한다. 지난 2일을 기점으로 (문 후보를 이기는) 골든크로스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출구조사 20분 전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 위원장은 발표 직전 옆자리의 당직자에게 "어쩔 수 없지 뭐, 심각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출구조사 결과 앞에서 무참히 꺾였다. 정 위원장은 결과 발표 후 한층 붉어진 얼굴로 침묵을 이어갔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인 충청 지역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오자 두 눈을 감아버리기도 했다. 그는 발표 20여 분 만에 개표상황실을 나섰다.

발표 직전 불안감 나타나기도, "가짜뉴스다" 위안해봤지만...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정우택, 박정이 상임중앙선거대책 위원장,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등 선대위원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굳은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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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짧게 터져 나왔다. 뒷줄에서 팔짱을 끼고 침묵을 이어가던 일부 지지자들은 TK의 선전에 "옳지!" "그렇지!" 등의 응원을 보냈다. 그러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지역에서도 홍 후보가 문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자, 일부 당직자들은 입술을 깨물기도 했다(문재인 32.4%, 홍준표 30.4%, 안철수 22.2%).    

한편, 출구 조사 전 일부 의원들의 표정에서 불안감을 미리 읽을 수 있었다. 김광림 의원은 이철우 의원과 악수하며 "TK (투표율)이 안 올라가서 어쩌냐"며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민경욱 의원은 "가짜뉴스가 하도 돈다"며 섣부른 예측을 차단하기도 했다. 김정재, 신보라 의원은 발표 직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기도 했지만, 출구조사 결과 앞에서는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30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9만 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유효 표본수는 8만 9716명, 응답률은 83.4%, 오차범위는 ±0.8%P다.